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 기행문<23> 블랙힐스 (Black Hill’s National park) 국립공원

김명열 기행문<23> 블랙힐스 (Black Hill’s National park) 국립공원
여행작가 및 칼럼니스트 / myongyul@gmail.com

Badland National park 관광을 마치고 우리일행은 다시 90번 국도 하이웨이로 나와서 서쪽으로 향했다. 끝없이 펼쳐지는 황량한 사막같은 초원지대를 가로질러 달리며 석양에 비친 노을과 노랗게 색이 바랜 풀들의 묘한 조화의 풍경을 감상하며 이색적인 모습들에 넋을 잃었다. 한참을 달려서 사우스 다코다의 주도, 도시인 Rapid City에 도착했다. 래피드 시에대한 설명은 나중에 추가로 더 하기로하고 우리는 블랙힐스 국립공원 안에있는 도시 키스톤(Keystone)으로 다시 핸들을 돌려 남쪽방향으로 달렸다.
사방은 이미 어두워지고 군데군데 간간히 희미한 조명이 비춰 보이고, 드문 드문 가로등의 불빛이 인가(人家)의 도로변에 조는듯이 외롭게 서서 낯설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우리는 미리 예약한 호텔에 여장을 풀었는데, 유명 관광지에는 으례히 그렇듯이 이곳역시 호텔비가 만만치가 않을 정도로 비싸다. 하지만 기동성있고, 많이 보고, 편리하게 관광을 즐기기 위해서 우리는 편의상 이곳을 택하여 숙소를 정했다. 편안히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보니 4명의 유명한 대통령의 조각상이 새겨진 바위얼굴 모습이 지척에서 눈앞에 다가온다. 호텔 주위를 둘러보니 국립공원 안에 있는 것들은 제값을 하듯이 경관 또한 아름답고 수려하다. 공기가 무척 맑고 신선감을 더해준다. 소나무에서만 풍겨나는 그윽한 송진 냄새가 곁들인 솔잎 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참으로 신선하고 상쾌한 아침이다.
병풍처럼 둘러 쌓여있는 주변의 산들은 침엽수림으로 빼꼭히 묻혀있고 글자 그대로 진한 엽록소의 색을 띄고 있는 소나무들은 초록빛이 넘치다보니 아예 진초록의 빛을 벗어나 검은빛을 띄고 있다. 이래서 이러한 산들을 멀리서보면 온통 소나무들로 덮여져있어 검게 보인다고해서 Black Hills라고 불리나 보다.
하늘을 뚫을듯한 화강암 봉우리들과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사우스다코다 서쪽의 블랙힐스 국유림(Black Hills National forest) 지역은 미국의 랜드마크라 할수 있는 4명의 대통령 얼굴조각상이 있는 마운틴 러시모어(Mt. Rushmore)가 있는 곳으로 세계 각국의 자유를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민주주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곳 블랙힐스지역은 멀리서 바라보면 짙은 회색의 화강암 바위산과 전나무,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모습이 검게 보인다고해서 블랙힐스 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으로, 마치 한국의 설악산과 금강산을 섞어 놓은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 면적이 130만에이커가 넘는 대단히 넓은 블랙힐스 지역에는 그밖에도 거대한 크레이지 호스 석상, 7개의 국립공원과 주립공원들이 있으며 동굴관광과 하이킹, 승마, 야생동물관찰, 캠핑 등등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곳이다. 가족단위의 자동차여행객들이 찾기좋은 수많은 관광명소들 중에서 지역축제를 즐기며 아메리칸 인디언과 그들의 전설적인 옛 이야기들을 경험할 수 있는 미국 최고의 관광지역중의 한곳이다. 이곳 블랙힐스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들을 모두 돌아보려면 일주일의 기간도 모자라겠지만 최소한 3일 이상의 시간을 가지고 여유있게 구경에 나선다면 그런대로 대표적인 몇곳은 거의 볼수 있다.
