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 기행문 25>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성, 그리고 블레드 호수

 

<김명열 기행문 25>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성, 그리고 블레드 호수

 

우리들 관광객 일행은 알프산맥속의 아름다운 호수와 산(할슈타트와 짤츠캄머굿), 도시를 뒤로하고 3시간 30분을 달려 슬로베니아에 도착했다. 슬로베니아는 중앙유럽과 남유럽에 있는 나라로 알프스산 끝 부분과 지중해와 접하고 있다.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서남쪽으로는 아드리아 해, 남동쪽으로는 크로아티아, 북동쪽으로는 헝가리, 북쪽으로는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수도는 류블랴나이다. 슬로베니아는 게르만, 라틴, 슬라부 문화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서 천년 가까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티아 등 주변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슬로베니아 영토는 약 40%가 산지나 고원등의 고지대로 국토 내륙지방에 자리잡고 있다. 슬로베니아서 가장높은 산은 트리글라부 산이다. 인구 대다수는 공용어인 슬로베니아어를 쓰며, 그밖의 공용어로 헝가리어와 이탈리아어가 있다. 슬로베니아는 유럽연합, 유로존, 셍겐 조약, 유럽안보협력기구, 유럽평의회, 북대서양조약기구, 유네스코, 세계무역기구, 경제협력개발기구, 유엔가입국이다.

이곳의 역사를 볼것같으면, 서기 1천년경부터 아르리아 해 연안을 통제해온 베네치아 공화국에 저항하기 위해 주변의 크로티아와 함께 1102년 헝가리 왕을 군주로 받아들였다. 18세기말 오스트리아는 슬로베니아를 계속 영유하였고 1919년 슬로베니아는 오스트리아로부터 독립하였다. 예전에는 유고슬라비아의 영토였으나 1992년에 독립했다. 2004년 3월29일에는 NATO에 가입했으며 2004년 5월1일에는 유럽연합에 가입했다. 2007년 1월1일에는 유로를 공식 통화로 인정했다. 현재는 정치가 안정되어있다. 2008년 9월22일 슬로베니아는 총선에서 중도좌파 야당인 사회민주당이 승리했다. 우리들 일행을 태운 관광버스는 저녁 늦게 슬로베니아의 루블랴냐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제공하는 부페식의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리 일행들은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중의 하나인 천년 고성 블레드성을 관광하기위해 버스에 올랐다. 오늘의 관광일정은 블레드 호수가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천년고성 블레드 성을 관광하고, 이후 호수의 중앙에 작고 아름다운 섬이 있는 블레드호수를 둘러볼 것이다. 그리고 오후에는 포스토이나로 이동하여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아름답고 거대한 포스토이나 동굴을 관광할 예정이다.

그럼 먼저 블레드 성과 호수를 소개하여 드리도록 하겠다.

블레드에 도착해 보니 왼 동네가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로 북적댄다. 블레드는 도시를 감싸고있는 블레드 호수로도 유명하다. 이 호수는 빙하의 침식으로 생겨난 호수로 시바강의 수원지 역할을 한다. 시바강은 줄리앙 알프스의 크라니스카 고라지역에서 발원하는 강으로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세르비아를 거쳐 도나우강 과 합쳐진다. 총 길이는 947Km에 이른다. 블레드 호수는 해발 475m의 고원지대에 있는 길이 2.2Km, 폭 1.4Km의 빙식 호수다. 깊이는 30m에 이른다. 한여름의 기온은 섭씨 25도정도 밖에는 되질 않는다. 그리고 이곳 블레드에서는 온천수가 나온다. 그 때문에 오래전부터 전천후의 사시사철의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다가 1960년대부터 조정과 같은 수상 스포츠, 스키와같은 동계 스포츠가 열리면서 휴양과 관광의 중심지가 되었다.

