<김명칼럼>  아버지 날을 맞으며……………..

<김명칼럼>  아버지 날을 맞으며……………..

 

어머니날에 관해 글을 쓰면 기쁘다. 나는 이제껏 매주 신문사에 글을 기고하는 18년동안 한번도 거르지않고 어머니날에 즈음하여 어머니의 사랑과 은혜, 희생 등에 대해서 글을 써 올렸다. 그런데 금년도 2019년도에는 어머니날에 대한 글을 써 올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껏 어머니날을 맞으면서 어머니들께는 위로 겸 칭찬 겸 감사의 글을 많이 써 올렸지만, 아버지의 날을 맞으면서는 참으로 소홀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머니날을 스킵하고 아버지날에만 글을 쓰기로 했다. 이렇게 아버지날을 주제로 글을 쓸려고 하니 왠지 어렵고 슬픈 감정마저 생겨난다. 나 자신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이지만 나의 집사람과 자식들에게는 한없이 죄스러운 마음과 부족한 감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정말로 내 세울 것도 없이 부족한사람으로 평생을 살아오면서 처자식들에겐 빚진 것 같은 미안한 마음과, 잘 해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마음속이 한없이 무겁기만 하다. 매년 아버지날이 되면 자식들에게서 선물도받고 맛있는 식사 대접도 받지만, 나 자신이 그만한 선물과 대우를 받을만한 자격과 본분을 다 했는가? 하고 자성과 자책의 의문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별도의 얘기로는 오늘날 미국사회에서는 어린이들 절반이상이 상당기간 아버지와 떨어져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고 하니 대단히 슬픈 일이며, 이렇게 아버지가 사라져가는 사회에서 아버지날을 말한다는 것이 어쩌면 어불성설 같다. 성경말씀 십계명중의 다섯째 계명은 부모님을 공경하라고 가르친다. 이 계명을 잘 지킨다면 모든 일들이 잘 풀릴 것이다. 그런데 존경받을만한 삶을 살지 못한 아버지가 어떻게 사랑과 존경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아버지 자신이 게으르고, 정직하지 않고, 순결하지 않거나 우유부단하면서 어떻게 자녀가 잘하기를 바랄 수 있을까?. 그러나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가족을 결단과 헌신으로 이끄는 아버지는 아이에게 커다란 선물이다. 아버지가 좋은 모범을 보이면 아이는 안정된 정서를 지닌 아이로 자란다.

출생 후 첫 5년은 아이의 인격이 활발히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버지는 좋은 모범을 보여야한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남자는 가족을 이끌라는 임무를 지녔다. 사실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책임이다. 그러나 불행이도 오늘날 수많은 남자들은 이러한 임무를 게을리 할뿐 아니라 종종 아예 자리를 비워버린다. 우리들 남자는 자녀뿐아니라 만나는 모든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야한다. 자녀가 없는 남자도 뛰어난 부성이라는 자질을 갖출 수 있다. 이렇게 부성(父性)은 모든 남자

에게 주어진 책임이므로 진정한 남자라면 어린이 모두에게 아버지가 되어 줄 것이다. 학교에서 보면 코치와 선생님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많은 아이들이 진짜 아버지가 아니라 코치나 선생님을 진정한 아버지상으로 여긴다고 말한다. 참된 아버지가 드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쿠바의 작가 마르티는 이렇게 말했다. “교육은 남자아이들을 진정한 아버지로, 여자아이들은 진정한 어머니로 만드는데 온 힘을 쏟아야한다. 이것만큼 중요한 목표는 없다”.

참으로 지혜로운 말이다. 사내아이들은 진정한 남자의 본보기를 찾지 못하면 괴로워한다. 거꾸로 진정한 아버지상을 한번 본 아이는 나중에 좋은 아버지와 지도자가 되기 마련이고 많은 사람의 삶을 바꿀 유산을 남긴다. 그런 아이들은 자라서 용감한 군인처럼 과감하고 두려움 없이 삶의 전투에 뛰어들고, 도전과 격전을 맞을 각오가 서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군인이 그러듯이 하루 24시간 내내 깨어 행동할 준비가 되어있다.

