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 기행문<14> Minnewanka Lake(미네완카 호수)

김명열 기행문<14> Minnewanka Lake(미네완카 호수)
여행작가 및 칼럼니스트 / myongyul@gmail.com
어제는 저녁 늦게까지 비가오더니 오늘은 구름이 많이 끼고 날씨가 선선하다. 어제 내린 비로 높은 산위에 쌓였던 눈들이 많이 녹았다. 산아래 쪽에는 비기오지만 높은 산 정상에는 아직도 눈이 내린다. 산중턱 윗부분이 많이 녹아 내렸다. 어젯밤에는 비가오고 온도가 내려가서 방안에 희팅을 틀고 잤다.
가벼운 쟈켓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Minnewanka 호수와 Johnston Canyon계곡의 Upper Fall’s와 Lower Fall’s폭포를 관광할 예정이다.
어제 아침과 같이 캐나다1번 국도를 따라 Banff쪽으로 울라갔다. 밴프시내로 들어가는 인터체인지에 도착하여 우리는 밴프시와는 반대쪽으로 차를 몰았다. 호수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길목에는 공원경찰이 입장표를 구입했는지, 돈을 주고 구입한 그 티켓을 차창에 붙였는지를 조사하고 있었다. 입장티켓이 없으면 그 자리에서 돈을 지불해야만 공원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캐나다 록키는 크게 밴프 국립공원과 제스퍼 국립공원, 이렇게 두 곳의 국립공원으로 이루어져있다. 재스퍼국리공원의 가장 큰 호수는 멀린 호수이고 밴프 국립공원의 가장 큰 호수는 미네완카 호수이다. 무려 2Km의 넓이에 호수의 길이는 28Km나 된다. 밴프시내에서 자동차로 약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나무숲으로 둘러싸인 산길을 따라 호수주차장에 도착하면 확 트인 미네완카 호수를 만날 수 있다. 이곳호수의 미네완카의 뜻은 원주민의 말로 (영혼의 호수)라는 뜻이란다. 이호수가 너무나 크고 웅장해서 그 고요함과 동시에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어 영혼에 감명을 받아 그들은 이렇게 이름을 지었나보다. 주차장에서 호수로 가는 길에는 자그마한 카페도 있어서 차나 커피, 그리고 간단한 간식도 사서 먹을 수 있다.
드넓은 호수에서 낚시도 즐길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힘들고 미리 투어를 신청해야 된다고 한다. 이곳 호수에서 즐기는 Banff Lake Cruise가 있는데 그 배를 타고 호수위를 유유자적 구경하며 즐길 수도 있다. 재스퍼국립공원에 멀린 호수 스피릿 아일랜드 크르주가 있다면 밴프 국립공원에는 미네완카 호수의 밴프레익 크르주가 있다. 호수 안쪽까지 1시간동안 왕복하는 크르주는 악마의 협곡(Devll’s Gap)까지 다녀온다. 1889년부터 시작된 1백년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보트 크르주는 단순히 주변의풍경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미난 가이드의 설명까지 곁들여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다. 그 외에도 호수주변을 트랙킹 하거나 미네완카호수로부터 밴프까지 이어진 길을 자전거를 타고 즐길 수도 있다. 미네완카 호수를 관광한다면 바로 옆에 있는 투잭 레이크도 연결되어있으니 함께 본다면 더욱 좋다.
이곳에서는 주위에 야생동물들이 많이 있어서 운이 좋으면 각종 야생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주위가 필요하니 차밖으로 나와서 보는 것은 위험하다. 호수를 관광하던 중 호수옆 주차장 전망대 옆에는 어른 팔뚝만한 커다란 다람쥐들이 굴속에서 나와 이곳저곳을 살피며 사람들 곁으로 먹을 것을 얻으려고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었다. 이곳뿐 아니라 밴프국립공원의 어디를 가나 곳곳에는 야생동물들에게 절대로 먹이를 주지 말라고 경고 싸인이 세워져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곁으로 다가온 동물들이 귀여워서 갖고 온 음식이나 과자류를 던져주곤 한다. 내가 그곳에 갔을 때도 어린애들이 과자류를 다람쥐에게 던져주고 있었다. 호기심이 생겨 나도 어린이들과 함께 어울렸다. 어느 사람은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다 공원경찰에게 적발되어 벌금을 5백달러를 물어주고 관광도 더 이상 못한 채 추방당했다고 공원의 매점주인이 말해준다. 서둘러서 다람쥐들과 조금 어울려 놀다 급히 일어나 제자리로 왔다.
호수변 주위를 보니 한국에서 관광온 많은 단체손님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기념사진을 찍느라고 법석이다. 그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니 울긋불긋 하나같이 모두가 등산복차림이다. 이곳뿐 아니라 관광지 곳곳에서 보면 한국인들, 특히 한국에서 관광 온 사람들은 요란스러운 옷차림으로 시끌벅적 떠들어대며 한국인티를 낸다. 소란스럽게 웃고 떠들며 사진을 찍고 왔다 갔다 하는 한국 사람들을 보고 다른 구경을 온 사람들이 이상한 듯이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중국에서 관광 온 사람들이 너무 소란스럽고 질서 없이 막무가내로 앞뒤로 설치고 다니는 것을 보고 이맛살을 찌푸렸는데, 이들 또한 진배가 없다. 가만히 보면 이곳 미국이나 캐나다에 이민 와서 사는 한국인들은 오히려 질서를 잘 지키고 예의가 서있는데 특히 중국 사람들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들을 남의눈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행하고 있다. 가래침을 내뱉고, 과자나 칩을 먹은 포장지를 슬쩍 나무 밑에 던지기도 한다. 피부색깔이나 얼굴모양이 비슷한 한국인들을 외국 사람들이 볼 때는 같은 중국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근처에는 공중화장실이 있었는데 버스로 관광 온 많은 사람들이 두칸의 간이화장실을 사용하다 보니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되었다 개중의 어느 한국관광객 2명은 저쪽의 후미진 곳 나무 밑에서 서서 용변을 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공연히 얼굴이 후끈거리며 달아오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마치 죄라도 지은 것처럼 쿵쾅거리는 가슴을 억제하며 서둘러서 다음 관광행선지인 Johnston Canyon을 향해 차를 몰았다. <1039 /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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