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칼럼> 어처구니없는 플로리다한인회 연합회의 쿠데타

<김현철칼럼> 어처구니없는 플로리다한인회 연합회의 쿠데타

10 여 년 전의 일이다. 플로리다 한인회 연합회(이하 연합회)의 상당수 회원들이 현 회장이 건재함에도 새로운 다른 회장을 취임하게 하려는 상식 밖의 움직임이 이곳 동포 사회에 잡음을 일으켰다.
연합회는 플로리다 주의 각 지역 전, 현직 한인회장들의 친목단체다. 연합회장이 누가 되는가는 나의 관심사항이 아니다. 다만 소위 한인회장을 지낸 지도급인사들의 모임이 동포사회에 이런 난맥상을 보인다면 그 이유는 분명히 조명되어야 하고 또 어느 쪽이 잘못인지를 가려야 할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전년도 정기 총회 석상에서 차기회장 선거결과 S 아무개 회장이 최고득점자로 당선됐으나 과반수가 못 된다하여 다시 투표, K 아무개 씨를 선출한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연합회는 그 전 정기 총회에서 “회장선거는 총회에서 추천하여 무기명 투표로 하되 최고 득점자로 한다”고 정관을 개정했다. 최고득점자란 과반수와 관계없이 첫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임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나는 여기서 두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선거에 임하면서 당시 불과 10개월 전에 개정된 정관내용을 회장, 사무총장, 이사장 등 전체 참석자 중 단 한사람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오. 둘째, 정관 내용에 K 아무개 씨를 당선시킨 두 번째 투표가 잘못됐음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고장 플로리다 동포사회의 최고기관임을 자처하는 연합회원 중 상당수는 합법적으로 당선된 분이 자기와 친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정관마저 따르지 않으려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작태를 노출시켰다는 점이다.
이것이 우리 연합회의 수준이었다는 생각에 이르자 혹시 타민족사회에서 이를 알까봐 창피해서 내 얼굴이 불거짐을 어쩔 수 없었다.
정관이 마음에 안 든다면 정당한 수순을 밟아 차기총회에서 개정해 그 이후 새 정관의 규정을 따르되 당선된 신임회장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회장직을 수행해야 되는 것이 상식이 아닌가?
자기 편한 대로 정관을 무시하고 자기네에 유리한 결과만을 주장한다면 어찌 이를 “법치”라 하겠는가?
미국법인인 연합회가 따라야할 규법과는 거리가 먼 적당주의일 뿐이다. 이런 문제가 지역 한인회에서 불거졌다 하더라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리고 타일러야 할 처지에 있는 연합회임을 알았어야 했다.
특히 S 회장은, 법으로는 자신이 당선됐음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연합회의 평화를 위해” 첫 번째 선거결과에 따른 자신의 회장 당선을 주장하지 않았고 너그러운 도량과 겸허한 자세로 뒤로 물러서서 두 차례의 임시총회를 열도록 양보한 끝에, 즉 세 차례의 총회 끝에 또 다시 서 회장이 당선됐음을 당시의 많은 동포들은 눈여겨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이러한 연합회의 쿠데타 관련 장본인들은 그 당시를 상기시켜 주는 이 글을 보고 오늘 날 무엇을 느낄까? 아직도 자기네가 옳았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이제 인생의 훈장이라는 뚜렷한 주름살을 이마에 달고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젊은 혈기에 정관까지 어겨가면서 쿠데타를 하다니 지금 생각하니 창피하군’ 하고 겸연쩍은 표정을 지을까?
이러한 창피한 선배들의 비민주적 작태를 거울삼아 전 현직 회장들의 모임다운 의젓한 플로리다한인회연합회의 모습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kajhck@naver.com <904/201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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