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송영선의 반란

설령 박근혜가 집권 한 들 숟가락 들고 다니기엔 버스는 이미 지나갔다. 자신의 녹취록도 터져 나온 마당에 별수 없다. 다른 진영으로 고무신 바꿔 신으려는가, 아니면 기왕에 못 먹을 밥 재나 뿌려보자는 건가, 암튼 “송영선의 반란”은 엄청난 충격파를 던지면서 일파만파로 연일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친박(親朴)으로 불리는 콩가루 집안의 개판시리즈를 보고 새누리당의 당명을 고쳐야 한다는 온갖 목소리가 다 나온다. 말썽만 나면 제명 탈당이라는 절차로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꼬리만 자른다 해서 소설가 이외수는 새누리당을 “꼬리자르기당”이라고 독설을 퍼붓는가 하면 야당 원내 사령탑은 새누리당을 “후안무치당(厚顔無恥黨)이라고 혹평을 마다 않는다.
친박 비리시리즈 1회를 장식한 박근혜의 대표적인 PK 실세인 현기환과 그와 비례대표 공천헌금 상납혐의로 입건된 현영희 의원사건이 포문을 여는가 싶더니 친박의 좌장인 홍사덕의 뇌물사건이 뒤따라 터졌다. 곧 이어 “안철수가 나오면 죽는다”며 불출마 협박으로 박 캠프의 공보위원인 정준길의 등장이 백미를 장식하나 싶더니 그게 아니다. 선 머슴애같이 생긴 경상도처녀로 막말로 가끔 말썽을 피우던 친박 송영선이 뇌관을 들고 불속으로 다시 뛰어들었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의 비리시리즈, 이름하여 “송영선의 반란극”이다.
일간지에 폭로된 그녀의 녹취록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그런 정당이 과연 실존하고 있었으며 “친박”이라는 소굴의 패거리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검은 돈이 오가지 않고는 움직이지 않았다는 상상을 초월한 폭로다. 이건 새누리당이나 기고만장하는 친박 떨거지들을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밀어 넣으면서도 뒷통수를 갈겨대는 확인사살행위다.
지난 총선에서 경기도 남양주에서 낙선된 그녀의 패배의 변은 기가 막힌다.
새누리당 공천이면 선거랄 것도 없이 당선되는 보증수표지역인 대구 달서구에 공천 신청을 했건만 연고가 전혀 없는 경기도로 박근혜에 의해 낙하산 공천이 된 것을 두고 그녀는 돈 때문이란다. 2-3억쯤의 돈을 박근혜 측에 전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며 폭로한다.
그리고 2007년 경선 당시 박근혜팀에게 25억을 빌려주고 떼 먹혔다면서 자신의 왕팬이라는 강남의 사업가 A씨의 예를 들면서 그 돈 받아줄 것을 부탁 받았다는 사실도 까발리면서 “25억 사건”이라는 또 다른 파문을 예고하는 포문도 마다 않고 열었다.
박근혜 진영을 향한 대가성 금품상납, 돈을 건 낸 사람은 당시 박근혜 특보 및 홍보위원장을 했고 박근혜 후원 외곽조직인 한강포럼을 운영한 홍윤석이라는 실명도 스스로 밝혔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지역구에 기름(돈)을 뿌려 박근혜에게 6만 표만 몰아주면 그 공으로 국방장관 자리가 돌아온다며 6만표 모으는 비용으로 한 2억 정도는 필요해서 부탁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의 폭탄발언도 하필이면 안철수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당일로 정한 타이밍만 해도 확인사살을 뒷밭침해주기에 족하다
친박 진영 금전비리 소식 중에 이게 어디 전부일까만 초상집이 되다시피 한 박근혜 진영으로서는 선거를 불과 90일 앞둔 지점에서 송영선의 반란은 심각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의 반응은 어떤가, 식구가 많다보니 바람 잘 날이 없다면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난 일” 등등으로 난들 어떡하라는 식으로 두루뭉실하게 빗나간 식솔들에 대한 책임 없는 가장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는 식의 표현이 전부다.
최강옥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을 이 자리에 빌린다.
“(쿠데타를)혁명으로 주장하니 장준하가 호통 치고 유신을 미화하니 인혁당이 살아나고, 지조를 밝히려니 홍사덕이 나타나고, 우정을 말하려니 정준길이 아파하고, 경제를 말하자니 이한구가 토라지고, 청렴을 내세우려니 송영선이 춤을 추고. 좌익을 건드리자니 아버지 형제들의 족보가 들통나고…” “박근혜 타령”이라는 정곡을 찌르는 시의적절한 제목의 글이다.
kwd70@hotmail.com<849/0926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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