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미국의 한인개신교회와 교인들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김명열칼럼> 미국의 한인개신교회와 교인들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얼마전 40여년 동안 목회를 하신 이민1세 목사님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그 목사님이 했던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고 있다. 그 목사님의 말인즉 “교인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교인들이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다”고 한다. 이민1세의 숫자가 나이가 들어 많이 세상을 떠나고, 자연적인 감소현상을 보이다보니 기대하고 있던 이민 1.5세나 2세의 영어권 젊은이들은 아예 한인 언어권의 교회를 외면하고 나오지 않으며 영어로 설교하는 교회로 나가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이러다보니 한인교회의 숫자도 자연적으로 감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와 가깝게 지내는 김교수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20년후에는 현재의 한인교회숫자가 절반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의 말과 예상이 아마도 틀리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교회 증가수가 감소된 배경의 요인은, 1980년대에는 많은 한인 이주자들이 미국을 향해 이민을 왔는데, 그것을 계기로 한인교회의 숫자도 증가하게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에 교회를 개척했던 이민1세 목사들이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은퇴를 하는 경우가 많게 되었다. 그로인해 20~30년 내외로 유지되어 오던 교회가 최근에는 한국에서의 이민이 줄어들자 신입교인도 자연적으로 줄어들게 되었고, 그동안 잘 지탱되어오던 교세나 재정, 지역 한인들의 이탈 등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후임자 목회자를 세우기가 힘들어지게 되었다. 그로인해 여건이 여의치 않게 되자 교회 스스로 문을 닫거나 타 교회와의 통합이라는 모양새를 갖추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더 이상의 구멍가게식의 개척교회를 한인 교인들은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체 교회당이 없이 외국인교회에 세를 들어 예베를 드리는 교회는 언젠가는 교회를 건축하거나 새로 구입을 하게 되므로 많은 한인들이 이에 부담을 느껴서 아예 그런 교회는 회피 대상으로 삼고, 기타 예배당을 비롯해 교육시스템과 부대시설, 어떤 성향의 교인들이 그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가를 짚어보고, 특히 목사의 자질과 인간성, 설교 등을 가장 중요시하게 여기며, 세간에 평이 좋지 않게 소문이 난 목사의 교회는 아예 얼씬조차 하지 않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들을 교회선택에 앞서 교회를 쇼핑하듯 다각적으로 따져보는 것이기 때문에, 소문이 나쁘게 난 목사와 기타 개척교회 및 소형교회, 세들어 예배를 보는 교회들은 훨씬 더 많은 인내와 열정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또 한가지로 간과할 수없는 아주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이유로 이민 연륜이 깊어지면서 1.5세와 2세, 3세등의 영어권 한인인구가 많아져 비 한국어권교회(영어권) 교회로의 출석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점점 더 이민역사가 길어질수록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나간 시절 1980년대와 같은 한인교회들의 폭발적인 증가와 전성시대는 앞으로 기대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몇몇교회 일부에는 젊은층 청소년들의 유입이 눈에 띄기는하나 이들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온 학생들의 일부가 영어로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보니, 모국어로 설교를 하는 한인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을 빗대어 철새교인이라고 하듯이 이들은 공부를 끝내고 졸업을 하면 언제 어디로 떠날지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붙박이교인이라고 하기에는 시기상조이다.

나는 최근 들어 특이한 사항을 목격하고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개신교 신자들이 카톨릭성당으로 많이들 이적을해 가고 있다는 현상이다. 개신교 교인들이 성당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20여년전에 내가 시카고에 살고 있을 때도 아는 지인 10여명이 성당으로 옮겨갔다. 얼마전에는 타주에서 나의 이웃으로 이사를 온 이선생님도 내가 인도하는 개신교를 외면하고 천주교로 믿음의 장소를 정했다. 그 후로도 내주변의 교인들이 교회에서 문제가 생겨 불편을 느낄때면 그럴 때 마다 차라리 성당으로 가는 것이 편하고 좋겠다고 푸념조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요즈음 대도시나 소도시를 막론하고 많은 한인들이 성당으로 교적을 이탈해 개신교를 떠나간다는 말을 들어도 별로 이상하거나 놀라지 않고 있다.

2015년도에 기독교윤리실천본부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사회적 신뢰도 순위에서 카톨릭이 가장 높은 41.4%이고 개신교는 20.10%였다. 그런데 최근의 불교사회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카톨릭이 39.8%이고 개신교는 10.2%였다. 여기서 보면 카톨릭은 비슷한데 개신교는 10%가까이 하락했다. 그리고 20세기말부터 한국교인들의 카톨릭 신자들은 늘고있는데, 21세기에 접어

들면서부터 개신교의 신자수는 대폭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미국의 한인교회, 특히 개신교의 교인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에는 여러가지 원인과 개인적인 사정도 따르겠으나 무엇보다도 교인들이 성당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의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 대해서 개신교회에서는 서둘러 그 이유와 원인을 알아내고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교인들의 숫자는 계속 줄어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개신교의 목회 지도자들은 무엇보다 교인들의 불만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한다. 그리고 그들의 불만을 해소하기위해서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교인들의 불만을 고려해야한다는 말에 대해서 어느분은 “하나님의 뜻에 맞추어야지 인간의 입맛에 맞추는 것은 인본주의적”이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들을 고려하기위해서 하나님의 뜻을 외면해도 된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 사랑에 치우친 나머지 인간을 너무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우리는 신앙의 주체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만약 신앙의 주체들이 교회를 외면할 때 교회는 결국 문을 닫게 될 것이다. “너는 떠들어라. 그래도 나는 내식대로 하겠다”. 이러한 독선이나 독불장군식으로 목회를 한다면 결국 개신교(교회)의 앞날은 어두울 수 밖에 없다.

교회는 하나님뿐 아니라 인간도 사랑하는 교회로 바뀌어야한다.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사랑의 균형은 예수님이 선포하신 복음의 핵심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그리스도를 주셨다. 그런데 청교도적 신앙을 중시하는 개신교에서는 하나님의 사랑에 치우친 나머지 인간의 문화,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의 삶, 인간의 의식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 것을 나 자신이 느끼며 보아왔다. 인간을 외면하는 하나님 중심적 신앙은 광신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은, 인간을 위해서 오시고 사랑의 복음을 선포하신 예수님의 가르치심을 따르는 일이다. 교회의 지도자들이 유의해야 할 것은, 이렇게 개신교가 부흥하지 않고 쇠퇴하는 것은 한국인들 신앙심의 결여 때문도 있지만, 교회에 대한 교인들의 불만이 더 크기 떄문이라는 것을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가뜩이나 이민자 숫자가 줄어들고, 이민 1세마저 줄어드는 상황에 한인교회, 개신교가 거듭나지 않는다면 교인들이 계속 교회를 외면할 것이다.

어느 권사님의 말대로, 목사가 교인들의 의견이나 건설적인 비판을 무시하고 자기의 고집이나 사고방식대로 목회를 하는, 꽉 막힌 또라이나 꼴통 같은 목사를 교인들이 제일 싫어한다는 것을 개신교의 목회자들은 가볍게 보면은 안된다. 결국은 그렇게 되면 그 교회에서 교인들은 하나, 둘 떠나간다. 이것이 개신교회에서 교인의 숫자가 줄어드는 원인이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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