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렬 유럽여행 기행문 / 12회>   유럽 연합

<김명렬 유럽여행 기행문 / 12회>   유럽 연합

 

내가 처음으로 신문지상에 기행문을 연재하게 된 때는 2004년 여름, 북한의 금강산을 여행하면서 부터였다. 그것을 계기로 알라스카와 미국의 여러 곳, 각주의 국립공원이나 관광지, 명소들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 유럽의 여러 나라 등등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끼고 배운 대로 진솔하고 사실적이면서 방문한곳마다의 풍물과 문화, 사회적 환경, 특징, 전통과 역사 등을 망라하여 흥미롭고 재미있게 글을 써 올렸다.

그렇게 써 올린 나의 글을 읽으신 많은 독자 분들께서 독후감을 주시고 자기 나름대로 느낀 감정들을 보내주셨다. 대체적으로 모든 분들이 나의 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칭찬의 말씀과 아울러 기대감과 공감 속에 흥미롭고 재미있게 견문을 넓히면서 정보를 얻는 듯이 읽고 계신다고 하셨다.

사실 기행문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도 쉬운 일이다. 기행(紀行)은 여행하면서 겪은 일을 적은 문학 양식이다. 여행기(旅行記)라고도 한다.

기행문은 쓰는 목적에 따라 견문을 적는 기행문과 특정목적을 위한 답사기로 나누거나 글 양식에 따라 일기체, 편지체, 수필체, 보고체 등의 기행문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기행문이든 견문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조건에는 변함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이번 기행문도 역시 나는 견문 형식으로 엮어가면서, 주로 정보와 상식, 우리의 생활 문화면에서 소재를 주제로 다루면서 이 글을 독자들에게 선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기행문은 유럽의 역사는 물론 사회적 환경, 풍습, 전통문화, 각국 나라마다 연횡적으로 얽혀 다양한 문명과 문화를 꽃피우며 살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일면을 소개하여 드리고 있다. 그래서 지난 호에서도 예고한대로 이번에는 유럽 연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

 

유럽연합이란?

유럽의 정치, 경제 통합을 실현하기위하여 1993년 11월1일 발효된 마스트라히트 조약에 따라 유럽 13개국이 참가하여 출범한 연합기구이다. 2017년 8월 기준, 가입국은 28개국이다. 28개국을 모두 합치면 인구는 약 5억, 경제규모는 미국과 맞먹는 거대한 집단이라서 세계 주요 정치, 외교, 안보, 경제, 사회, 환경, 현안에서도 EU 집행 위원장은 강대국의 대통령과 버금가는 대우를 받는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구속력 있게 단결되어있는 국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유로화는 특별인출권에서 미국의 달러 다음으로 2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EU가 세계에서 총 GDP 측면에서 가장 큰 경제권은 아닌데, 브렉시트 이전인 2015년 시점에서 유럽연합 GDP는 이미 미국 GDP에 추월당했다. 창립이후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전체 경제규모에서 미국을 능가하며 절대 무시못 할 영향력을 지녔었지만,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이후 유로존 사태로 이어지는 만성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미국에 추월당했다. 2018~2019년으로 예정된 영국의 탈퇴가 완료되면 단일국가로 세계 GDP 2위인 중국과 경제규모 경쟁을 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연합(EU)의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본다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나친 민족주의는 유럽을 멸망 시킬 수 있다는 이념 아래서 유럽의 중추적인 국가들은 과거를 정리하고 협력과 통합을 통한 평화를 쟁취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참석한 헤이그 회의(1948)는 유럽 결합을 지향하는 유럽 국제운동과 유럽대학을 설립하여 미래의 유럽 지도자들이 같이 공부하고 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이는 유럽연합의 첫 단추로 여겨진다.

