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촛불 속에 일렁이는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목회자칼럼> 촛불 속에 일렁이는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2016-11-15, 11:21:28]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아무리 큰 권세인들 십 년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붉은 꽃인들 열흘을 넘기지 못합니다.
떠나온 조국 대한민국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로 대한민국의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알렸던 취임식이 엊그제인 듯합니다. 그러나 지금 광화문 광장엔 남녀노소를 불문한 백 만의 촛불이 모여 거대한 불덩이로 타오릅니다. 하야와 탄핵의 외침은 너무나도 준엄하고 엄중합니다. 과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감히 누구도 이들을 보고 개돼지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제 주권자들의 당당한 요구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고 준엄한 명령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주 우리나라의 대통령선거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예상과 기대를 뒤엎고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입니다. 혹자들은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역사적 이변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결과에는 우리들의 숨겨진 복심이 작용했습니다. 그것은 안전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결정적인 두 번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2001년 9.11테러로 안전에 대한 확신이 무너졌습니다. 일본의 진주만 침공 이후 한 번도 공격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안전한 미국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공격받았습니다. 그것도 본토가! 이때 우리가 가졌던 팍스 아메리카의 확신이 깨졌습니다. 우리도 안방에서 공격받고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입니다.

두 번째로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적 안전에 대한 확신이 무너졌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의 강력한 선두주자로 미국은 성장 일변도를 걸어왔습니다. 미국 달러는 가장 강하고 확실한 무기였습니다. 주식과 금융시장은 황금알을 낳아주는 모태였습니다. 그런데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로 이것이 무너졌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파산했고 집들은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미국을 지탱해주던 중산층이 무너진 것입니다. 여기에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와 민주당의 8년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현재 미국은 상위 10%의 부자들은 더 큰 부자가 되면서 중산층의 붕괴와 함께 미국의 양극화는 더욱 극단화됐습니다. 이때 도널드 트럼프는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게 됩니다. 우리 안에 있던 두려움과 분노를 건드립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America great again!) 사람들의 숨겨진 심부를 꿰뚫은 탁월한 전략이었고 이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러한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기억하고 붙잡아야 할까요? 두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로, 역사의 주관자가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신바벨론의 마지막 왕이었던 벨사살은 귀족들과 후궁을 모아놓고 술판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점잖게 술 먹고 말 것이지 괜한 객기를 부리게 됩니다. 궁전에 많은 그릇을 제쳐놓고 하필 하나님의 성전에서 탈취했던 그릇들을 꺼내와 거기에 부어 마십니다. 이때 하나님의 손가락이 나타나 벽에 글씨를 써내려갔습니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해석하니 하나님이 왕의 나라의 시대를 세어서 그것을 끝나게 하셨는데 이유는 왕을 저울에 달아보니 부족함이 보였다는 것입니다. 나라를 세우고 왕을 세우시는 것이 하나님의 손에 있고 그것을 폐하시는 것도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것입니다. 역사를 이루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그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길을 인도하실 뿐만 아니라 애초에 길을 내시고 아예 그 길을 닫아버릴 수 있는 분이 하나님입니다.

떠나온 조국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보면서 이 말씀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하나님의 음성이 촛불 되어 말씀하시는듯합니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백만의 촛불이 하나님의 손가락되어 글씨로 타오릅니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불의와 거짓이 깊숙이 박혀있는 그 땅의 권력자들을 하나님이 재어보시니 모자란다. 신뢰를 상실했기에 더 이상 권위를 주장할 수 없는 식물 정권은 그렇게 이미 끝나버린 것입니다.

동시에 오늘 우리나라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기를 바랍니다. 미국의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오며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민심이 천심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새롭게 당선된 대통령을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경륜 속에 그를 선하게 사용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인간의 권력이 유한함을 깨닫게 하시고 모든 권력과 힘이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것임을 결코 잊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미국이 진정 하나님 보시기에 위대한 나라가 되기를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합니다.

둘째로 우리를 향한 역사의 부름과 거룩한 책임을 담대히 수행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바벨론에 다니엘을 데려가신 이유가 있었지요. 민족의 어려움과 아픔의 역사 속에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부르심이었습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아픔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예비하신 다니엘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담대히 하나님의 공의를 선포하고 불의에 대항하는 촛불 들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얼마 전 청와대에서 종교 원로들을 만나주시겠다고 부르시니 쏜살같이 가서 거룩하게 차 마시고 안전하게 성경 읽어주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는 원로(?)분들을 본받지 말아야 합니다. 다니엘은 벨사살 왕 앞에서 모든 금은보화와 명예를 배설물처럼 마다하고 담대히 하나님의 심판을 면전에다 선포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다니엘을 예비하신 목적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대한민국의 아픈 현실 속에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를 남기신 목적이 있습니다. 곧 불의한 세력에 하나님의 공의를 선포하고 아파하는 국민 편에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치유를 전하는 거룩한 부르심입니다. 오늘 시대적 역사적 부름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사명입니다. 우리는 누구보다 기도하고 누구보다 담대히 그 사명을 수행합니다.

우리나라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백성과 그리스도의 교회가 이제 새로운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민적 통합과 화합을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통령이 아니라고 불평과 불만으로 분열하지 말아야 합니다. 걱정되고 두려워서 캐나다로 이민 갈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천국 이민 일 순위인데 두려울 것 없습니다. 단연코 미국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불평하고 근심하고 떠날 생각하는 대신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새로운 대통령과 이 나라를 위해 깨어서 기도해야 합니다.
또한 내가 원하는 대통령이 되었다고 교만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인종을 향하여 더욱 열린 마음과 사랑으로 획일이 아닌 화합을 이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안에 함께할 때 더욱 강력합니다.(Stronger together in God) 하나님 안에 미국은 진정 위대합니다. (America great in God)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관자이십니다. 이 시대에 여러분과 저를 남기신 하나님의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역사적 부름을 거룩하게 감당하는 것입니다. 걱정 대신 믿음으로 우리는 이 난세를 돌파해 나갈 것입니다. 사모하는 주님 볼 그 날까지.

김호진 목사(올랜도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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