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아름다운 인간의 향기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무언가에 싫증을 낸다는 것은 만족을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 가졌던 나름대로 소중한 느낌들을 쉽게 잊어가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 물건을 사게 됐던가?. 내가 왜 이 사람을 만나게 됐던 것일까?. 내가 왜 그런 다짐을 했지?. 하나 둘씩 곱씹어 생각을 해 보면 그 느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우리들의 생각은 변화한다. 늘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악기와도 같다. 그 변화의 현(絃)위에서 각자의 상념을 연주할지라도 현을 다루는 악기자체에 소홀하면 좋은 음악을 연주할 수가 없다. 우리는 변화를 꿈꾸지만 사소한 무관심,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이따금씩 불협화음을 연주하게 된다. 현인(賢人)들은 이렇게 말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언제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가까이 있다” 맞는 말이다.
행복은 결코 누군가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눈을 새롭게 뜨고 주위를 살펴보자. 늘 사용하던 구형휴대폰, 어느새 손에 익은 볼펜 한 자루, 잠들어있는 가족들, 그리고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 사랑했던 친구,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 우리는 먼저 소중한 느낌을 가져 보도록 하자.
먼저 그 마음을 되살리고 주위를 돌아보자. 당신은 소중한데 그들은 그렇지 않다고 속상해하지 말자. 꽃은 나무가 피워내는 최고의 아름다움이다. 꽃을 안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안다는 것이다. 꽃은 저마다의 향기가 있다. 가까이 갈수록 더 진한 향을 맡을 수 있고 좋은 향기는 오래도록 멀리 간다. 우리네 사람의 향기도 마찬가지다. 사람도 백리향, 천리향이 있다고 한다. 그냥 몸에 뿌린 향수에서 우러나오는 향기가 아니다. 사람이내는 가장 좋은 향기는 말(言語)에서 풍겨 나온다. 마음이 담긴 따듯한 말, 사랑이 가득 담긴 따듯한 언어는 그 향기가 멀리 갈 뿐만 아니라 그 풍김이 오래오래 간다. 그래서 인간에게서 풍기는 인격의 향기는 바람이 없어도 멀리 있는 상대에게 전달된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거나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 과일이 달린 나무 밑에는 어김없이 길이 나있다. 그것은 그 꽃의 향기를 맡고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서이며 맛있는 과일을 따먹기 위해서 자연적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올바른 품성과 인격을 갖추고 아름다운 인간적 향기를 풍기는 사람에겐 많은 사람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들은 나의 마음에 향기 나는 나무를 심어서 사람들이 그 나무 곁으로 모여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그윽한 향기를 맡으며, 뜨거운 한여름에는 햇볕을 가려주는 채양막이 되어주자.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를 위하여 아량을 베풀고 너그러운 사람, 자신을 해코지하고자 하는 사람도 인격적으로 동화시키는 사람, 그래서 언제나 몸에서는 사랑스럽고 인자한 인품의향기가 풍겨져 나오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 아름다운 인간의 향기가 온전히 내 몸과 마음을 적실 수 있도록…… 그리하여 그 향기를 또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혹시 당신께서는 인간의 향기를 맡아 본적이 있는지 질문을 드린다. 우리의 몸은 향수를 뿌리거나 향내나는 물건을 소지하면 상대에게 좋은 향기를 느끼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들 영혼의 향기는 쉽게 그 향내를 맡기가 어렵다. 영혼과 품성의 향기는 마음과 영혼으로만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몸에서 악취가나면 다른 향은 느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마음과 영혼이 깨끗하지 않으면 다른 영혼의 향기를 맡을 수가 없는 것이다.
당신은 세상을 살면서 어느 누군가에게 인간의 아름다운 향기를 느낀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 사람이 아름다운 인간애를 발휘한다거나 어려운 이들을 돕거나 힘들고 고통 받는 이웃을 도와주고 불쌍한 사람에게 사랑과 구원의 손길을 주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서 진정한 인간의 아름다운 향기를 느낄 수가 있다.
자비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결해 주는 것이고 자애는 다른 이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다. 어머니가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것은 자애이고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조건 없이 보살펴주고 돕는 것은 자비이다. 바로 이러한 자애와 자비를 행하는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가 가장 아름답게 느낄 수 있고 가장 멀리 퍼져 나가는 것이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너무나 혼탁하고 각박하며 경쟁이 지나쳐서 곳곳에서는 싸움이 그치지 않아 사람 살기가 너무나 힘이 든다. 그렇지만 우리는 살아야하고 삶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베풀고 사랑을 해가며 올바르게 살아가야겠다. 사랑을 주고 남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은 단순히 주는 것만 뜻하는 것이 아니다. 주는 것은 받는 사람과 함께 누리는 기쁨이자 행복이다. 어쩌면 이것은 받는 사람이 있기에 주는 사람의 기쁨과 행복이 더욱 충만하여 영혼의 아름다운 향기가 저절로 풍겨 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불우한 이웃이나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따듯한 마음과 손길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삶의 크나큰 행복이고 보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기에 사랑과 자선을 베푸는 것은 나와 상대가 함께 누리는 행복의 운동장이다. 복은 받는 것이고 덕은 베푸는 것이라고 한다. 남들에게 나의 것을 주고 자선을 행하는 진정한 의미는 대가없이 사랑을 담아주는 것이다.
내가 선을 베풀고 보상을 바라거나 고맙다는 말을 기대하는 것은 덕과 자비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거래와 다를 바 없다.
당신은 어떤 향기를 갖고 계시는가?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져본다. 당신께서 갖고 있는 향기가 따듯한 사랑과 마음이 배어 나오는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다. 우리들 각자 모두에게는 나름대로의 향기가 있다.
그 향기는 자신이 어떠한 삶을 살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지금껏 살아온 당신의 삶을 돌이켜보면 자신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하루도 그윽한 장미의 향기처럼 누구나 좋아하는 아름다운 향기를 뿜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절망과 고통의 밤을 보낼 때 비로소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베개에 가슴에서 우려낸 아픔의 눈물을 적셔본 사람만이 이세상의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안다. 당신의 영혼의 향기가 힘들고 어려운 중에 발산된다는 것을 아시기 바란다. 내 이웃이나 친구, 지인들에게 이렇게 따듯하고 사랑스런 내 품성의 향기가 그윽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되어서 타인들에게 전달되어 아름다운 인간의 향내를 맡게 해주면 좋겠다. <myongyul@gmail.com> 072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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