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현충일 아침에 띄우는 글- 정상회담 구걸과 돈 봉투

<김원동칼럼> 현충일 아침에 띄우는 글- 정상회담 구걸과 돈 봉투

돈 봉투 사건은 늘 있어 온 일이다.
특히 선거판에서는 후유증으로 늘 몸살을 앓는 단골메뉴다.
유권자로써 귀중한 한 표를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참정권 행사가 아닌 아직도 한 표의 값을 요구하는 정치문화권에 속한 국민들에게는 선거철을 대목으로 보고 장날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선거관행이라 치부하기에는 난치병 수준인 민도의 한계점, 그런 불량 선거문화에 찌들어 살다보니 대안이 있을 수 없고 고작 “돈은 먹되 표는 이쪽으로 찍어 달라”는 계몽(?)이 일상화 된 수준이다.
어느 나라의 선거문화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삼가겠다.
안 봐도 비디오 수준인 독자들을 상대로 누워 침 뱉기는 싫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식적이고 보편화된 그런 유형의 돈 봉투가 아닌 상식을 뛰어 넘는 크고 검은 돈 봉투가 떴다 해서 화제다.
그 위력은 “물방울 다이아”나 “고엽제”나 스포츠복권사업의 일환으로 승부조작을 위한 축구선수들에게 전하는 조폭들의 돈 봉투도 모두 잠재우는 대단한 파워다.
검은 돈을 앞세운 북한을 상대로 하는 그 너절한 발상과 행동이 허구한 달 다 두고 왜 하필 호국(護國)의 달인 6월 그 첫날이라는 묘한 시점에서 터지는가!

남 북한측 통일 장사꾼들이 만나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수순의 일환으로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측의 엉성한 사과문이라도 하나 써주면 드리겠다던 그 검은 돈 봉투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지난 1일 북한 군사위원회 대변인의 기자회견식 발표문에서는 보기에 흉한 표현이 나왔다.
정상회담을 애원하는 남측 관계자들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측의 흐리멍텅한 내용의 사과라도 해달라고 애걸복걸(북측의 일방적인 표현)하는 과정에서 사례비로 돈 봉투를 내 놓았다는 전대미문의 충격적인 발언이다,

정부와 국회는 이문제로 공방전이 벌어졌다.
북측 군사위원회 대변인의 이런 황당한 실토를 기정사실화 한 국회의원들의 신랄한 추궁에 총리와 통일부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발뺌을 하며 믿어주세요를 외친다.
그러나 북측에서 소위 남쪽의 통일부로커인 대통령의 대북관련 주무 비서관을 비롯한 국정원과 통일원의 대북관련 핵심고위직 간부들의 실명을 폭로한 사실 앞에 발뺌의 설득력은 약하다.
아무리 되먹지 못한 김정일 하수인의 상식이하의 폭로라 할지언정 말이다.

남측이 내미는 돈 봉투 앞에서 우리와 전혀 무관한 사건 앞에 무슨 사과냐는 북측의 말에 한국측 브로커들이 한 말이 기가 막힌다. (폭로내용이 사실 대로라면 말이다.)
“북측에서 보면 사과도 아니고 남측에서 보면 사과 같은 형식”의 내용물인 있으나 마나 한 내용의 짝퉁 사과문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괴문서 같은 적당 수준의 사과라도 받고 임기말년에 정상회담으로 땅바닥으로 떨어진 집권당과 대통령의 인기를 만회해 보려는 얄팍한 국민기만행위의 임기 웅변식의 무원칙한 대북정책을 펴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지난 정권들에 의한 두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에서 과연 얻은 것이 뭐냐고 말이다.
실컷 챙기고 마지못해 응해준 정상회담문에 잉크도 마르기전에 그들은 남북 간 철저한 불가침 등 합의내용을 속속들이 파괴한 장본인들인데 그걸 뻔히 알고서도 정상회담을 구걸하며 그것으로 개판국정을 만회하려드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는 천안함 사과 없이는 어떤 대화나 회담도 어림없다고 큰소리치면서 뒷구멍으로는 몰래 국민 혈세인 검은 돈 봉투를 들고 정상회담을 구걸하고 다녔다니 국제망신 이전에, 대통령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할 도리고 이명박식 실용주의의 전부인가 묻고 싶다.

국민들은 물론 천안함 유족들이 어떻게 볼 것이라고 생각해봤는가! 불시에 당한 사고로 숨을 거둔 46명의 용사들은 이 더러운 꼴을 보고 편히 쉬겠는가?
천안함 폭파는 북괴 소행이라고 믿어달라고 그렇게 확신에 찬 말을 대뇌이면서도 왜 돈 봉투를 들고 짝퉁 사과를 요구한 짓거리는 또 뭔가! 무엇이 떳떳하지 못해서 가짜 사과문을 얻으려고 목메어 애걸복걸했는가!

“비록 육신은 죽었다고 하나 그 영혼은 국민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자유대한의 수호신이 되어 달라”는 백령도에 세워진 천안함 순직용사 위령탑에 새겨진 글을 되새겨 보는 6월6일 현충일 아침에 무거운 마음으로 써보는 글이다 (.kwd70@hotmail.com) <785/20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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