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따듯한 마음을 갖자.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연말연시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도 불우한 이웃과 소외된 사람들에게 따듯한 나의 마음을 베풀어줄 때이다. 행복의 모습은 불행한사람의 눈에만 보이고 죽음의 모습은 병든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고 한다.
집안이 화목하고 편안하면 행복한집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집안은 집안에 웃음소리가 멈출 줄을 모른다. 그러나 불행한집안은 불화와 불목이 넘쳐나고 고함소리는 문밖까지 들려나온다.
그런 집에는 행복이 찾아왔다가 들여다보고 이내 발길을 돌려버린다. 남편의 사랑이 클수록 아내의 소망은 작아지고 아내의 사랑이 클수록 남편의 번뇌와 스트레스는 작아진다고 한다.
옛날속담에 밥은 봄처럼, 국은 여름처럼, 장은 가을처럼, 술은 겨울처럼 이란 말이 있다.
이렇듯 모든 음식에는 적정온도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는데도 서로가 나누는 사랑의 온도가 있다. 사랑의 온도는 언제나 100도(섭씨)를 유지해야 좋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대개가 99도에서 멈춰버리는 경우가 많다. 기왕 누구를 사랑한다면 사랑이 뜨겁게 끓어오르는 때까지 그 대상을 사랑해 주시기 바란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행복이란 결코 많고 큰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을 가지고도 감사하며 만족할 줄 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사람이다.
얼마 전 타계하신 법정스님은 무소유를 강조했다. 내 생각에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욕심을 부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뜻이 된다. 현재의 삶이 가진 것이 많지 않고 가난하다고 자신의 처지를 불행하게 생각하지는 말자. 당신이 선택한 맑은 가난은 더러운 행동으로 치부하고 모은 재산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살아가면서 버리고 내 마음을 비우는 것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내가 갖고 있는 쓰지 않는 모든 것들을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가 없다.
삶의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올바른 삶의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따듯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겠다. 모든 것은 우리들 마음에서 나온다.
행복과 불행도 마음에서 나오고 사랑이나 미움도 나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인생에서 승리한 사람들을 보면 대개가 다 마음을 잘 다스리고 쓴 사람들이다. 마음을 잘 쓰면 복을 받고 마음을 잘못 쓰면 화를 당한다. 그런 까닭에 우리들은 매일 매순간을 내 마음을 잘 다스려야한다.
언제나 따듯한 마음을 유지하고 남들을 사랑해야한다. 자신의 마음이 차가와 질 때 우리는 교만해지고 사랑도 식어진다. 그리고 남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도 사라지고 쉽게 남을 비판하고 정죄하게 된다. 우리의 마음은 따듯해야하지만 우리의 머리는 차가워야한다. 내 머리가 뜨거우면 분별력을 상실하게 된다. 분별은 차가운 머리로 해야 하지만 사람을 품고 사랑해 주는 것은 따듯한 가슴으로 해야 한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갖고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자.
따듯한 마음을 소유하고 살면서 인생의 승리자가 되어야 한다. 자기 자신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욕망이라고 하고 남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망이라고 한다.
남들이 잘되기를 바라며 따듯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에는 얼마나 될까? 자신의 욕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타인들의 희생이 필요하고 타인의 소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희생이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소망과 욕망의 열매는 내 마음속에 같은 가지에 열려있는 두 가지 마음의 열매로서 환경의 지배와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그 형태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겨울이 다 떠나가지도 않은 듯 한 쌀쌀한 이른 봄날 아동복가게에 허름한 옷차림의 아주머니가 여자아이를 데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우리 딸이예요. 예쁜 티셔츠하나 주세요.” 가게주인은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아무거나 괜찮아요. 우리엄마가 골라주시면 다 좋아요” 하는 것이었다. 옷을 고르면서 나누는 두 모녀의 대화에서 정이 넘쳐났다. 두 모녀는 만 원짜리 티셔츠를 사가지고 나갔다.
그런데 얼마 뒤 아이가 그 옷을 들고 와서 “저 죄송한데요, 이거 돈으로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
“왜 엄마가 사주신 건데 무르려고 하니? 엄마한테 혼나면 어쩌려고?” 가게주인은 약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말했다.
아이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하는 말이 “사실은 엄마가 저 아래시장 좌판에서 야채장사를 하셔요. 하루 종일 벌어도 하루에 만원을 못 버실 때가 많아요. 엄마한테 미안해서 이 옷을 못 입겠어요.”
순간 가게주인의 코끝이 찡해왔다. 불쾌한 마음을 가졌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 큰사랑을 가지고 온 아이가 예뻐서 “그래 참으로 착하고 예쁜 생각을 하는구나. 이 돈은 다시 엄마를 갖다 드리고 이 옷은 아줌마가 네 그 고운 마음씨가 예뻐서 너에게 선물로 주는 거야” 하면서 작은 청바지와 함께 예쁘게 싸서 아이에게 들려주면서 “그래 마음씨가 예쁘니 공부도 잘하겠지만 더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날은 봄을 가지고온 예쁜 아이의 마음 때문인지 하루 종일 손님도 많이 왔고 기분도 상쾌한 봄 날씨 그대로였다. 다음날 아주머니가 봄나물을 한 봉지 갖고 와서 “얘가 무얼 사주면 늘 그런다오.” 하시면서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허리를 굽히고 감사를 표했다.

세상을 따듯하게 사는 법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아무리 추워도 마음을 나누는 순간 우리는 따듯함을 느낄 수 있다. 그 따듯함 속에서 우리는 하나가되고 따듯한 마음은 이렇게 거리를 채우며 다시 나에게 따듯함이 배가되어 돌아온다.
이 추운겨울에 밖의 온도는 차가와도 내 마음의 온도는 따듯한 마음으로 살아가자. 2014년을 맞으면서 우리 모두 따듯한 마음을 갖고 사랑을 나누며 복 많이 받고 기쁘게 살아가자. 독자 모든 분들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축원 드리겠다. <myongyul@gmail.com> 910/1230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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