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2014년, 새해를 맞이하여………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2014년 갑오년 청말띠의 새해가 되었다. 모두들 새해가 되어 부푼 꿈과 설레이는 마음으로 일년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보다 나은 미래를 창출하고자 노력과 심혈을 쏟고 있다.
찾아온 이 새해의 의미는 지난해를 옛것으로 규정하는 사람에게만 새해가 된다. 옛것으로 규정을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옛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새로운 도약과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출발과 각오를 다짐하는 사람에게는 찾아온 새해의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우리가 맞고 찾아온 새해에는 보다 과감한 판단과 결정으로 감정에 얽매어 용서하지 못한 자를 용서하고 미련을 두고 버리지 못한 것들 역시 버리고 정에 얽매어 끊지 못하고 질질 끌려오다시피 한 잡다하게 얽히고 설킨 실타래같이 꼬인 사회적 문제들도 끊어버려서 새로운 정신과 새로운 뜻으로 새해를 경영해나가자. 과거는 우리가 살아온 흔적이고 역사이기에 그것을 통해서 미래를 전망하기도하지만 그것은 흐르는 물처럼 잊어버릴 때 새것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가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거기에만 집착하거나 연연하지 말고 새해가 열어준 활기찬 무대 위에 내 나름대로 설계한 아름다운 삶의 구상을 새해의 화판위에 멋있게 그려 넣어야겠다.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는 나 자신이 어떠한 기대와 노력을 가지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니까………
새해를 준비한다는 것은 올해의 각오와 결심을 세우고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대한 설계와 구상을 말한다.
각오라는 말은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어떻게 할까 하는 궁리와 설계구상을 준비하는 것이라면 결심은 어떻게 하기로 이미 마음을 굳게 작정한 것을 말한다. 각오가 생각이고 계획이라면 결심은 그 계획대로 이미 실천하기로 마음을 먹은 결정을 말한다. 한해를 성공적으로 사느냐 아니면 실패하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각오와 결심을 했느냐에 달려있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실패의 삶을 살은 사람을 보면 이런 계획과 구상의 준비가 안 되어 있거나 세웠다 할지라도 의지가 부족하여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이다.
2014년이 되고 벌써 여러 날이 지나갔다. 희망찬 아침해가 떠올랐고 찬란한 새아침의 새해가 흘러가고 있다.
묵은해가 가고 이제부터는 새해라고 한다. 새해에는 새 태양이 뜨고, 그러면 또 새 운이 솟아오르고…… 모두들 이렇게 기원한다. 사람들은 예부터 새복(福)을 찾으려고 집을 바꾸고 이름을 바꾸고 그리고 꿈을 새롭게 하곤 한다. 이런 것을 두고 볼 때 갸륵한 환상이라고나 할까. 어제의 태양이나 오늘의 태양이나 조금도 다를 게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꾸만 새해는 작년 해와는 다른 것인 양 여기고 있다. 아마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일 것이다.
새해라고 다를 것은 없다. 묵은해와 똑같이 둥글고 붉고 그리고 유구한 옛날부터 더듬어온 똑같은 궤도를 밟아 아침에 동쪽에서 떴다가 저녁에는 서쪽으로 떨어진다. 그래도 우리는 뭔가 다른 양 여기고 싶어지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애틋한 기원이라고나 할까. 동해의 새해는 상운(祥雲)이 잡히는 둥, 육룡(六龍)이 버티는 둥, 마냥 서기(瑞氣)에 가득 차 있기만 하다. 그러나 도심에서 맞이하는 새해는 칙칙한 겨울 색깔에 매연과 먼지에 그을려져 을씨년스럽게만 보인다. 사람에 따라 보는 눈이 다른 것일까? 아니면 새해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일까.
그래도 누구나가 한결같이 바라는 갸륵한 꿈이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복에 겨운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또한 복을 찾다 지친 서글픈 인생들도 많았을 것이다. 복도 화도 전혀 고르지가 않았다. 묵은해는 하루라도 더 묶어 두고 싶어 할 사람보다 묵은해가 하루라도 빨리 지나가기를 애타게 기다렸든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런 새해가 이제 시작된 것이다. 새해라고 묵은해와 다를 것은 별로 없다. 그러나 뭣인가 달라야할 것이라고 굳게 다짐하고 싶은 것이다. 지난해의 슬픔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의 쓰라림 때문에서 만도 아닌 것이다. 그저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고르게 복이 있기를, 그리고 기쁨이 나눠지기를 바라고 싶기 때문이다. 소박한 꿈이라고나 할까.
새것은 무엇이나 다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새해라고 묵은해보다 더 많은 기쁨을 선물하리라고는 굳게 믿을 수도 없다. 그러나 새해에는 적어도 꿈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희원(希願)할 수 있는 가능성만이라도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새해의 태양은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누구의 눈에 나 다 같이 둥글고 찬란하게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새해가 되었다. 이 찾아온 새해가 무슨 꿈을 안겨줄지, 무슨 슬픔을 안겨줄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지금은 그저 밝은 일들만을 기다리는 기쁨으로 가슴을 부풀려놓고 있기만 하면 될 것이다. 이런 기대와 희망은 꼭 어리석음에서만은 아닐 것이다. 불교의 법어(法語)에 보보시도장(步步是道場)이란 말이 있다.
인생은 등산과 같다지만 여기에는 정상(頂上)이 없다. 그저 한걸음 한걸음 걸어 나가는 것뿐이다. 발을 옮겨놓는 하나하나가 수행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걸을 때에 너무 먼 곳에 눈을 두어서는 안 된다. 또한 너무 발밑에 눈을 두어서도 안 된다. 옛 수도자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이라했다. 걸을 때에는 늘 6척 전방을 노려보라는 것이다. 호랑이가 걸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처럼 천천히 그러나 착실하게 한발 한발씩을 옮겨가라는 뜻이다. 금년은 청마(靑馬)의 해, 무슨 일이 나에게 닥쳐올지 아무도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호시우행의 자세가 필요한때이다. 말은 흰색의 백마, 검은색의 흑마, 붉은색의 적마, 황색의 황마 등 많은 색은 있지만 푸른색의 청마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청마의 의미는 박력, 강인함, 생존감 등을 담고 있다. 2014년 갑오년 청마의 해를 맞아 우리 모두는 강인하고 박력 있게 내 생의 설계를 꾸려가서 행복을 쟁취하여 생존감을 만끽하며 사는 올 한해가되자.
<myongyul@gmail.com> 9120115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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