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 기행문<31> 멤피스(Memphis) 및 알칸사스 주 (Arkansas State) 여행

김명열 기행문<31> 멤피스(Memphis) 및 알칸사스 주 (Arkansas State) 여행
여행작가 및 칼럼니스트 / myongyul@gmail.com

멤피스는 미국 테네세주의 도시로 셀비카운티의 군청소재지이다. 인구는 약 70만명 정도이며 테네시주에서는 가장 큰 도시이고 미국에서는 17번째로 큰 도시이다. 멤피스 도시권의 군소 위성도시인구를 합치면 약130만명 정도가 이곳에 거주하고 있고, 내쉬빌 도시권에 이어서 테네시주에서는 두번째로 큰 도시권이다. 이곳은 미시시피 강가에 항구가 있는 상업도시이며 철도의 중심지이다. 면실유와 기계를 산출하며 면화와 목재의 대 시장이고 철강과 철강제품의 집산지이다.
현재의 상황은 시의 경제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며 파산의 도시이다. 1968년 4월4일에는 마틴 루터 킹 2세가 이곳에서 암살되었고, 1977년 8월16일에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이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들이 타계한 장소인‘로데인 모텔과 그레이스 랜드 맨션’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관광지로 개방되어 손님들의 방문을 받고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우리부부는 짐을 챙기고 아침식사를 마친 후 부지런히 40번국도 하이웨이로 갈아타고 서남쪽의 알칸사스주로 달렸다. 오늘 오전 10시에는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하기위하여 멀리 시카고에서 항공편으로 날아오는 나의 딸이 알칸사스의 리틀락 클린턴 국제공항에 도착하기 때문에 서둘러서 호텔을 일찍 빠져나왔다. 산이 보이지 않고 끝도 없이 펼쳐진 대평원을 시속 78마일속도의 빠른 속도로 리틀락 시를 향해 부지런히 액세레이다를 밟았다.
11월달이 되면 북쪽지방은 나뭇잎이 거의 다 떨어지고 나목의 모습과 황량한 들판의 모습이 연상되는데, 이곳은 루지애나주의 바로 위쪽에 위치한 남쪽지방이라서 그런지 아직은 초여름이나 초가을 같은 모습으로 그린의 초원, 목가적인 농촌의 농장, 끝없이 펼쳐진 밭과 초록색의 들판이 시야에 펼쳐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오랫동안 시카고에 살면서 종종 도심을 벗어나 시골의 농장으로 둘러싸인 옥수수 밭과 콩밭으로 이루어진 들판 길을 달린 적이 많았었다. 그곳에서 산을 보려면 몇시간을 달려가야 겨우 구릉처럼 생긴 야트막한 산들이 나타난다. 아이오와주 서쪽 끝이나 위스컨신주 북쪽 지역에나 가야 겨우 이정도의 산들을 볼 수있을 정도로 미 중서부지역도 끝도 없이 펼쳐지는 지평선이 이곳과 같이 전개되고 있다.
알칸사스, 루지애나, 미시시피, 텍사스주 등 역시 남부지역 벨트를 연결하는 대 평원의 초원지대를 이루고 있다. 지금 나는 끝없이 펼쳐지는 그린색의 지평선을 따라 알칸사스주를 관통하는 40번 국도를 따라 리틀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Arkansas라는 이름은 초기 프랑스탐험가가 지은 것으로 (강 하류사람들)을 뜻하는 프랑스어 발음이라고 한다. 강 하류 사람들이란 강을 따라 정착해있던 카포(Quapaws)인디언을 지칭한 것이다. 1836년에 미연방에 가입하면서 Arkansas로 쓰기 시작하였다.
이곳은 여름에는 습도가 높고 상당히 무더우며 겨울은 건조하면서 매우 추운기온을 나타낸다. 최근 들어서는 수해, 토네이도, 우박 등의 잦은 기상이변으로 피해를 많이 보기도 했다. 지리적으로는 북쪽은 미조리주, 동쪽은 테네시주 및 미시시피주, 남쪽은 루지애나주, 서쪽은 텍사스주 및 오클라호마주와 접하고 있어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알칸사스주의 북서부는 구릉지 형태의 오자크 대지이나 그밖의 곳은 미시시피강 하류 저지대의 대평야이며 저습지가 많이 있다. 주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미시시피강이 흐르고, 주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미시시피강 지류인 알칸사강이 흐르고 있다. 주도(州都)는 Little Rock이며 지리적으로 알칸사스주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도서관을 비롯한 William J, Cliton Presidential Center가 소재하고 있다. 그외 포트 스미스(Fort Smith)는 알칸사스주 제2의 도시로 경제와 역사의 중심이며 미래가 촉망되는 도시이다.
