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기행문 40> 캐리비안 일대 크루즈 여행 기행문<3>

<김명열기행문 40> 캐리비안 일대 크루즈 여행 기행문<3>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크루즈여행에 대한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며 늘어나고 있다. 10여년전만해도 전 미국인의 83%가 한번도 크루즈여행을 가본적이 없다고 했지만, 지금은 해마다 크루즈여행객이 늘어나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만 약 1,500만여명이 크루즈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늘어나는 여행승객에 맞춰 각 크루즈여행사들은 앞 다퉈 새로운 크루즈선박들을 주문해 건조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내가 이용한 로얄 캐리비안사의 경우 2009년에 건조된 Oasis of Seas는 승객정원 6500명의 22만5천톤급의 대형 크루즈선을 건조해 사용하고 있고, 2010년에는 그것보다 좀 더 개발된 같은 급의 Alluer of the Seas가 건조되어 현재 운항중인데 이번에 나는 이 크루즈선에 승선하여 여행과 관광을 다녀왔다. 이배의 경우 승무원이 2,300여명이고 승객은 6,500여명이 승선하여 약 9천여명이 한 배에서 생활하며 여행을 즐기는 장관을 이루고 있다. 마치 어느 한 도시의 Small Town을 연상하듯이 엄청난 승객과 종사원들로 주야의 불야성속에 시끌벅적 즐겁고 재미난 여행들을 즐기고 있다.

단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크루즈 여행은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오전7~9시부터 오후5~7시정도 까지만 정박함으로 한곳을 깊이 있게 관광을 하거나 여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리고 그 외의 단점은 아직 유명관광지중에서 크루즈선이 들어가지 못하는 내륙지방은 크루즈로 갈수가 없다. 하지만 요즘은 크루즈여행 전,후로 연결되는 크루즈투어 상품이 많이 개발이 되어 크루즈 시작 전이나 끝나고 할 수 있는 내륙 관광 상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나의경우 우리일행 6명은 중남미 캐리비안일대 3개국을 둘러보는 크루즈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왔지만, 플로리다에 살지 않는 타지의 많은 사람들은 마이애미에 내려 크루즈여행사에서 시행하는 플로리다 내륙관광에 많이들 참여하여 플로리다 곳곳의 관광지나 유명한곳들을 둘러보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또한 예를 들자면 앵커리지에서 끝나는 알래스카크루즈 후에 알라스카내륙의 매킨리산, 드날리 국립공원, 페어뱅크 금광, 등을 관광할 수 있는 상품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유럽, 호주, 남미, 등에 크루즈와 연결된 내륙 관광 상품도 많이 있다.

이번 나의 크루즈여행은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작년 12월 17일날 출발하여 23일날 돌아오는 6박7일의 일정으로 짜여진 여정이었다.

