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목사라는 이름의 무게감

 

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처음 목사가 됐을 때 “ 나는 목사다” 라는 자부심과 떳떳한 용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목회 현장에서 이리저리 다듬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 나는 목사이고 싶다” 라는 자조 섞인 고백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목회가 점점 무게감으로 다가올 때 “ 나는 정말 목사일까?” 라는 회의감과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처음엔 목사가 된다는 것이 천하를 얻은 것 같고, 그 누구보다 나만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자신감, 용기, 희망도 하나 둘씩 꺾이고, “ 나는 정말 목사일까? “라는 질문이 생길 때쯤이면 힘은 소진되고, 마음을 탈 때로 다 타 들어가고, 심적인 압박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될 때쯤 일 것입니다.
성장의 이데올로기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게 되고, 설교의 생명력도 점점 감이 떨어지게 되고, 이런 저런 관계에 부딪치고 싶지 않아 대인기피증도 생기기도 합니다.
사실 목사들은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고충을 들어줄 상담자가 필요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목사는 절대로 철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영적인 존재도 아닙니다. 그래서 목사는 일정한 시간을 목회 일선에 두었다가 쉼의 시간을 가지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목사에게서 더 이상 나올 것이 없고, 선한 것이 없고,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때까지 방치되면 목사 자신도, 교회도 모두 소진되고, 흩어지고, 그 책임감의 무게는 평생에 실패로 자리 잡게 되기 때문입니다.
의욕이 없어서도, 용기가 없어서도, 마음가짐과 기도를 하지 않고 말씀을 보지 않고, 설교준비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런 것들보다 무게감이 더 커질 때 그 무게감은 이 모든 것을 삼켜버릴 위력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목회자가 그 무게감을 견디지 못해 실패하고, Burn out되고, 결국 거친 말과, 독설과,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게 되고, 말에 칼날이 서려있게 된다면 그 아픔을 누가 고스란히 받게 됩니까?
이재철 목사가 “그대는 이런 목회자가 되라” 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 중 몇 가지만 간추려 지면에 올립니다.
1] 새벽기도가 끝남과 동시에 개인 기도를 충분히 하라 그 시간을 놓치면 하루 중 따로 시간 내 기도하기 어렵게 된다.
2] 새벽기도가 끝나면 집에 가서 자지 말라. 하루 중 그 시간보다 영성을 기르기에 더 좋은 시간은 없다.
3] 심방의 대가로 어떤 경우라도 돈을 받지 말라. 그것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인격을 파는 짓이요, 스스로 삯꾼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4] 교인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목회자이어야 한다. 교인들이 없다고 해서 목회자의 정체성을 망각한다면 결국 사람 앞에서는 목회자의 연기를 하는 셈인데 연기하는 목사에게는 성령님이 역사하지 않는다.
5]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위해 교회에 금전적인 요구를 하지 말라. 목회자는 주어진 것 속에서 자족하며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적 권위는 주어지지 않는다.
6] 교인들에게 대접만 받는 사람이 되지 말라 먼저 베푸는 사람이 되라 목회자가 나눔의 종착역이 되려 하면 스스로 썩어 버린다.
7] 실수를 깨달았을 때에는 즉시로 사과하라. 실수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잘못은 실수를 깨닫고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것이다.
8] 목회 활동 중에 알게 된 교인의 비밀은 누구에게도 누설해서는 안 된다.
9] 내일 떠나더라도 지금 섬기는 교회를 중간 기착지라 생각지 말고 종착역으로 여겨라. 당신에게 주어진 생명은 오늘까지만이라는 생각으로 섬겨라
10] 교회재정에 관여치 말라. 한번 관여하기 시작하면 재정이 목회의 핵심이 되어 버린다. 목회의 핵은 복음이지 재정이 아니다.그리고 부연해서 목회자는 잘 쉬어야 합니다. 온전한 쉼을 가져야 합니다. 일과 사역에서 떠날 순 없지만 그래도 가급적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주안으로 들어와 온전한 쉼을 선택해야 합니다. 쉴 수 없는 목회자는 교인들에게도 쉼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
정말 목회가 소명이 되려면 성도들보다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 앞에 더 가까이 나가서 그분께 더 많은 시간을 내어 드려야 합니다. 그것이 더 강한 소명을 만들어 주고, 더 강한 목회를 만들어 내는 오두막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교회를 섬기고 계시는 목회자들에게 이번 주는 격려의 말 한마디 혹은 “목사님 힘내십시오. 우리가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용기의 말 한마디를 전화, 카톡, 혹은 문자를 날리십시오. 목회자는 교회라는 음식점에서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성도님들은 그 요리에 맛을 내는 사람들입니다. 목회에 맛을 더해 주십시오.
<969/0325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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