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금년을 보내며………..

<김명열칼럼> 금년을 보내며………..

달랑 한장 걸려있는 12월달의 달력을 보니 이제 금년도 며칠 안 남았다. 올해도 속절없이 저물어 가고 있다. 작년도 이렇게 지나갔으며, 재작년도, 그리고 그 먼저번의 해도 금년처럼 이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어김없이 새해가 찾아왔다. 올해도 아쉬워하는 마음으로 해를 넘겨보지만, 다시 희망에 찬 마음으로 기대를 걸며 새해를 맞이할 것이다. 보내는 해와 새로 맞는 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면, 좋은날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 되어야 할 것인데……… 옛날의 선인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지나간 세월에 아쉬워하고 오지 않는 세월에 희망을 걸며, 영원의 시간을 갈망함으로써 오늘을 살지 못한다고, 오늘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 현실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 시간에 쫓겨 가고 망념을 쫓아간다고”.
이제는 종이위에 2017년이라고 적을 시간과 날들도 얼마 남지 않았다. 새로운 한해, 2018년이 찾아온다 해도 그해가 오늘과 다른 해 일수는 없다. 매일 매일이 똑같고 매시간 역시 같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정한 시간과 날자 세월의 한토막이 끝나는 것이기에 잠시 지나간 세월과 날들을 돌이켜본다. 이제 금년한해를 보내면서 고쳐서 다시 주워 담아야 할 것이 있다. 느슨하고 헐거워진 진지함, 쉽게 잊었던 세상과 나 자신의 약속들, 그리고 체념과 타성속의 자족이다. 또한 내 가슴속과 머릿속에 항상 무겁게 올려놓고 살아야했던 부담스럽고 짐스러웠던 것들을 내려놓아야 할 것도 있다. 누구를 모질게 미워했던 마음, 스스로 키운 세상을 향한 원망과 질시, 나 혼자서만 외롭고 힘겹다고 여겼던 기억과 현실, 거기에 얽매어서 벗어나지 못하고 필요한 만큼 보다 무거워진 모든 것들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 내려놓고 지워버리더라도 단 하나만은 내려놓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희망이다. 지금은 내 머리와 가슴, 정신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 잊혀져가고 멀어져 갔던 한가닥의 빛, 그러나 그 빛은 나의 어둠과 적막을 밝혀줄 유일한 빛이다. 이제는 서서히 촛불의 심지를 돋구듯, 마음속의 희망의 불빛을 지피고 밝혀 다가올 미래와 앞날을 훤하게 비춰줘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고마운 사람들, 아름다운 만남, 행복했던 순간들, 가슴 아픈 사연들,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 등등의 내게 닥쳤던 모든 것들이 다 과거로 묻혀지려한다. 이렇게 매년 끝날 때가 되면 늘 회한이 먼저 가슴을 메운다. 좀 더 노력할걸, 좀 더 사랑할걸, 좀 더 참을걸, 좀 더 겸손하고 양보할걸, 좀 더 좀 더……….올해는 나를 위해 알차고 보람된 삶을 영위하자고 다짐했던 각오와 마음도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헛되이 보내버린 것 같은 시간과 날들, 아무것도 이룬 것은 없고 잃어버린 것들만 있어서 다시 한 번 나를 자책하게 만든다. 얼마나 더 살고 노력해야만 나답게 의연하고 보람된 삶을 누릴 수 있을까. 내 앞에 나를 세워놓고 회초리를 들어 아프게 질타해본다. 그러나 이제는 신을 향한 경건한마음으로 여유를 찾고, 과거 모든 시간과 날들 속에 내가 만났던 모든 일들에 감사하고, 나와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오늘이 있게까지 은총을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렇게 감사의 제목들이 많아지니 조금은 나의마음이 뿌듯해진다. 누구나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러한 독백은 대개들 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내일을 향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어 이 또한 감사를 드린다. 사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기쁨과 감사가 우리들 생활의 구석구석에 넘쳐나니 이 모든 것을 끊임없이 제공해주고 축복해주시는 하나님께 기쁜 마음으로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금년 한해를 잘 지내고 보내게 하여주셨음을 감사드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를 기억하며 범사에 감사함을 잊지 않도록 하자.
내 주위를 둘러보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감사할일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불평할일보다는 감사할일들이 더 많다. 감사가 주위에 지천으로 널려있는데 우리는 감사의 눈을 감고 불평불만만 가득히 늘어놓으며 산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하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감사하며 살자. 감사가 감사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 살길 바라면서 이글을 읽는 독자여러분들께서도 감사의 바이러스가 몸 전체로 전해지길 기도드린다.
다시 회고해 보건데 금년 2017년 한해도 다 저물어서 과거 속으로 묻혀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금년한해도 회한이 남고 덧없는 한해였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올해만은 알차고 보람 있게 잘해보겠다는 다짐이 한해가 저무는 끝자락에서 되돌아보니 해놓고 이루어 놓은 것 없이 허무하고 덧없게만 생각이 든다. 어느 인디언추장은 이렇게 말했다. ‘세상의 모든 것은 흐르는 강물처럼 덧없는 것이라고,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으며, 한순간에는 반짝이지만 다음 순간에는 헤엄치는 사람보다 더 빠르게 흘러가 버린다. 하지만 그 흐름자체는 영원한 것이라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 속을 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렴풋이나마 세상사는 것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될까. 사람들이 세속의 일에 매달려 벗어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것도 아직은 그 이해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디언추장의 현명한 말을 듣고 꿈에 매달려 쫓아다니는 어설픈 사람의 형태에서 벗어나보자. 세상사 모든 것들은 내 자신의 마음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올 한 해 동안 먼지 묻고 때 묻고 지쳐버릴 대로 지쳐버린 마음을 벗어서 흐르는 강물 속으로 훌훌 털어버리자.
이러한 마음으로 한해를 보내고 다시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삶의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내가 진정으로 가슴과 마음을 열어 보이면 그 속에 담긴 응어리가 바닥을 드러내며 ‘내가 아닌 너’라는 타인에 의해서 위로를 받을지도 모른다. 흘러가는 강물을 억지로 막을 수 없듯이 우리의 삶도 대지의 법칙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그 흐름에 맡겨야 할 것이다. 지금 서있는 이 공간과 시간을 조금의 후회만 남기며 마무리하고, 남은 12월을 잘 살아야겠다. 그리고 2018년 1월을 깊고 넓은 가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야심찬 각오와 희망을 다시 한 번 가져보자.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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