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몸이 아픕니다.

최래원목사 / 올랜도 선한목자교회 담임
저는 가끔 편도가 부어오르면 오열이 나고, 몸살이 오고, 온 몸이 힘을 다 잃고 한 며칠을 쉬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경험합니다. 몸이란게 참 신기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서로 유기적인 관계인지 평상시에는 잘 모르다가 몸이 아프니까 알게됩니다. 몸 어딘가가 아프고 탈이 나면 그곳만 별도로 아프거나, 독립적으로 고통을 느끼지 않고 그 아픈 부위때문에 온 몸이 고통하고, 아프고, 기력이 없고 힘을 쓰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디 한군데 칼로 베이기라도 하면 그 칼로 베인 곳을 위해 몸은 과히 대단한 힘을 발휘합니다. 아픈곳을 혼자 버려 두지 않습니다.
서로 달려들어 그 아픔을 감싸주고, 품어주고, 자기의 에너지를 그 아픈곳을 위해 쏟아내 줍니다. 그래서 자신은 상처가 났지만 그 상처난 부위는 다른지체의 도움을 받아 회복됩니다.
신비한 회복의 비밀입니다. 건강한 몸은 그 상처가 더 빨리 아물게 됩니다. 그러나 몸이 건강하지 않을 때는 그 상처는 더 오래오래 회복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회복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몸이란 의학적으로 수억개의 세포들과 힘줄들과 근육으로 연결된 가히 풀 수 없는 신비한 조직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교회가 고통하고 있습니다. 몸인 교회가 여기저기 찢기고, 상체기가나 신음하고 아프다고 호소합니다.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마땅히 교회가 받아야할 영광스런 상처라면 좋겠습니다. 그 상처와 고통은 장차 받을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는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상처가 아닙니다.
여기저기 얻어맞고, 터지고, 굶주리고, 급기야 버려지기조차 합니다. 몸이 부서지고 파괴되고 극심한 호흡곤란을 느끼고, 아파서 호소를 하는 대도 아무도 관심도, 상처난 몸을 위해 서로를 감싸 안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도 상처날까봐 슬슬 피합니다. 자기도 덩달아 손해보고, 미움살까봐 아픔을 보고도 쉬쉬합니다. 그래서 혼자 스스로 그 상처를 감싸고 회복해야하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어떤 사람은 평생 그 상처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그 상처가 너무 커 이 땅에서는 도저히, 누구도 치유할 수 없기에 주님 앞에까지 그 상처를 끌어안은체 가슴 아파하면서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몸이 약해지면 외부로부터 오는 저항력이 약해져 계절만 바뀌어도, 공기만 달라져도, 조그만 바이러스에도 몸안으로 쉽게 침투해 들어오기 때문에 그것을 이길 힘이 없어지게 합니다. 몸이 상처를 받으면 가장 치명적인 것은 쉽게 영적공격에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문을 굳게 닫아버리게 되고, 더 이상 마음의 문을 열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도 또 상처받지 않으려는 자가 본능이 발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교회를 떠나는 사람은 평생 교회에 나오지 않습니다. 서서히 믿음도, 신앙도 잃어버리고 맙니다.
병원도 가면 회복실있습니다. 그래서 수술후 깨어나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가장 힘들고, 또 힘든 고통의 시간을 지나왔기 때문에, 아픔과 눈물의 시간을 지나 그 아픔의 상처를 싸매주고 치유하고, 덧나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살펴주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 한 사람을 위해 헌신되어있습니다. 부르면 즉시 달려옵니다. 불편한 것이 없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그들은 회복하는 환자에게 헌신합니다. 그냥 방치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처방을 내려줍니다. 때론 그들의 말동무가 되어줍니다. 아픈 사람은 스스로 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안됩니다. 바로 이 회복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회복실이 없습니다. 아무도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습니다. 여기저기서 아픈 환우 들이 아우성을 지르고, 고통을 호소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 몰라라 합니다. 그 정도면 다행입니다. 아픈데 더 찌르고, 더 후벼대고 치료가 끝난 부위를 다시 건드려 재발되게 하기 일수입니다.
그 말은 교회는 더 이상 건강한 예수님의 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교회가 아프다는 말입니다. 심각한 수술이 필요한 암 말기 환자와 같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어도 치유를 거부합니다. 안아프다고만 합니다. 내 병은 내가 아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제 수술대에 올라가야 할 대상은 세상이 아니라 교회입니다. 우리의 폐부를 열고 아픈 부분을 힘들어도 끄집어내고 도려내야 합니다. 우리안에 있는 병의 원인 즉 죄들을 끊어내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에 대해 짖고 있는 죄들, 교회안에 만연한 죄를 옹호하고 죄인지도 모르고 버젓이 행하고 있고 자행되고 있는 것들을 회개해야합니다.
아픈 사람이 아프다고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아픈데도 난 아프지 않고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이 더 문제인 것이다.
그 아픔이 도려내지고 고쳐지고 수술되야 회복이 일어나고 건강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몸은 아픈데 우리는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몸을 위하시는 주님을 도리어 아프게 합니다. 이제 교회는 정확하고 냉철한 진단을 받아야합니다. 정밀검사를 통해 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해 나가야 이민 교회는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런 교회는 반드시 회복됩니다. 그런 교회는 반드시 살아납니다. 생명을 가진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생명을 나누는 삶을 살게되고, 이제 아프고 고통 당하는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또 다른 상처를 주는 어리석은 일을 멈추게 될 것입니다.
단언컨대 이 세상에 건강한 교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연약함과 병을 인정하고 주님의 손길안에서 치유되길 바라는 교회는 질병과 질환을 가졌지만 그것이 약점이 아니라 하나님의 돌보심을 받는 은혜로운 교회가 될수 있습니다. <917/0226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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