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아버지의 뜻

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이사야53장7-12절의 말씀은 작년 고난주간에 묵상한 말씀의 내용중 일부입니다.
무엇인가를 대신하고 누군가를 대신한다는 것 그것이 좋은 일이라면 지원자들이 넘쳐날 텐데 불행히도 그것은 상하고 병들고 고통스럽고, 죽기까지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런 일을 위해 부르신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의아합니다
하나님의 진정한 뜻은 무엇일까요? 죽음이라는 터널을 지나는 것도 과연 하나님의 뜻일까요? 우리가 그 하나님의 깊은 속을 한치라도 이해라도 할 수 있을까요? 그분의 셀 수 없는 생각을 우리가 과연 몇 개나 맞출 수 있을까요? 인생의 여정중에서 과연 우리는 하나님의 뜻과 우리의 생각이 일치해 “빙고”라고 외칠 수 있는 것이 과연 몇 개나 될까요?
그런데 그것이 고난속에 숨겨져 있고, 굴욕과 고문을 당하고, 죽어야만 하는 것 속에 숨겨져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분의 뜻을 헤아리고 발견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의지와 뜻이 그 아들을 상하게 하는 것이고 그 아들을 병들게 하는 것이고 그 아들을 죽이시는 것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고, 그 아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모든 피조물은 회기본능을 가지고 있고, 살고자하는 욕망이 죽은 것보다 강하기에 죽음직전에 울부짖고, 죽음의 문턱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건만 그분은 그저 잠잠하셨습니다. 도살장으로 가는 걸음이 당당할 수는 없지만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어떻게 도살장으로 끌려가시면서 아버지의 뜻을 알았을까요?
죄를 지은 일이 없는데 죄를 지었다고 우기는 사람들에게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도 주님은 아무 말도, 저항도, 항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유죄판결의 망치소리를 들으면서 주님은 아버지의 뜻을 어떻게 아셨을까요?
그분은 십자가에서 죽어가시면서, 서서히 목숨이 끊어지는 상황가운데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물거품이 되었고, 말 그대로 끝이 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주님은 아버지의 뜻을 헤아리고 알 수 있었을까요?
‘주께서 세우신 뜻을 그가 이루어 드릴 것이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다른 아무것도, 아무런 단서도, 그렇게 하면 어떤 보상이 있다는 확언도 없었습니다. 다만 ” 아버지께서 세우신 뜻을 아들이 이루어 드릴 것이다” 가 전부였습니다.
이루어 드린다는 것은 아무런 조건도, 보상도, 아무런 의미를 부여해주지도 않습니다. 다만 주께서 세우신 뜻만 남는 것입니다.
그 뜻 때문에 죽어야했습니다. 그 뜻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했습니다. 그 뜻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굴욕을 당했습니다. 그 뜻 때문에 아픔과 질고와 고통을 몸에 지녀야했습니다.그 뜻 때문에 인생의 모든 즐거움과 행복과 의미를 모두 버려야했습니다. 그 뜻이 사랑한 사람들을 자신의 주변에서 떠나게 했습니다. 그 뜻 때문에 한 제자로부터 버림받고 다른 제자들부터도 배반을 당해야했습니다. 그 뜻 때문에 나무에 달려야했습니다. 그 뜻 때문에 죄 없는 분이 유죄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 뜻이 아들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어디하나 유익 될 것이 없습니다. 행복을 줄 만한 것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잘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도 없습니다. 인정과 높임과 부와 위치와 칭송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곤 어디하나 그분의 뜻 안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것이 십자가의 길이다. 그것이 아들이 그렇게 이뤄드리고자 원했던 아버지의 뜻이었습니다
그분의 그 뜻 안에는 철저히 “자아” 즉 “내가가 배재되었습니다. 나 라는 자아가 철저히 배재 돼는것이 바로 그분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아버지의 뜻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자신을 죽여야 하셨나봅니다. 철저히, 아주 철저히 자신을 깨박살 나도록 허락하실 수밖에 없었나봅니다. ” 너에겐 더 이상 다른 길이 없다 오직 이길밖에….” 나의 심장에 요동치게 했던 그날의 음성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명심해야하는 것이 있습니다. 꼭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하는 것입니다.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이것은 이 길을 가는 사람들의 룰입니다.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 입니다. 아무런 저항도, 아무런 투덜댐도, 아무런 반항도, 아무런 회피도, 아무런 불평도, 아무런 원망도, 아무런 궁시렁 댐도, 아무런 어리광도… …. 입만 아니라 너의 마음속에서조차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했습니다. “보라! 네가 죽기 전에는 아무런 약속도, 언약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너는 다만 아버지 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것만 하라, 그것이 네가 할 유일한 것이다. 나머지는 네가 죽고 난후 아버지가 하실 것이다. 그것은 너의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것이기 때문이다. 너의 것을 버려라. 다 버려라. 지금까지의 너의 방식을 버려라. 쓰레기통에 과감히 버려라. 그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없다. 그러면 더 이상 너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그러면 내가 너를 위해 일 할 것이다. 내 아들이 나에게 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너도 내 아들이 한 일에 동의하느냐?”
<926/0506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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