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 기행문<7> Ruby Fall’s (루비 폭포)

김명열 기행문<7> Ruby Fall’s (루비 폭포)
여행작가 및 칼럼니스트 / myongyul@gmail.com

Look out (Inclain Railway), 산악열차를 타고난 후 우리일행은 그곳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 루비폭포로 이동했다. 차타누가 시 다운타운에서 그리 멀지않은 Look out산 중턱에 오르면 금방 다다르게 되는 Ruby Fall’s 건물은 언뜻 보면 유럽 중세의 고성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건물이다.
겉보기에 어떻게 저런 건물 안에 그 유명한 폭포의 출입구가 있을까? 하고 의혹이 들었으나 건물 안에 들어서자 그 의문은 곧바로 해소되었다. 건물 안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에 의하여 지하 동굴 깊은 곳에 있는 동굴의 입구로 곧장 내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동굴의 지하폭포는 1928년에 룩 아웃 마운틴의 한쪽 능선에서 진행되던 동굴 탐사중에 레모 램버트라는 사람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는 1923년에 회사를 설립하고 1928년 터널 공사로 인해 봉해졌던 지점을 향해 지하 굴착공사를 시작했다. 수직으로 파 내려가던 굴착드릴이 처음으로 발견한 동굴은 램버트가 기대하고 있던 것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동굴이었다. 17시간만에 처음으로 발견된 동굴은 허리를 펼수있을 정도의 좁고 낮은 공간을 직접 탐사한 후에 그는 장장 145피트 높이의 동굴속 지하폭포를 발견하게 되었다. 두 번째 탐사에 동행한 그의 아내 이름을 따서 폭포이름을 ‘루비’라고 붙인 램버트는 바로 동굴개발에 착수해 1930년부터 일반인들을 위한 개방을 하였다고 한다.
Ruby폭포로 가는 지하 동굴엔 천장과 벽면에 기괴한 형상의 돌들이 은은한 LED조명 속에 신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동굴입구에서부터 폭포에 이르기까지 4~5차례 가이드의 장황한 설명을 듣다보면 조금은 지루한감도 없지 않았는데, 20여명으로 이루어진 관광객들을 한 팀으로 묶어 가이드가 안내하는 관광형태로 지하폭포에까지 이르는 한 시간 반이 넘는 탐사시간 내내 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조용한 가운데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따르며 구경하는 것이, 도떼기시장처럼 시끄럽게 떠들고 소란을 피우며 구경하는 한국의 관광풍속도와는 퍽이나 대조적이었다.
루비폭포로 가는 지하 동굴속 주변에는 천장과 벽면, 밑바닥 등등에 아주 괴상하고 특이하게 생긴 각종 형상들의 돌과 바위들이 은은한 LED조명 속에 신비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안의 여러 가지 모습들은 촛대, 햄, 용의 다리, 베이컨, 코끼리 발톱, 악어, 나이아가라폭포, 등의 그럴듯한 제목을 붙인 작은 안내판을 붙여놓아 방문객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었다.
관광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동굴탐사가 끝나는 마지막 구간 캄캄했던 광장에 한순간 환상적인 음악과 함께 화려한 LED조명이 비치자 눈앞에 선연히 드러나는 물줄기와 기포, 폭포아래의 작은 호수 등등… 이 지하폭포는 미국 내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깊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라고 하는데 1120피트 지하의 폭포길이는 145피트이며 1분당 100갤런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고 하며 이물은 테네시강으로 흘러 들어간다고 한다.
처음에 이 깊고 낮은 지하의 물이 도대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가를 보기위해 실험을 했다고 한다. 물이 떨어진 작은 호수에 진한 색깔이 있는 물감을 잔뜩 뿌려놓고 몇 주야를 관찰하고 조사를 한 결과 이물이 테네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동굴이 생성 된지는 약 3천만년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여러 동굴 중에 최초로 이곳에 전기가 가설되었고 현재는 1만6천와트의 전력을 태양열로 생산해 내고 있어 미국내 최초의 ‘그린 글로브 관광지’로 제정됐다.
이곳은 쿠바 미사일 위기당시 소련의 핵공격 대피소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최대 720명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지하시설을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루비폭포 지하 동굴을 관광하고나오니 비가 억수로 퍼부어 길거리는 온통 물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비를 맞지 않고 구경 한번 잘했다.
그길로 나와 차타누가 시내를 관광하고 저녁식사를 근처 레소토랑에서 마쳤다. 식사 후 강가의 드라이브코스를 돌며 야경을 감상했다. Riverside Drive 길을 따라 Chickamauga Dam에 도달하니 드넓은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호수 옆에 아름답게 조성된 Chester Frost County Park에서 산책을 하고 휴식을 취한 후 다운타운 인근 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내일 갈 곳을 미리 체크 해 보고 음식물이나 기타 용품들을 점검하여 내일 주립공원을 방문하는데 지장이없도록 준비를 해 놓았다. 호텔의 침대에 누워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집을 떠나온지 벌써 며칠이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좋고 편한 호텔이라고 해도 내 집의 침대만큼 편하질 않고 내집 만큼 안온하지가않다. 세상에서 아무리 구중궁궐만큼 좋은 집이나 시설이라고 해도 내가 생활하고 다리 뻗고 편한 잠을 잘 수 있는 곳은 내 집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매번 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여행은 무척 즐겁고 깨가 쏟아지듯이 재미있는데, 그래도 집이 그립고 가고 싶다. 오늘밤 꿈속에서나 내 집 침대에서 편안히 잠을 자는 꿈속에 빠져보겠다. <1031 / 0720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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