시카고에서 날아온 친한 친구부부와 탬파에 사는 N여사 부부, 그리고 우리부부, 이렇게 3가정 6명이 함께하는 여행이었다. 시카고에서 온 친구부부는 우리 집에서 하루를 묵고 이튿날 새벽 일찍 여행사에서 정해준 장소, Sun City Center의 어느 쇼핑몰로 나갔다. 탬파에서부터 출발해온 여행사 관광버스에는 그곳에서 타고 온 여행객 10여명이 있었다. 탬파에 살고 있는 N여사 부부도 이미 버스 안에 탑승하여 우리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버스는 썬시티에서 우리 일행4명과 다른 일행4명을 태우고 75번 하이웨이 남쪽 길을 따라 달렸다. 가는 도중에 사라소타와 포트마이어에 들러 크루즈에 함께 여행할 손님 여러명을 더 태우고 버스는 남쪽의 마이애미를 향하여 달려갔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들은 갖고나온 주전부리와 다과를 나누면서 지루하지 않게 끊이지 않는 대화를 나누며 마이애미로 향했다. 새벽6시에 썬시티센터를 출발한 버스는 도중에 크루즈 여행객 손님을 더 태우고 식사시간도 갖고, 쉬면서 낮12시가 거의돼서야 마이애미 크루즈선착장에 도착했다. 그곳에 도착해보니 전국각지 사방에서 크루즈여행을 위해 찾아온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크루즈선박이 정박해있는 연안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크루즈선박들이 여러 대가 정박하여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2년 전에 유럽 여러 나라를 크루즈여행을 할 때도 많은 크루즈선 배들을 보았지만, 유독 이곳은 크루즈선박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크루즈선이 정박해있는 연안의 광장과 주차장에는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한군데로 몰려와 입항 수속을 하다 보니 그야말로 돗대기 시장은 저리가라다. 여행 가방은 크루즈여행사 관리인인 종사원들에게 맡기고, 입선(入船)을 위한 여권검사와 얼굴 사진촬영, 배 안에서 통용될 신분증 만들기 등등을 위해 긴 행렬에 합세했다.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입선 수속을 마치고 크루즈선내로 들어오니 얼굴에는 땀이 배어있다. 12월의 날씨라고 하지만 이곳 마이애미 날씨는 80도를 웃돈다.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놓아서 그런지 몇분이 지나자 얼굴에 묻어난 땀이 없어진다. 간단히 씻고 나오니 한결 개운하다. 크루즈여행을 여러번 해봤으나 이번에는 연말연시가 가까워 연휴를 맞은 여행객들이 특히나 많이 찾아와 만선(滿船)을 이룬 가운데 있다 보니 배안에도 여행객들로 붐벼난다. 9천여명이 한정된 공간의 크루즈선내에서 복작대며 생활하다보니 시끌벅적 소란스럽고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넘쳐난다. 내륙을 여행할 때면 일반호텔의 여유로운 공간의 침실과 객실을 사용하다 막상 이렇게 좁은 공간의 호텔을 축소한 형태의 크루즈 선내 숙소의 침실은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불편을 최소화한 축소판이다. 샤워룸도 좁고, 리빙룸도 넓지 않고, 베드도 크지 않다. 그러나 로마에 가면 로마인이 되라는 말이 있듯이 현실의 환경과 여건이 이러하니 모든 것을 감수하며 만족할 수밖에……….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음료수를 마시고 피곤한 몸을 소파에 기대었다. 긴장감이 풀리고 졸음이 엄습한다. 졸음을 쫓으며 티비를 보는데 옆방에 숙소를 정한 친구 부부가 문을 두드린다. 저녁식사를 하러 가잔다. 시간을 보니 벌써 5시가 넘었다. 좀 이르다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는 함께 16층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무척이나 넓고 거대한 식당 안에 들어서보니 이곳은 벌써부터 저녁식사를 하러온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잠시 기다리다가 저쪽 창가에서 식사를 마친 일행들이 자리를 뜨자 우리는 그곳 테이블을 찾아 앉았다. 차려진 뷔페식의 식사 테이블 위를 보니 수십가지의 음식 메뉴와 각종 과일, 음료수, 고기, 야채, 다과 등등으로 푸짐하게 담겨져 놓여있다. 크루즈 여행 때마다 매번 보고 느끼는 것이지만, 이 크루즈선내의 각종 먹거리와 음식, 과일, 음료수들은 어느 일류호텔의 주방에서 제공되는 상차림에 못지않게 먹거리가 다양하고 우수하며 양 또한 풍부하다. 높은 선상위에서 짙푸른 바닷물과 팜추리 늘어선 해안가의 아름다운정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여유 있게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정다운 대화 속에 식사를 하는 것은, 모처럼 삶의 현실을 벗어난 해방감과 자유로운 분위기속에 머릿속을 비워볼 수 있는 평안 감을 갖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정담과 대화 속에 언뜻 창밖을 내다보니 어느 듯 밖은 어둠이 깔리고 커다란 크루즈선은 첫 목적지인 아이티를 향해 서서히 물속을 헤치며 기항지를 벗어나고 있었다. 이제 지금 출항한 이배는 밤새도록 항해하여 내일 아침에는 첫 기항지(목적지)인 아이티 섬나라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073/053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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