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아름다운 5월을 맞아………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5월이다. 길고도 긴 겨울이 지나고 춘3월이 되었는가 싶더니 어느새 4월이 가고 지금은 일년의 계절 중에 가장 아름다운 봄이며 그중에는 계절의 여왕이란 명예로운 대명사를 선물 받은 5월이다. 우리들 주위에는 이름 모를 풀꽃과 야생화가 군무를 이루며 자태를 뽐내고 있고 정원에 피어난 철이른 장미꽃은 아침 이슬을 머금고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듯이 보인다. 조금만 주의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 쉽게 꽃향기를 맡을 수 있는5월이다. 옛날부터 우리네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우리는 꽃의 종류나 이름조차도 잘은 모르지만 그 그윽한 꽃의 향기는 누구에게나 향기롭게 느껴진다. 분간할 수 없이 요동치는 가슴처럼, 꽃향기들은 무언가의 처음을 닮아있다. 5월은 봄이다. 낮의 길이가 많이 길어지고 일조량이 늘어 햇볕의 온도가 상승하여 조금은 덥다하더라도, 그로 인해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진다하더라도 5월은 여름이 아니라 아직은 봄이다.
5월의 끝자락이 되면 온도가 올라가고 어느 때는 불볕더위도 연출되지만 신록은 그에 비례하여 점점 짙어만 간다. 사람들이 봄과 여름을 가르는 기준은 푸른 것에 대한 싫증의 문제이다. 제아무리 5월이 덥다해도 5월의 투명한 푸르름과 햇볕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5월은 누구나 좋아하는 달이기도하다. 세상에 존재하며 태동하는 모든 것들은 아름답다. 아니 정확히 표현한다면 태동하는 그 방향이 아름답다. 비록 시간과 세월이 지나서 어떤 것은 붉은 낙엽으로, 또 어떤 것은 마른가지로 변신하여 없어져버린다고 할지라도, 태동하여 자라나는 모든 것, 융성하는 그것들의 성장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
가을의 소멸보다 봄의 태동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 끝을 알면서도 달려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회색으로 다가오는 낙엽 지는 11월의 그날보다 화사한 햇빛 속에 녹색으로 덮여 가는 5월의 오늘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대단치 않은 성숙이 비로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를 모두의 동력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니 어린애의 웃음같이 선하고 깨끗하며 명랑한 5월의 하늘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우리가 비록 가난하여 가진 것이 넉넉지못하다할지라도 마음은 부자가 되어 이러한 때는 모든 것을 가진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바 기대하는바가 없다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오는 바람은 다음순간에라도 모든 것을 가져다 줄 것 같은 희망 감을 안겨준다. 오늘도 5월의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맑고 푸르며 우리들 주위 일대를 덮은 신록은 어제보다 더 깨끗하고 신선하며 생기 있는 듯이 보인다. 사람이란 모든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세상에서는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존재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사람으로서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면 반드시 사람사이에 살고 사람사이에 웃고 울고 부대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때, 푸른 하늘과 찬란한 태양이 있고, 생명력 넘치는 신록이 모든 산과 들, 언덕을 덮은 이때, 기쁨에 넘치는 자연의 속삭임이 하늘과 땅,나무와 나무, 풀잎과 풀잎, 꽃과 꽃잎사이에 은밀히 수수되고 그들의 삶과 기쁨의 노래가 금시라도 우렁차게 울려나와 산천초목들을 흔들 듯 한 이러한 때를 맞으면 나는 비록 내 곁에 친한 친구가 있고 찻잔을 가운데 두고 밤새워 정담을 나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할지라도 이러한 아름다운자연에 곁눈을 팔지 않을 수 없으며 그 기쁨의 봄, 5월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람들은 오늘도 환경의 지배를 받는 현실 앞에 세속에 얽매여 머리위의 화사한 햇볕과 파란하늘이 있는것을 알지 못하고 한 푼이라도 더 챙겨서 부를 쌓으려하고 자기를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명예를 생각하는데 여념 없이 살아간다. 때로는 오욕 칠정(五慾七情)에 사로잡혀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상쟁(相爭)하며 살아가는데 시간과 세월을 다 보낸다. 그래서 우리인간들이란 이렇게 비소하고 저속하게 보일 때가 있나보다. 결국은 이 아름다운 대자연의 거룩하고 신비로운 조물주의 영광스러운 섭리와 조화를 깨뜨리는 한 오점, 한 잡음밖에 보이지 아니하여 가능하면 이러한 때를 이용하여 잠시 동안이라도 사람의 일을 떠나 사람 속에 일을 잊고 속세의 찌든 때를 씻어내듯이 나의 가슴 속을 씻고 나의 마음을 씻어 하늘과 바람과 한가지로 숨 쉬고, 느끼고, 노래하며 풀과 나무처럼 초연하게 살아가자. 수필가 피천득은 5월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5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고……)사람들은 흔히들 이 아름다운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말한다. 5월은 겨울동안 얼었던 자연과 산천초목이 생기를 되찾아 완연히 푸르러지고 봄꽃을 피우는 대부분의 식물들이 화려한 꽃을 피우며 날씨는 온화하고 봄바람인 훈풍은 살랑살랑 불어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달이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활짝 피고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기 시작하고 생기가 돋는 계절이기도하다. 그래서 이5월은 계절 중에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나보다.
5월의 숫자5는 우리말로 다섯이다. 즉 닫고 서다(閉立)는 뜻으로 어두운 지하의 삶을 닫고 밝은 지상으로 솟아나는 새싹의 돋음이다. 5월에는 여러 기념일이 있는데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인의 날이 있어 사랑의 관계를 솟아나게 하자는 인간의 공통된 약속의 표현이다. 그래서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인간들에게 가정은 관계의 최소단위로 동양에서는 가정의 家는 한지붕 아래의 식구들을, 庭은 그들이 함께하는 공간을 뜻한다. 서양에서도 Home이란 패밀리와 House가 합쳐진 뜻으로 동. 서양이 가정의 의미에 공감하고 있다.
가정 또는 홈은 인간의 자격을 가르치는 최소의 교육단위이기도하다. 육신의 생존법과 구성원간의 정서관계를 체득하고 바람직한 인격이 형성되는 가르침이 존재해야 한다. 우리말의 가르치다는 가르다(磨)와 치다(育)의 혼성어로 윗세대가 정성을 다하여 아랫세대의 몸과 마음을 닦고 육체적 인격적인 성장을 돕는 것이다. 바람직한 인격이란 의식이 성장을 더하여 더 큰 조직에 즉 자신과 민족과 사회와 인류에 도움이 되는 가치관을 형성하고 실천하는 올바른 인격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충분히 받은 청소년은 성장을 통해 차츰차츰 엔도르핀의 분비로 청년기에 안착되고 보모사랑, 나라사랑, 이웃사랑의 올바른 가치관속에 훌륭한 인격도 형성된다고 한다.
이 아름다운 5월을 맞이하여 부모 자식간에도 새로운 정이 싹트고 풍요로운 신록을 맞듯이 아름다운사랑이 피어나서 인간의 향기가 넘쳐나는 복된 가정을 이루고 축복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5월의 맑고 파란하늘처럼……………

* 五慾七情=수면욕, 식욕, 색욕, 명예욕, 재물욕…희(喜기쁨), 노(怒노여움,화냄), 애(哀슬픔), 락(樂즐거움), 오(惡미움,욕설), 욕(慾욕망,두려움), 애(愛사랑,기쁨).

<myongyul@gmail.com> 9270514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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