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금뱃지 야매시장 불황 없는 전성시대

관직(官職)을 팔고 사는 것이 매관매직(賣官賣職)이다.
현대판 매관매직의 무허가 시장! 지칠 줄 모르고 잘 나가는 듯싶던 전성시대 속의 한국의 금뱃지 야매시장이 목하 된서리를 맞고 있다.
상품가격을 붙여놓고 버젓이 내놓고 파는 그런 장사는 아니기에 국회의원나리들이 달고 다니는 똥뱃지 거래는 구태(舊態)의 악취 속에서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었다.
정찰제가 아닌 부르는 게 값이면서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는 게 선진 대한민국 매관매직시장의 현주소다. 옛날 양키시장에서 PX로부터 흘러나오는 뒷거래 물건을 사고 팔듯이 수소문으로 밀매(密賣)하는 수준이지만 불황을 외면하는 야매시장치고는 전성시대를 이루고 있었는데 최근 들통이 나면서 꽤 시끌벅끌하다.
그래도 그렇지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직까지 암거래를 해서야 하는가에 대해 해도 너무 하다며 국민들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그래서 새누리 당내 경선의 토론 과정에서 최근 비박 후보 중 한사람인 김태호 후보는 박근혜를 공격하는 와중에서 그 답게 멋진 한마디를 던진다.
공천매매행위는 인신매매보다 더 나쁜 범죄라며 국회 총선과정에서 공천을 따기 위한 방법이나 비례대표로 진출을 위해 똥뱃지를 사고 파는 공천장사꾼들에게도 성 범죄자들 다리에 부착하는 발찌를 채워야 한다고 일갈했다.
공천장사는 인신매매나 그 어떤 성 범죄보자 더 흉악하다는 논리다.
그리고 현재까지 검찰의 수사진행 정황으로 보아 3억을 주고 의원 뱃지를 산 것으로 추정되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현영희 의원이나 그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구체적 상황이 속속 들어나는 중인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골수 친박 실세로서 지난 4.11총선에서 공천심사위원이었던 현기환 전의원 간의 매관매직의 야매시장 풍경의 그림이 한국신문지면과 TV화면을 연일 달구고 있다.

박근혜로서는 대선가도에 최대위기를 맞은 셈이다.
두 현 씨로 통하는 이들뿐 아니다. 전남 광주 출신으로 유일하게 호남권을 대표하는 최측근 실세로써 박근혜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최고위원과 역시 친박 실세인 현경대 전의원에게까지 지난 총선에서 현의원이 낸 후원금 상납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그런가하면 당명을 바꾸고 신장개업하며 심기일전을 외치던 새누리당이 개혁공천의 아이콘이라던 문재인의 대항마로 부산에서 떴던 손수조까지 현 의원의 검은 돈을 후원금으로 받아 챙겼다는 충격적인 뉴스다.
그래서 물 만난 야당측은 천방지축 떠들어댄다.
저들도 꾸리기는 마찬가지지만 우선 먼저 들통 난 박근혜부터 조지려 든다. 친박진영을 향한 포문을 열면서 박근혜의 책임을 강조하며 후보사태 압박론을 편다.
설령 박근혜 본인은 야매시장에 굴러다니는 그 구린 돈 문제에서 깨끗하다 치더라도 친박 일색인 지난 공천심사위원들을 고양이로 비유하며 그들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박 후보로서는 피할 길 없다는 책임론이다.

그리고 용어선택도 문제다.
“공천헌금”은 또 뭔가?
일부러 그 더러운 똥뱃지 암시장을 신성한 교회로 빗대어 모독하는 말인가?
하나님께 바치는 돈도 아닐진데 헌금(獻金)아닌 “공천장사”라 해야 맞다.
그리고 겨우 당선권에 든 새누리 비례대표 23번을 사는데 3억 플러스 친박실세 후원금 상납이라는 야매시장 거래가격 앞에서 그러면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에서 22번까지의 야매가격은 도대체 얼마냐는 국민들의 관심 속에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섬짓한 소리도 나온다.
현대판 매관매직의 그 야만의 암시장, 그 정체가 명명백백하게 들어 나면서 선량한 국민 대부분은 너 나 할 것 없이 집단 “멘붕”에 빠졌다.
숙적 일본열도를 단숨에 잠재우던 박주영이 날리는 통쾌한 한방 슛을 지켜보던 옆자리의 친지가 내뱉던 말이다.
“박주영과 한국선수들 정말 잘도 하네, 정치는 만년 꼴찌인데…..”라고 하던 그 한숨 섞인 소리가 하루 왼종일 귓전을 맴돌며 떠나지 않기에 해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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