1817년 미 육군이 군사요새를 건설하였으며 이후 중요한 군사시설이 들어서 군사도시로도 유명하다. 이곳역시 미군과 결혼한 한국 여성분들이 많이 있어 한국 사람들의 위상을 높이고, 그들을 보았을 때 같은 동족으로서 친근감과 반가움을 금할 수 없었다. 김치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곳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한국의 음식문화를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도 그녀들은 충실히 하고 있었다.
아무튼 길거리에서도 서로가 한국인임을 확인하고‘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나눌 때 그녀들 역시 무척 반가워했으며, 나또한 반가웠다. 미국 곳곳에 이렇게 한국의 자랑스러운 딸들이 구석구석 포진하고 있는 것이 가슴 뿌듯하고 국위 선양에도 도움과 한몫을 하는 것 같아 그분들이 자랑스러워보였다.
알칸사스주는 거주인구의 77%정도가 백인들이며 리틀락에는 약 20만여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고, 알칸사스 전체주의 인구는 2백10만명 정도다. 알칸사스주의 북서 지역에는 월마트, 타이슨 본사와 알칸사 주립대학이 있어 계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멤피스를 떠나 2시간여를 부지런히 달려와 클린턴 공항에 도착해보니 시간이 거의 오전 10시가 가깝다. 시카고에서 도착하는 딸을 마중하기위해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의 리틀락 공항은 미국의 42대 대통령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내고, 얼마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이름을 따서 몇 년 전에 클린턴 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 공항은 아칸소주에서 가장 큰 통상 서비스 공항이다. 1년에 약 2백30여만명의 승객이 이용을 하고 있다. 공항을 둘러보니 시골의 작은 공항을 연상케 하는 소규모의 공항이다. 그러나 공항은 무척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보였다. 오랫동안 시카고의 거대한 공항인 오헤어공항이나 미드웨이 공항을 이용한 기억 속에 이곳을 보니 너무나 규모가 작고 시골(?)의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
탬파공항의 3분의 2정도의 시설과 규모이다.
20여분을 공항 주차장에서 기다린 끝에 딸을 만난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반가운 해후를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곧바로 공항 밖으로 나와 핫 스프링(Hot Springs National Park)으로 향했다. 미리 예약해둔 호텔로 가서 여장을 풀고 오후의 일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리일행은 30번국도 하이웨이를 따라 서남쪽으로 향했다. 50여마일을 달린 후 핫스프링으로 들어가는 270번 준 하이웨이로 들어서니 국립공원답게 하이웨이 길 양옆으로는 침엽수림으로 병풍을 두른 듯 소나무들이 길 양옆의 산자락에 울울창창 빼꼭히 줄지어 서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잎이 넓은 활엽수의 팜추리만 보아오다가 이곳의 국립휴양림에 와보니 새로운 환경과 분위기에 기분이 너무나 상쾌해진다.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리는 따듯한 햇살을 등지고 식탁에 준비해간 음식과 먹거리들을 올려놓고 점심식사를 즐겼다. 산과 파란 하늘과 소나무, 참나무 등의 온갖 수림으로 둘러싸인 맑고 신선한 공기속의 식사는 정말로 꿀맛이었다. 같은 종류의 음식이라도 집에서 먹는 것과 이렇게 아름다운 경관 속에 자연을 음미하며 먹는 식사는 차원이 다르고 맛조차 환상적이었다. 이것이 여행에서만 경험할 수 있고 맛볼 수 있는 삶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러한 즐거움과 재미가 삶의 질을 높여주고 충전을 시켜주는 활력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점심식사를 맛있게 한 후 우리는 핫 스프링 시내의 예약된 호텔로 들어갔다. 양쪽에 Lake Hamilton, 호수가 품고 있는 듯이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언덕자락에 자리 잡은 호텔은 시야가 탁 트인 것이 전망이 매우 좋아보였다. 호수위에는 날씨가 따듯해서 그런지 각종 수상 레저를 즐기는 보트족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거리에는 각지에서 이곳으로 여행을 온 관광객들로 바쁘게 넘쳐나고 있다. 피부로는 경제가 불황이니 장사가 안 되느니 모두가 힘들다고 얘기들을 하는데, 이곳에 와보니 그런 말들이 꿈속의 이야기인 듯 호화천국이고 지상낙원이다. 선물가게나 기념품을 파는 상점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어느 식당이나 손님들로 붐벼나고 있다. 복작대고 살기위해 아둥바둥하는 현실에서 꿈나라로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돈 없고 경제가 침체됐다는 말도 이곳에서는 다른 나라의 말처럼 들린다. 세상이 참으로 불공평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호에 계속>  <1056 / 0125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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