또한 용기를 내어 이끌거나 실수를 하며 배우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자녀와 세상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세상의 많은 아버지들께 말씀을 드린다. 우리 모두 진정한 아버지로 돌아가자. 그리고 우리 서로 격려하자. 두려움이 관계를 완전히 지배하는 시대에 진정한 아버지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외로움과 고통, 그리고 절망이 판치는 시대에 우정, 사랑 그리고 희망을 주고 신호등이 되는 아버지가 꼭 필요하다. 지금 그러한 분을 여러 자녀들께서는 두고 있는가?. 그렇다면 정말 운이 좋은거다. 이번 아버지날에 잠시 멈춰서서 아버지라는 존재를 음미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자.

아버지날, 6월 셋째 일요일, 미국에서는 이날을 아버지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금년의 달력을 보니 6월16일이 아버지날이다. 이날은 아버지뿐만 아니라 살아오면서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하신 분, 삼촌,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할아버지 등에게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이날은 특별히 가족모임을 갖거나 카드와 함께 아버지가 좋아하는 선물을 사서 사랑의 마음과 함께 드리기도 한다.

미국을 비롯하여 영국, 캐나다 등의 여러 나라는 6월 세 번째 주 일요일을 아버지날로 정해서 기념하고 있다. 아버지날이 다가오면 세상의 많은 아버지들이 은근히 기대도 해보며, 자식들의 따듯한 관심과 애정 어린 표현의 정담도 마음속으로 떠올리며 꿈을 그려 본다. 아울러 큰 것은 바라지 않지만, 다만 자식들이 아버지의 존재를, 지금은 이빨 빠진 호랑이이지만 따듯한 마음으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관심과 함께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미국에 와서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동안 부모는 부모대로 힘들었고 자식은 자식대로 이 사회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한국의 효 사상이 조금이라도 자식들의 마음에 각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본다.

아버지날의 상징은 민들레라는 말이 있다.

미국인들은 민들레가 잔디를 망친다고 해서 몹시도 싫어한다. 민들레는 강인하다. 밟히고 뽑혀도 계속 나온다. 아버지를 민들레로 상징하는 것 은 그 그윽한 향기와 인내력과 멀리 내다보는 믿음직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민들레는 작지만 봄추위를 이겨내고 예쁜 꽃을 피워낸다(강인함). 번식력이 매우 강해서 씨가 하늘을 날아 멀리까지 여행하여 뿌리를 박고 싹을 틔운다. 아버지의 미소 속에는 아이들을 위한 장래의 걱정이 있고, 아버지의 주머니 속에는 아이들을 위한 희생적 준비가 있다. 아버지의 가슴에는 아이들에게 훌륭한 모범이 되지못한 가책이 언제나 잠재되어 있으며, 아버지의 심장 속에는 좀 더 좋은 아빠가 되려는 결심이 서려있다.

아빠는 항상 아이들과 따로 떨어져 있지만, 그 머릿속에서는 자식들에 대한 염려와 걱정 사랑이 가시는 순간이 없다. 아버지는 속으로 울고 겉으로는 위로하는 자이며, 속으로 사랑하고 겉으로 책망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최후까지 남을 자식들의 고향이며, 영원히 배반하지 않을 자식들의 친구이며 버팀목이다.

자식들은 모르는 진리가 하나있다. 그것은 바로 여간해서 보기 어려운 아버지의 눈물이다. 오직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존심과 자신 따위는 스스럼없이 내버리는 아버지들……..

한 사람의 아버지는 백 명의 교사,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영국 속담이 있듯이 아버지의 역할과 위치는 자녀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아버지는 한 가족을 이루는 주춧돌이고, 기둥이고, 바람막이이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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