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꾸러기의 짧은 글 긴 생각> 마음의 옷장

이경규목사  / 서울 새로운 성결교회 담임
인생을 살아가면서 늘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먹는 일, 씻는 일, 자는 일, 정리정돈 하는 일이다. 이중에서 먹는 일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일임과 동시에 삶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먹는 즐거움이 있기에 인생이 즐겁다. 잠자리에 드는 것도 즐거움이다.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복잡한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쉼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기에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다.

그런데 씻는 일과 정리정돈의 일은 자꾸 미루고 싶은 일이다. 해야 하는 일인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일이다. 그래도 해야 한다. 씻는 일을 잘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씻어야 깨끗해 보이고, 좋은 냄새가 난다. 그리고 또 꼭 해야 하는 일은 내 주위를 정리 정돈하는 일이다. 늘어놓고 편안하게 사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얼마 지나면 사람 사는 곳이 아닌 곳이 되어 버린다. 나는 사람인데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서 사는 사람답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정리정돈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곳을 만드는 모습이다. 정리정돈을 잘하며 살자. 사람답게…

우리 집에는 옷장이 있다. 옷장안에는 여러 가지 옷이 걸려 있다. 하루하루 옷을 갈아입으면서 그냥 넣어 두다 보니 옷장속에 옷이 가득 차 있어서 문이 열려진다. 열려진 옷장의 모습은 보기 좋지 못하다. 시간을 내어 옷을 꺼내고 하나하나 사용할 옷과 정리해 두어야 할 옷을 구분해서 옷장정리를 해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리정돈은 늘 해야 하는 일이다.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으면 필요한 것을 찾는데 어려움이 없다. 필요할 때 즉시 찾아서 사용하는 유익함이 주어지기에 정리정돈을 잘해 놓는 습관을 갖고 살아야 한다.

정리정돈된 옷장은 사용하지 않는 옷장이 아니다. 늘 사용하는 옷장이다. 세탁을 하고 난후 정리정돈을 잘해 놓고 사용하고 다시 세탁을 하고 정리정돈을 잘 해 놓고 사용하고를 반복하는 것이다. 한번 하는 일이 아니라 늘 해야 하는 일이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생겨나는 사건과 사고로 인해 감정의 기복이 복잡할 때가 있다. 그럴때일수록 더욱더 정리정돈을 잘해야 한다. 감정을 구분하고, 사용할 것과 버릴 것을 잘 구분해야 한다. 버릴 것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정리정돈을 잘 할 수 있다. 내가 품지 말아야 할 감정은 내어 버리자. 그래야 실수하지 않게 되고, 감정을 잘 추스릴 수 있는 작은 여유가 만들어진다. 마음의 옷장을 정리정돈하는 일은 늘 해야 하는 일이다. 이 일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고, 내 옆에 있는 이웃을 도와주는 봉사의 손길을 펼 수 있다.

사람에게는 마음의 옷장이 있다. 그 옷장에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수많은 감정과 기억의 옷들이 놓여 있다. 한번 사용하고 넣어둔 옷들이 많아지면서 옷장의 문이 닫히지 안는다. 가끔은 마음의 옷장을 정리정돈해야 한다. 보관해 두어야 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고, 지금 당장 사용할 것과 나중에 사용할 옷을 구분해서 정리해 두어야 한다. 정리정돈을 하는 일은 힘들지만, 한번 해 두면 얼마의 시간동안은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깨끗하게 살아갈 수 있다. 마음의 옷장에 담긴 감정의 옷들을 잘 구분해서 정리해 보자. 불필요한 신경을 쓰는 일들을 정리하고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어 가볍게 만들자. 인생은 마라톤이다. 불편한 감정과 마음을 늘 정리하며 가볍게 만들며 살아야 한다. 먼 길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 마음의 옷장을 보여 주자. 정리정돈이 잘 된 내 모습을 보여 주며 정리정돈의 유익함을 알려주자. 그러면 그도 좋은 영향을 받아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잘 정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성숙함에 대한 경험들이 많아지게 된다. 성숙함은 우리의 삶에 여유를 가져다 주고, 그 여유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포용성을 키워준다. 포용성을 통해 가슴으로 사람들을 안아주는 따뜻한 모습이 나타나면서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만들어진다. 이런 아름다운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 보자. 그 출발선은 내 마음을 정리정돈하는 일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999/111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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