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꾸러기의 짧은 글 긴 생각> 하나님이 내게 주신 선물 “기억”

이경규목사 / 서울 새로운 성결교회 담임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 머릿속에서 기억이 사라진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내 인생이 100년이라도 하루살이 같이 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하루를 살고 기억이 지워지고, 하루를 살고 기억이 지워지는 삶을 반복하다가 죽음에 이른다면 참으로 불행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억이 내 인생의 발자취를 알게 해 주는 소중한 능력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기억을 통해 가족을 알고, 친구를 알고, 이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들과 더불어 인생을 살아가면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남기며 살아가고 있다. 바라기는 좋은 기억으로 점철된 인생길을 걷고 싶은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램일 것이다.

기억의 사전적인 의미는 과거의 사물에 대한 것이나 지식 따위를 머릿속에 새겨 두어 보존하거나 되살려 생각해 내는 것이다. 지식습득의 과정에서 기억은 필수요소이다. 외부에 있는 지식을 내 기억속으로 복사해 놓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복사된 지식을 통해 또 다른 지식과 경험을 융합하여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진다. 머릿속에 저장된 지식은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좋은 판단의 근거가 된다. 기억된 지식을 기반으로 지혜로운 선택과 결정을 내리게 되는 과정의 연속이 인생이다.

기억은 내 머릿속에 자동적으로 저장된다. 내 삶의 모든 것이 다 기록되는 것은 아니지만 순간순간 중요한 기억들이 내 머릿속에 저장된다. 그러므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선택과 결정을 내릴 때 좋은 선택과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내 삶의 순간순간이 모두 기록되기 때문이다. 잘못된 선택과 결정으로 인해 아픔의 기억이 남는다면, 미래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좋은 선택과 올바른 결정을 통해 먼 미래에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웃을 수 있는 현재를 만들어 가야 한다. 오늘 하루가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날로 만들기로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좋은 기억은 미래의 내 삶에도 좋은 영향력을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기억은 문서로 기록이 되면서 책이 되고, 책으로 남겨진 기록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후대들에게 좋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교재의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의 문명시대가 만들어진 것은 선조들의 기억을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정치, 종교, 문화, 예술, 체육, 사회, 과학, 의학등등 사회전반의 모든 분야에서 연구발전시킨 기록들이 남아 있었기에 그것들을 후대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지금과 같은 발전된 문명을 만들었다. 기억을 기록해 두면, 그 기록으로 인해 수십년의 연구결과를 습득하는데 수일밖에 걸리지 않는 시간의 압축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먼저 이 세상을 살아가신 분들이 오랜 세월을 통해 연구하여 남겨놓으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또 다른 연구가 진행되면서 인류문명이 발달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억은 역사를 만들어 놓는다. 과거의 사람들이 살았던 기록을 역사라고 한다. 역사는 시대의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원인과 과정과 결과를 기록해 놓는다. 역사의 판단은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선택과 결정의 모습을 후대들이 보면서 “더 낳은 선택과 판단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그 교훈을 삶속에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선순환구조는 없을 것이다. 역사가 존재해야하는 분명한 이유다.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으면 나와 우리 모두의 인생이 한층 더 나은 삶으로 변화될 것이다.

기억은 자서전을 만들어 준다. 자서전은 위대한 인물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태어날때부터 죽을때까지의 일들을 기록해 놓은 것이다. 위대한 인물들의 자서전을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방향성을 배우게 된다. 내 자녀에게 나의 자서전을 남겨 주면 어떻까?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 살의 자서전을 남겨두면 내 자녀들이 먼 훗날 그 기록을 읽어 보며 그리움의 눈물과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지 않을까! 손자손녀들이 할아버지의 자서전을 읽으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렇게 인생을 사셨구나!”라는 배움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좋은 인생길을 걷게 될 것이다. 이렇게 기록이 내려간다면 경주 최부자집 이야기처럼 후대들이 지켜야 할 삶의 덕목들이 만들어지고, 그 덕목들이 지켜지면서 뼈대 있는 가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

나로부터 시작되는 자서전을 만들어 보자. 하루의 일을 일기로 남겨 두자. 그 작은 하루의 기록이 1년이 되고, 10년이 되고 50년이 되면 그 기록을 통해 인생의 진리를 몇가지 정리해 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먼 훗날 이 세상을 떠날 때 후손들에게 그 기록물을 넘겨 주자. 후대들이 내 삶의 50여년의 세월의 기록을 단 일주일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부모를 통해 배우는 아름다운 기억을 갖게 될 것이다. <983/0715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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