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 칼럼> “너그들도 좀 내 놓고 씹어라”

<김원동 칼럼> “너그들도 좀 내 놓고 씹어라”

최근 안 철수교수의 재산(주식1,500억)사회 환원이 발표되자 정치권이 술렁거렸다.
마지못해 “좋은 일”이라며 배가 아프지만 참고 넘기는 한나라 쪽 친박계나 여타 보수층 대선 잠용들이 있는가하면 대번에 덤벼드는 이들도 있었으니 이게 덤벼들 일인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
안철수를 따라서 흉내도 못 내어볼 일일 바에야 우선 씹고나 보자고 나선 보수계층의 위인들이 있다.
“왜 하필 지금인가?” 하면서 정치적인 시각으로 보면서 기부한 시점에 대한 시비다.

아직 대선 출마의사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사람을 이는(기부행위) 유권자를 상대로 한 매표 행위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가하면 또 다른 이들은 안교수가 기부를 결심한 날 안철수 연구소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두고 서민층과 빈곤층을 선동한 문구가 깔려 있다며 이건 좌파적 논리라고 물고 늘어지기도 한다.
부자 집 아들들을 상대로 장학금 주고 싶다는 미친놈도 봤는가. 교육만이 우리의 희망인데 불행한 여건 속에 사는, 즉 소외되고 가난한 계층의 자녀들에게 그들의 교육을 위해 쓰고 싶다며 내 놓는 일종의 장학금일진데 그 돈이 어째서 시비거리가 되는가!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치고 공식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던 이명박후보가 선거공약의 일환으로 선거를 불과 12일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재산 330억을(청계재단인가 어디로) 헌납하겠다고 발언했을 때는 비교적 조용했던 사람들이 아닌가싶다.
그리고 안 교수는 재산 사회환원과정은 이대통령이나 일부 재벌들의 재산 사회환원 행위와는 질적으로 달랐다는 평이다.
공익재단이라는 비영리재단을 만들어 교묘하게 재산 은닉처를 만드는가하면 재단운영에 개입을 하며 사실상의 기득권을 주장하는 행위와 달리 안 교수는 재단에 개입 아닌 일임을 결정하는 순수한 공익재단 설립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예민한 사안이라 그런지 정치권은 침묵일변도였다.
특히 신경이 곤두세워졌을 법한 한나라당 내의 친박계 의원들도 별 멘트 없이 슬슬 뒷걸음질치며 비켜 나간다.
안철수의 기부행위를 두고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고 제일먼저 그러면 안 된다고 나선 사람은 역시 진중권교수다.
위의 제목처럼 “정치적이라도 좋으니 너그들도 재발 기부 좀 해보고” 난 후에 씹으라는 일갈이다.
정치적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필자도 진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기부라는 나눔의 삶을 실천하며 이제 한국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에서 결정하기에 이른 조그만 결심이라는 안 철수교수의 화끈하고 통 큰 기부를 그렇게 정치논리로 매도해서 될 일인가. 한나라당의 홍정욱 의원도 나섰다.
안교수를 씹어대는 무리들을 보고 “자신들도 사재환원 해본 사람만 안철수를 비판하라”며 경의를 표한다는 깍듯한 예의를 지켰으며 역시 청와대 거수기 정당이라는 도매금에서 늘 벗어나기를 위해 몸부림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원희룡도 홍 의원에게 가세했다.

안철수 교수의 재산 사회 환원은 일차 가치창조로 이룬 부(富)를 2차로 세상에 되돌리는 “나눔의 헌신”이라며 “일파만파의 울림을 부르는 진정한 내공”이라 했다.
그러면서 한사람의 땀과 눈물과 피의 결정체가 보석으로 빛난다며 안교수의 주식 사회 환원이라는 아름다운 그의 공적 헌신성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사실 안철수의 나눔의 철학은 이번이 처음 실천한 것도 아니다.
6년 전에도 연구소의 대표 이사직을 떠날 때 수십억원 상당의 지분을 직원들에게 돌려줬었다.
안철수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야기한 기업인이나 정치인이 더러는 면죄부를 받기 위한 꼼수로 재산 사회 환원키로 하고는 불법으로 슬그머니 자녀들에게 부를 승계하는 재계 엘리트들의 그런 저질의 사고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사람이다.
안철수를 그런 부류들에 갖다 대놓고 장난질하지 말라. 안철수는 다르다. 아니면 적어도 진중권의 말처럼 “너그들도 좀 내 놓고” 씹던지…..
<808/1123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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