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영적 우울증을 앓고 계십니까?

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카톡에 어떤 분이 동영상 하나를 보내주셨습니다. 세모시라는 강연 프로그램에 올라온 어느 강사의 강연동영상이었습니다. 사회 각층의 전문 분야에 계신 분들이 나와 15분의 짧은 강연을 통해 도전과 지식, 웃음과 소망을 주기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인 듯했습니다.
마침 그 영상은 김영옥 서울여대 기독교 교육과 교수가 열정, 권태. 성숙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찾아보시면 유익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강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열정의 과정을 지나면 반드시 권태기 과정이 온다고 합니다. 열정이 대단했던 정도에 따라 권태기도 몸살을 앓게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숙이 바로 여기서 결정이 난답니다. 즉 권태기를 어떻게 넘어가느냐에 따라, 그 시간을 도리어 자신을 위한 도약의 기회로 삼으면 성숙의 방향으로 향하지만 권태기에 너무 오랫동안 머무르고 자꾸 신경질만 부리고, 자기 비약과 비관에 빠지면 우울증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위의 강연 주제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그것을 지금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적용해 보았습니다. 즉 교회생활도 이런 패턴으로 전개되는 것 같아 흥미가 생겼습니다. 이민생활속에서 사람들을 만나보면 과거에 교회를 들었다 놨다 안해 본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대단한 열정으로 교회를 섬기고, 하루에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일과 교회를 오가며 불철주야 섬긴 분들이 지금은 열정기의 기간이 끝나 권태기에 접어든 분들도 계시고, 어떤 분들은 권태기에 너무 오래 젖어있어 영적인 우울증에 빠져 계신분들을 만나보게 됩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유독 한국교회 성도들은 그 영적 권태기를 도약으로 삼아 성숙을 향해 가는 기회로 삼는 확률보다 우울을 향해 가는 확률이 현격히 높다는 것입니다. 이 영적 권태기에 찾아온 상처, 아픔, 배신감, 회의감, 인정받지 못함, 존중받기보다는 무시와 냉소로 인해 그것을 부둥켜안고 그 모든 책임이 자신의 것처럼 스스로 모든 의지와 자신감을 잃고 넋이 나간 사람들처럼 아무런 소망없이, 이젠 교회는 형식적이 발걸음에 그치고, 설교에 대한 비판의 강도는 높아만 가고, 말씀으로부터 더 멀어져 감에도 감각조차 되돌아오지 못하는 중증 우울증세를 보이는 분들도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그 권태기를 성장과 성숙의 과정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일까요?
한국음식의 특징은 숙성과정을 어떻게 얼마나 거쳤느냐에 따라 그 맛의 깊이와 식감이 달라 집니다. 그러나 서양 음식은 어떻습니까? 숙성과정이 필요없이 빨리 먹을 수 있는 패스트프드식 식단이 대세입니다. 기다림보단 시간입니다. 우리의 이런 좋은 전통적인 음식맛처럼 신앙의 맛도 우러나오고 숙성되어가는 과정 없이 인스턴트식 신앙생활로 하나둘씩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 마음 아픈 일입니다. 신앙은 절대 빨리, 급하게 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앙적 열정기를 넘어 권태기로 접어든 사람들이 그 권태기를 통해 우울기에 머무르지 않고 성숙기로 도약하기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하려고 합니다.
1. 자기 비하의 늪에서 벗어나십시오.
자기를 높이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자신을 비하하고 비관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마치 자기의 잘못인냥, 자기 때문에 빗어진 것처럼 스스로 자신을 그렇게 함정속으로 빠트리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 수렁은 빠져들기는 쉽지만 빠져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빠져들지 않도록 시도해야 합니다.

2건강한 인간 관계를 시작하십시오.
대개 그런 영적 우울증이 걸리는 경우 유유상종이라고 하듯 그런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기 때문에 더 가속화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 자원이 전부 고갈되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나오는 것은 과거 열정기 때의 회한과 자랑뿐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것이 아닌 남의 자원을 마치 자신 이 경험한 것처럼 꾸며내는 모사뿐입니다. 그 들속에 있다보면 내 안에 생명의 자원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내안에 남아있던 자원마저 유출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결국 비판과 비난, 그리고 논쟁으로 시간을 시간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몸은 더 피곤하고 지치고 맙니다.
생명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십시오. 용기를 주고, 회복을 주는 사람들과 교제하시고 사귐을 가지십시오.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할지 모르지만 점차 그 분위기와 그들의 표정과 마음을 알게되면 그안에서 나오는 생명의 힘을 경험하게 될것입니다.

3. 예전의 열정은 빨리 버리십시오.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있는 소중한 것을 행하십시오.
예전의 열정은 이미 지나가 버린 것입니다. 물론 과거가 오늘을 만들었지만 과거는 더이상 여러분의 현재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과거가 지금 여러분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 여러분들은 결코 미래를 볼수없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과거에 대한한 일을 하셨고, 다른 사람들이 이룰 수 없는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것은 그 과거에 일어난 일이었고 그것은 이미 과거에 모든 보상을 받은 것입니다. 그것을 현재 다시 들추고 과시하는 것은 여러분들이 그 과거를 그렇게 행복하게 살지 못했다는 반증입니다. 정말 과거를 성공적으로 살고 사역하신 분들이라면 현재의 여러분의 삶은 더 신중해지고, 더 깊이가 있어야 하며, 그 성공한 과거를 가진 분의 노련미와 성숙함을 간직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항상 소망을 배우고 느낄수있게 될 것입니다. 그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여러분들이 할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일, 알아주지 않지만 의미있는 일을 다시한번 시작해보십시오. 여러분은 금방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보게 될 것입니다. 권태기의 자리에서 우울증이 아닌 성숙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918/0305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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