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년 10월 31일, 제성기념일(신앙의 본을 보인 모든 성인의 날 전날 밤) 전야에 95개 논제를 비텐베르크 성 교회의 문에 내걸면서 종교개혁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직접적인 문제는 교회의 면죄부 판매로 시작된 것이지만 썩을 대로 썩은 천주교와 돈과 권력에 눈이 먼 사제들의 타락이 마틴 루터의 가슴에 불을 붙인 계기가 된 것입니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일어난 지 514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개신교는 무소부위의 권력과 힘과 물권을 얻었고 장악했습니다. 교회들은 로마 교황청이 세운 성당들에 버금갈 만큼 화려하고 더 많은 돈을 들여세워지고 있습니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당시 천주교의 기반을 둔 사회에 불어온 놀라운 혁명이었습니다. 그 대가로 마틴 루터는 천주교의 반역자요 이단아가 됩니다. 기존의 굳어진 종교의 틀을 박차고 깨트리고 나온다는 것은 반역자가 되고 이단자가 돼야 합니다. 그러나 그 대단한 종교개혁은 그 자체로서는 대단한 일이었으나 절반의 성공뿐입니다. 제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그것은 정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겠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개혁은 결코 성공한 개혁이 아닙니다. 도리어 천주교의 수많은 비 정통성들이 개신교로 옷 갈아입은 기회와 빌미를 제공하는 시발점이 된 것입니다.
종교개혁의 선두주자였던 루터 자신은 여전히 사제였고, 그 안에 뼛속까지 천주교회의 사제이며 성모마리아를 철저히 숭배하고 천주교회의 정신과 신학과 종교적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체 이뤄진 개혁이기 때문입니다. 옷만 갈아입었다고 개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혁자의 정신과 사고체계로부터 개혁되지 않고는 또 다른 형태의 천주교가 하나 더 생긴 것뿐입니다. 그것이 개신교라는 이름으로 옷만 갈아입었을 뿐입니다.
도리어 그 첫 번째 개혁 때 초대교회 정신과 잃어버린 교회의 유산들을 복원하고, 진정한 성경적 정통성을 붙잡고 철저히 초대교회로 돌아가려는 시도로 교회의 건물을 없애고, 소유를 제한하며, 생명력 있고 복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만들었다면 지금처럼 기독교가 타락하고 천주교의 거수기 노릇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천주교회는 큰집이고, 개신교회는 작은 집정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벗어 날 수 없다면 지속적인 개혁이라도 일어나야 했습니다. 그러나 종교 개혁자들이 남긴 족적을 어떻게 폄하할 수 있겠습니까만 그러나 솔직히 그들에게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들은 더 나은 기독교를 만들기 위해 더 중요한 가치와 정신을 무시하고 때론 짓밟아버렸습니다. 그 당시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하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도 죽일 수 있고, 화형을 시키기도 하고, 자신의 이익과 이득을 위해 가난한 자들의 주머니를 떨어 갈 수도 있었습니다. 형태만 다른 것이지 그 내용물은 타락한 천주교와 별 다른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신학교에서는 예수님보다 칼빈이 더 중요합니다. 칼빈을 손대면 가만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뭐라 하면 누구도 그것은 타당한 논제요 건강한 논쟁거리로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칼빈주의가 돼 버렸고 그들을 추종하는 무리들을 칼빈주의자들이라고 부릅니다. 이미 개신교회의 전통 아닌 전통이 돼 버린 성탄절, 부활절의 사건은 4복음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사람들은 원래 어떤 전통과 주입되는 사건을 만들어 그것이 마치 자신들이 신봉하는 어떤 존재에 대한 예우요, 예의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끊임없이 그것을 주입해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둔갑시킨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천주교가 해왔던 방식입니다. 초대교회를 다루고 있던 사도행전과 다른 서신서들 안에서는 성탄절, 부활절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성탄절이 나왔고, 부활절이 나와서 주입되고 지키도록 강요하고, 믿게 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대로 따라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천주교회가 큰집이 맞고, 개신교회는 작은 집이 틀림없습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질문과 논쟁들은 이단이라 불리는 집단에서 필살기를 동원해 설득하고 있다는 것도 앎이다. 그러나 저는 그런 논쟁거리를 하나 더 만들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학자들의 몫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비성경적이고, 비 복음적인 것들이 기독교의 모양을 하고 버젓이 예수님의 자리에 예수님 행세를 한다는 것에 대해 일말의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대부분의 것들이 천주교로부터 유입된 세속문화라는 것입니다.
지금의 개신교는 제 2의 종교개혁을 감행 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 기득권과 그 현실에 젖어 그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지 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과연 마치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현재 개신교라는 거대한 공룡을 건드릴 수 있습니까?
미국은 1년에 4000개 이상의 교회들이 문을 닫고 있고, 복음을 처음 받아들인 유럽의 교회들은 이제 노인들밖에 남지 않게 되었고, 교회는 모스크로 매입되고, 술집 아니면 유명 관광명소로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교회들은 빚더미에 올라가 있고, 한해 문을 닫는 교회들이 수 천 개가 됨에도 이름과 모양만 바꿔서 또 다른 개점을 서두르는 교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한국의 개신교인의 수는 1200만에서 1000만으로 1000만에서 현재 800만정도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하락폭이 매년 늘어 간다는 것입니다. 어떤 학자는 한국교회는 20년 안에 500-400만 미안의 군소 종파로 전락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습니다.
한 장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국교회 성도들은 줄어드는데 목사들은 점점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더 이상 새로운 성도들이 들어오지는 않는데 기존에 교인들이 모두 신학교로 가는 모양이네요? 라고 웃은 적이 있습니다.
교회의 급속한 세속화, 돈의 전지전능하심 속에 빠져버린 교회, 맘몬의 영에 사로잡혀 버린 목회자들과 교회 중직자들, 성도들의 허리띠를 짜내 자신의 배를 불렸던 과거 사재들의 타락과 천주교의 전횡들이 이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개신교의 현실입니다. 거의 정황은 루터가 개혁을 일으킨 시대의 천주교회의 정황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제 개신교회는 제2의 종교개혁이 일어나지 않으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우리가 다시 돌아가야 할 종교개혁의 자리는 우리의 모든 것들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 되야 합니다.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빌2: 6-8)
이 말씀은 목사들로 하여금 설교하고 가르치도록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이 말씀처럼 살라고 주신말씀입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이 이 땅에 세운 그분의 교회입니다. 거기에는 어떤 기득권도, 부요함도, 명예도,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멋진 광고도, 먼지교회에 대한 선전도, 교회교세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자랑도, 목사가 무슨 차를 타고, 몇 평 아파트에 살고, 얼마나 큰 집에 사는지도 없습니다. 거기에는 버림과, 내어줌과, 낮춤과 복종과 죽음만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기독교이며 바로 예수, 그분의 교회입니다.
우리의 몸을 감량하고, 체질을 바꾸고, 복음을 위한 절대적 가치 외에 다른 모든 불필요한 가치들을 과감히 자르고 버리지 않는 한 천주교의 거수기로 남을 뿐이며, 결국 역사는 그런 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제 2의 종교개혁이 절실히 요구되는 긴급한 시대입니다. <955/1210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