블랙힐스는 북미대륙의 중앙부를 덮고 있는 대 초원지대다. 이곳은, 마치 넓은 바다한가운데 섬처럼 우뚝솟아 떠있듯, 사우스다코다와 와이오밍 접경지역에 블랙힐스라는 거대한 덩어리의 산으로 검게 솟아 자리잡고 있다. 와이오밍주 동북부에서 사우스다코다 서-남부에 이르는 이일대를 옛부터 이곳에 살던 인디언들은 검은언덕(Black Hills)라고 불러왔다. 높고 뾰족한 산봉우리, 계곡을 흐르는 맑은물, 울창한 숲과 그속에서 뛰노는 각종 야생동물들, 그리고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4계절의 변화에 인디언들은 이곳을 신성한곳으로 모시고 그들의 목숨보다도 더 귀하게 지켜왔다. 짙은 초록색의 소나무에 뒤덮인 이 산악지대가 어느 각도에서 보거나 검게 보였기 때문에 19세기 후반에 이곳을 찾아온 백인들도 Black Hills라는 이름을 따르게 된 것이다. 옛날에는 몬태나주에사는 샤이언(Cheyenne)인디언들이 가뭄이 심할때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이곳을 찾아오곤 했고 1927년부터 몇년동안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칼​빈 쿨리지(Calvin Coolidge)는 여름철을 이곳에서 지냈기 때문에 여름 백악관 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1953년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이곳을 찾아 낚시를 즐기며 여름휴가를 보내기도하였다. 현재도 세계 각지로부터 연간 4백여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와 여름철에는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세상적인 이야기를 뒤로하고, 이곳은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운치와 슬픈 역사가 숨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만물의영장이라는 사람도 커가면서 열심히 다듬고 배워도 구색을 다 갖추기가 어려운데 이곳 블랙힐스는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웅대한 산이다. 그래서 인디언들은 이곳을 자기네들의 성지(聖地)로 알고 목숨을 바쳐서 지켜낸 곳이다. 미 전국에서 수많은 전투중에 인디언들이 승리한곳은 단 한군데 이곳밖에 없다.
서부로 금을 캐기 위해 이동하다가 이곳 블랙힐스에서 길이 막혀 도저히 지나갈 수 없게 되자 인디언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협상으로 겨우 통과가 되었는데, 1874년 카스터장군의 군대가 이곳을 지나갈 때 하필이면 금맥이 발견되면서 전쟁이 발발하게 되었다. 서로 약정되었던 협상은 하루아침에 무효가 되고 약속을 위반한 백인들의 공격으로 블랙힐스는 피비린내 나는 혈전장으로 변해버렸다. 엄청난 사상자낸 치열한 전투중에, 마침내 이곳에 살던 수족이라는 인디언추장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이것에 대한 기행문설명은 나중에 이어져 게재됨)는 카스터 장군의 기마병부대를 전멸시켰는데 그 크레이지 호스도 결국에는 이곳에서 백인병사에 의해 암살 당하고 만다. 백인들이 인디언들을 얼마나 잔인하게 학살시켰는지는 ‘늑대와 함께 춤을’이라는 영화에 잘 묘사되어있다. 그 영화도 바로 이곳에서 현지 촬영되었다.
이곳 블랙힐스는 산수가 빼어나게 수려하고 실반호수(Sylvan Lake)를 비롯하여 아름다운 산들과 특히 바위들의 진수를 볼수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실반호수에서 27번 하이웨이를 따라 얼마 안올라가면 길 양편으로 우뚝 솟아있는 거대한 첨탑들이 모여 있다. 밀짚모자 모양, 굴뚝모양, 탑끝부분에 구멍이 뚫려있는 바늘모양의 바위, 그래서 이 길을 니들스 하이웨이라고도 한다. 바늘바위의 바로 앞쪽 길 건너편에는 남자의 성기와 똑같이 생긴 남근바위가 있어 호기심어린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이곳의 첨탑수는 높고 낮은 모든 연봉들을 합치면 백개도 넘는다고 한다.
블랙힐스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큰바위 얼굴이이 조각되어있는 산이다. 큰바위 얼굴에서 몇마일 떨어진곳에 수족의 추장 크레이지 호스의 석상이 현재 80년이 넘도록 이어지며 조각중이다. 이곳 Black Hills는 미국의 로키산맥 동쪽에서는 가장 높고 볼거리들도 대단히 많은 곳이다. 다음은 이어서 블랙힐스 수림공원 안에있는 관관명소들을 이곳 저곳 구경하며 그곳들의 모습과 환경들을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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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사진은 블랙힐스의 각종바위모습과 그곳의 풍경들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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