블레드시에 도착하니 산과 자연, 물과 도시가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전개되었다. 인구가 5천여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여서 한적할 줄로 알았는데, 막상 그곳에 가보니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북적대고 있었다. 우리들 일행은 가이드 레디 최은영씨의 인솔하에 브레드성을 먼저 보기로 했다. 블레드성은 블레드 호수와 함께 브레드관광의 하이라이트이다. 블레드성은 호수로부터 139m나 되는 높이의 깎아지른 절벽위에 세워져있다. 그러므로 호수쪽에서 성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호수 반대편쪽으로 길이나 있어 성앞에 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다. 차에서 내리면 높은 성벽이 언덕위에 우뚝 솟아있다. 성에 들어가려면 성의 동쪽에 있는 성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성문 앞은 해자 형식으로 움푹 파였고, 그 위에 나무판으로 만든 다리가 놓여있다. 그러나 이 나무판은 원래 쇠줄을 이용, 들어 올리고 내릴 수 있도록 만든 문이었다. 성문 안으로 들어가면 절벽을 따라 성벽이 쌓여있고 그 성벽 너머로 블레드 호수와 블레드 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호수는 이 지역 특유의 에메랄드 빛이다. 성벽 안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성에 이를 수 있다. 성은 아래지역에 있는 사무실건물과 위 지역에 있는 주거용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블레드성의 역사는 1004년 브릭센의 주교가 이 지역에 방어용 탑을 세우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1011년 5월22일에는 독일왕 하인리히 2세가 브릭센의 아달베른 주교에게 블레드성을 선사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러므로 2019년에는 블레드성이 공식적으로 1008년의 역사를 기록하게 되는 아주 오래된 성이 된다. 블레드 성은 11세기에서 13세기 사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보완되어 방어성으로 완벽한 모습을 갖췄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1511년과 1690년 지진으로 성이 무너져서 개축하기도 했다. 블레드 성이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은 1961년이다. 1951년부터 1961년까지 비텐치(Tone Bitence) 에 의해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으로 복원되었다. 현재 블레드 성은 블레드 최고의 관광명소일 뿐 아니라 지리적, 전략적 위치 때문에 공식적인 회의와 집회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성주의 주거지로 사용되었던 블레드성 건물은 현재 박물관과 교회로 이루어져 있다. 박물관 앞 마당에는 지붕이 있는 정자가 있어 잠시 쉬어 갈수도 있다. 박물관에는 1층과 2층에 전시실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포도주 저장창고가 있고 그곳을 지나면 블레드의 역사를 보여주는 물건과 유물들이 전시되어있다. 이들 전시물에는 가구, 생활용품, 발굴유물, 도자기, 금속제품, 화석, 동전, 장식품 등이 있다. 2층에는 암모나이트 화석을 볼 수 있고 사람의 유골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종교적인 행사에 쓰였을 성구들도 보인다. 또 금속으로 만든 욕조도 인상적이다. 박물관을 구경하고 교회로 들어가 보니 제단에 현대적인 성모자 상이 모셔져있다. 그리고 북쪽과 남쪽의 벽에는 블레드성을 주교에게 선사한 독일 왕 하인리히 2세와 그의 부인 쿠니군데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측면에는 제단이 있는데, 바로크양식으로 성 베드로상이 조각되어있다. 이 교회의 창문과 외관은 전체적으로 고딕 양식이다.

다음으로 간곳은 블레드 호수와 블레드 섬이다.

블레드 호수안에 있는 블레드 섬은 플레타나(Pletana)라고 부르는 나룻배를 타고 갈 수 있다. 블레드 섬에는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이 있는데, 이 성당 안에 있는 종을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전해지는 그 종을 울리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블레드섬에는 선사시대에 사람이 살던 흔적이 남아있으며 교회가 세워지기 이전에는 슬라브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과 풍요의 여신인 지바(Ziva)의 성지로 여겨졌다. 블레드 섬에는 교회로 올라가는 계단 99개가 있으며 전통적인 결혼식에서는 결혼할때 신랑이 신부를 안고 이 99단 계단을 다 올라가야 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만약 이때 신부를 안고가다 힘에 부쳐 신부를 계단에 내려놓거나 품안에서 떨어뜨리면 그 결혼의 인생은 순탄치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도 함께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신랑이 신부를 안고 99단의 계단을 다 오를 때 까지 신부는 한마디도 해서는 안되며, 침묵을 지켜야 한다.

그렇게 신부를 안고 99계단을 다 올라가서 15세기에 건설된 성모마리아 승천교회 안에 들어가 성당안의 사랑의 종을 울리면 영원한 사랑이 지속되고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한편 그곳 블레드섬에 플레타나 나룻배를 타고 들어간 관광객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모두가 사랑의 종을 치기위해 기다랗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가 온 힘을 다 쏟아 종을 치곤 했다. 뎅그렁 뎅그렁 하는 성모마리아 승천교회의 성당안 교회 종소리는 하루 종일 관광객들에 의해 그칠줄 모르고 멀리 멀리까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나도 열심히 종을 울리며 마음속으로 나의 가족과 지인, 친구, 교회, 국가를 위하여 행복과 평안, 건강, 안위, 복지국가를 위한 기도를 드렸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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