1952년에는 파리조약(1951)을 통해 공업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유럽 석탄 공동체’가 탄생하면서 유럽연방의 첫 발을 디딘다. 이렇게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는 유럽 통합을 위해 노력했고 유럽만을 위한 국제협력기구를 세웠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특히 이들 중 유럽통합에 가장 이바지한, 데가스페리, 장 모네, 로버트 슈만, 폴 스파크,등 4명을 가리켜 유럽연합의 건국의 아버지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마침내 1952년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룩셈브르크, 네델란드, 서독은 로마조약에 서명하여 유럽 경제공동체를 세우고 관세동맹을 맺었다. 비록 1960년대에 프랑스에서 초국가적인 권력의 탄생을 경계하여 유럽통합에 차질이 생겼으나 1967년 합병조약을 체결하여 유럽의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유럽이사회를 탄생시키고, 기존에 있던 유럽경제공동체, 유럽원자력 공동체, 그리고 유럽석탄 철강 공동체를 통합시켰다.

1973년에는 덴마크, 아일랜드 공화국, 영국이 가입하면서 유럽공동체가 처음으로 확장에 성공했다. 이때 노르웨이도 가입하려고 시도했으나 국민투표 부결로 가입이 무산됐다. 그리스는 1981년, 포르투칼과 스페인은 1986년에 가입했다. 1990년 동독이 서독과 통일을 이루면서 자동으로 유럽공동체에 편입됐다.

1985년에는 솅겐 조약이 체결되면서 각 회원국 간의 출입국 통제가 사라져 이동이 더 자유로워졌고, 1986년에는 유럽기가 만들어져 회원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단일 유럽의, 정서가 체결되어 유럽공동체에서 유럽연합으로 발전 할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그러나 1993년 소련과 그 위성 국가들이 무너져 유럽공동체에 가입을 원하는 국가들이 늘어나자 유럽공동체 지도자들은 위기를 느끼고 최대한 순조롭게 공동체를 확장 할 수 있게 ‘코펜하겐 기준’을 도입했다.

즉 향후 유럽공동체에 가입을 원하는 국가는 코펜하겐 기준에 명시된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켜야 정식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제도에도 불구하고 유럽공동체는 커지면 커질수록 회원국 간의 불협화음이 커져만 갔다. 그러나 1993년 11월1일 마스트리흐트 조약이 발효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유럽연합이 발족됐다. 마스트리흐트 조약에 의거하여 유럽연합은 유럽공동체를 넘어서 사법 권력과 일부 외교, 안보 권한을 회원국들로부터 위임받았다. 또한 마스트리흐트 조약 아래 초기의 유로가 도입됐다.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이때부터 유럽연합은 공동시장을 넘어서 완전 경제통합단계에 도달했다고 분석한다. 1995년에는 오스트리아와 스웨덴, 핀란드가 가입했다.

1995년 12월1일 새로 도입된 화폐이름을 ‘유로’라고 결정했고 1999년에 회계통화로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2002년 1월1일 유로화폐가 시장 전체에 공급되기 시작해서 같은 해 5월에는 회원국들의 기존 화폐를 완전히 교체했다. 2004년에는 헝가리, 카프로스, 체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몰타, 폴란드, 슬로바키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면서 역사상 가장 큰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2007년에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가입했다. 2007년을 시작으로 슬로베니아, 몰카, 키프로스,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가 차례대로 유로존에 가입하면서 기존 12개국의 회원국에서 19개국으로 확장됐다.

2009년 12월1일 리스본조약이 발효되면서 유럽연합에 대대적인 개혁이 이루어졌고,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적인 기구로 자리 잡는다. 특히 유럽연합의 세 기둥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과시켰고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 위원장을 설치해 회원국의 영향으로부터 좀 더 독립시켰으며, EU 수석외교관의 권한을 확대시켜 유럽연합이 전체적으로 외교와 안보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유 왕래 및 이동의 자유유럽연합은 기본적으로 자유왕래를 보장하는 원칙을 갖고 있기에 솅겐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의 국가라고 해도 EU에만 가입했다면 그 나라 국민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실형을 선고받아 살인범 카운트처럼 입국금지명단에 오르지 않은 이상 자유롭게 EU내 다른 국가들을 왕래할 권리가 있다. 즉 솅겐 조약이 없어도 폴란드인이 독일에 가는 것 에는 제약이 없는 것이다. 다만 솅겐 조약은 이걸 넘어 EU권내에서는 지정된 지명수배자 등을 제외하고는 아예 신분확인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을 보장한 것인데, 폐기될 경우 이전처럼 EU국민들만 자유 왕래가 가능하고 비 EU권 외국인은 국경을 넘을 때 마다 비자를 요구받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참고로 ‘솅겐조약’이 무엇인가를 짚고 넘어가야겠다.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은 유럽 각국이 공동의 출입국관리 정책을 사용하여 국경시스템을 최소화해 국가 간의 통행에 제한이 없게 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약이다.

