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뭐 길래

<김원동칼럼>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뭐 길래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산저축은행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수사 검사들조차 “이건 금융기관인지 범죄 집단인지 감을 못 잡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터져 나온 국가 최고 감찰기관인 감사원의 그것도 차관급인 감사위원이 감찰행위에 반하는, 스스로 뇌물을 먹은 감사원 초유의 대형비리사건이 터지면서 수사진영 뿐 아니라 국민들도 허탈해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은진수라는 감사위원 그가 누구인가, 20대 초반과 후반에 이어 회계 행정 사법고시에서 고시 3관왕을 차지한 엘리트 법조인으로써 30대의 나이에 검사라면 다 부러워하는 특수통 검사였다.
홍 모 검사와 함께 스롯마신 사건을 파헤치면서 검사로써 대 선배인 이건개 당시 대전고검 검사장을 전격 구속시키면서 모래시계검사라는 화려한 각광을 받던 젊은 검사였다.
그가 이번에 터진 엄청난 금융비리 사건의 부산저축은행의 비리의 핵으로 등장, 감사무마 청탁조로 건네 받은 것이 문제화됐다.
일반 서민들의 저주 대상인 검은 권력의 상징이자 부와 허영의 대명사인 소위 “물방울 다이아몬드”사건이다.
5캐럿 짜리 기준으로 10억을 호가한다는 이 물방울 다이아가 한국사회에서 처음으로 회자(膾炙)된 것은 악명 높았던 큰손 사기꾼 장영자가 대한민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물방울 다이아라면서 잃어버린 그 문제의 다이아를 찾아준 경찰관 20여명을 초대해 각각 푸짐한 사례금을 주었다.
그러나 하나뿐이라던 장영자의 허풍속의 “물방울 다이아”는 그 후 80년대 초 대도(大盜) 조세형이 역시 장영자 못지 않게 잘 나가는 거물급 집에서 훔친 2.2캐럿 짜리 다이아의 출현으로 거짓말이 들통났지만 아무튼 대한민국에서 몇 안되는 희귀품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현대판 대도(大盜)집단인 저축은행쪽에서 물귀신처럼 수면으로 떴다. 하필 그것도 이대통령의 최측근인 은진수에게 상납하면서 말이다. 은진수 마누라가 좋다 만 것은 둘째로 치자 정말 이래도 되는가!

문제는 은진수의 묻지마 해먹기 식의 시기론이다.
그의 성장배경은 가난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가난한 사람이 아니다.
지난 감사위원 임명 당시 그는 50억원 이상의 재산 신고를 했다.
어디서 그렇게 벌었을까?
부패방지위원, 국가청렴위원장을 하고 한나라당 공동대변인을 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에 법무행정위원장을 하고 대선 때 법률지원단장으로 BBK사건 팀장을 하면서 벼락부자가 되었다면 이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어느 하나도 해 먹을 자리가 아니질 않는가?
그리고 감사위원자리는 정치인이 앉는 곳이 아니라며 반대하던 야당을 무시하고 대통령의 낙하산식 일방적 임명으로 앉혔다.

전직 어느 대통령처럼 논공행상 차원에서 “좀 해 묵으래이” 하고 앉힌 위로성 보직이라면 모를까, 아니면 대통령 탄생의 일등공신인 그를 두루 요직을 거치면서 확실한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한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대통령 퇴임 후 틀림없이 닥쳐올 국회청문회나 법원출두에 대비해 골고루 인맥을 챙겨두라는 뜻에서일지도 모른다.
BBK를 포함한 이명박의 모든 비리를 가지고 있는 그다.
그래서 대통령이 있는 한 정치검찰이 나를 감히 어쩌랴 하는 데서 이제 이명박과의 동업자로서 저무는 판국에 해먹고 봐야 한다는 적절한 타이밍임을 놓치지 않고 덤볐는지 모른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다급한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일 것이다.
이 사건이 터지자 대통령은 청와대 내의 비서관실을 들리는 등 경황없이 하루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은진수사건이 터진 날 대통령은 물러나는 장관들의 이임만찬에서 영원한 동지가 되자고 외쳤다.
청문회나 검찰이나 감옥에서나 동지로써 입 꼭 맞추자는 주문이었을지 모른다.
역대 대통령과 달리 한사람의 동지도 없고 흩어지는 동업자뿐인 모래성 같은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고 나온 다급한 목소리였을 것이다.

아무튼 검찰출두 첫날인 29일 새벽 1시(현지시간), BBK 소방수였던 왕의 남자 은진수는 드디어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아닌 차가운 은팔지를 손에 걸고 서울구치소로 들어갔다.
들어간 김에 확 불어! 몸통은 따로 있다고, 시원하게 한번 불어버려! 그것(몸통)이 알고 싶다는 민초들을 향해서!(kwd70@hotmail.com) <784/201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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