이 조약은 벨기에,프랑스,독일,룩셈브르크,네델란드,등의 5개국이 1985년 6월14일에 프랑스,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룩셈브르크의 작은 마을 솅겐 근처 모젤강에 떠 있던 선박 프린세스 마리아스트리드호 선상에서 조인하였다. 또한 5년 후에 서명한 솅겐조약 시행 협정은 솅겐조약을 보증하는 내용이며 협정참가국 사이의 국경을 철폐 할 것을 규정하고 있었다. 솅겐조약 이라는 용어는 이 두 문서를 총칭하는 것으로도 사용된다.

 

아일랜드와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연합 가입국과 유럽연합 비 가입국인 EFTA 가입국 아이슬란드,노르웨이,스위스,리히텐슈타인등 총 26개국이 조약에 서명하였다. 솅겐조약 가맹국들은 국경검사소 및 국경검문소가 철거되었고, 공동의 솅겐 사증을 사용하여 여러 나라에 입국 할수 있다. 이 조약은 EU이외 국민의 거주 및 취업 허가는 포함하지 않는다. 조약의 목표는 솅겐국가 (Schengenland)란 이름으로 알려진 솅겐 영역 안에서 국경검문소, 국경검사소를 폐지하는 것 이다.

솅겐 국가는 유럽연합(EU)과는 별개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솅겐 지역 내에서는 4개의 EU 비 가입국이 있고 영국이나 아일랜드 등 참여를 안 하는 EU국가 등도 있으나 EU의 비중이 더 강함을 알 수 있다. 그 후 계속해서 다른 나라와도 조약이 체결되어 현재 가입 국 숫자는 26개국이다. 다시 말하자면 솅겐조약은 유럽에서 해당조약 가입 국 사이에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범죄수사도 협조하자는 조약이다. 이런 체제가 필요한 이유는 유럽의 지도를 보면 저절로 감이 잡힌다. 사방 팔방 으로 국경을 넘어 그물망처럼 얽혀있는 도로에 하나하나 검문소를 설치하고 이 모든 국경에 철조망 같은거를 세우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그 조밀 조밀한 도시들 사이를 이동 하는게 경찰이나 일반인 및 관광객들 모두에게 너무나 불편해진다. 유럽의 기차들은 국경을 넘는 순간마다 여권을 검사해야하고 해당국가에 필요한 비자가 없는 승객은 기차 밖으로 추방(?) 해야 하고, 등등 복잡하고 불편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는 솅겐조약 가입국 들간을 이동 할땐 여권검사도 없고 세관도 없고 비자도 필요 없다. 공항에서 항공편으로 이동 할 때도 조약권안에서는 국내선처럼 간편하게 탈수 있다. 단 신분증검사는 항상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할수도 있다. 각국 경찰들이 불심검문으로 신분증을 확인하는데 당연히 외국인은 여권을 갖고 있어야한다. 이유는 어느 나라나 다 그렇듯이 범죄자, 특히 마약사범이나 테러리스트, 수배범 등 위험한 범죄자가 묻어 올수 있기도 하고, 후진국의 밀입국자 들이 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유럽연합 회원국과 EFTA의 4개 국가로 구성되어있다. 일부 서명국 및 미 가입국은 유럽연합 회원국이지만 가입하지 않아서 여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 후술하지만 비 EU 외국인에게 문제가 된다.

<다음 주에는 뮌헨 시와 뮌헨의 옥토버페스트(Octoberfest)에 대하여 설명을 드리는 글이 게재될 예정이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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