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武功(무공)훈장인가. 無功(무공)훈장인가?

<김원동칼럼> 武功(무공)훈장인가. 無功(무공)훈장인가?

전쟁이나 그와 유사한 상황에서 혁혁한 전과(戰果)나 공적(功績)을 세운 군인에게 국가가 보답하는 것이 무공훈장이다. 그런데 굳이 공(功)이라 할 수 없는 일에도 훈장을 함부로 주는 사례, 특히 이명박정부 들어와서 남발되는 화랑무공훈장이 이에 해당되는 경우다.
천안함 사태 후 훈장남발을 꼬집는 어느 네티즌의 글이다. 천안함에서 순직한 46명의 용사들이 염라대왕 앞에 섰을 때의 이야기란다.
“그대들 가슴에 달린 양철조각은 뭐꼬?” 하고 물었더니 다들 모른다면서 “주기에 그냥 받았다”고 대답했더니 “참 재미있는 나라로군”하며 대왕께서 한바탕 웃었다는 얘기다.
특별한 전공(戰功)도 없이 군함 안에서 자다가, 혹은 기지 안을 걷다가 적이 쏜 포탄 파편에 맞아 전사한 군인이라면 훈장보다는 군전사자 예우규정에 맞게 처리하면 되지 여론진화 용 혹은 유족들에게 입막음용 훈장으로 선심공세를 편다면 분명 잘못된 일이다.
김정은의 발작으로 연평도를 지키다 순직한 우리 해병용사 2명에게도 대통령은 분향소를 찾은 자리에 예의 헐레벌떡 들고 온 화랑무공훈장부터 추서하는 순서를 취했다.
6.25때 한국전에 참전한 대규모 중공군병력에는 모택동의 아들도 참전했으며 함경도 어느 능선에서 미군폭격에 의해 전사했다. 시체를 본토로 송환하자는 참모들의 건의에 모택동은 거절한다.
다른 전사자와의 형평성에도 위배되지만 모택동으로서는 아들이기에 앞서 군인이 전장에서 죽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기에 그의 시체는 전사지인 함경도 땅에 그대로 영원히 묻히고 말았다는 내용을 최근 읽은 적이 있다.
“군인이 전장(戰場)에서 죽는 것은 영광이지 영웅은 아니다” 라는 명언을 들려주는 시의에 맞는 의미 있는 교훈이다.
그리고 무공훈장에 대한 일화다. 훈장서훈을 취소한 사례도 있다. 정권찬탈을 꿈꾼 군부세력이 집권하자 12.12와 5.18광주사태에 참전한 한통속의 패거리들에게 엄청 많은 무공훈장이 하사품으로 내려졌다.
그러나 전두환과 노태우가 사형 및 중형이 선고되자 법에 의해 훈장 서훈박탈이라는 촌극이 벌어졌다.
훈장을 반납하라는 지시에 선뜻 내놓는 이는 많지 않았다.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반납 안하고 장롱 밑에 숨겨뒀지만 그건 가보(家寶)로서 아무 가치도 없는 효력 상실된 빈 깡통 양철쪼가리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훈장을 스스로 반납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자가 타의(他意)에 의한 훈장 취소조치 라면 후자는 자의에 의한 것이다.
두 개 다 DJ 시대에 이야기다. 인솔교사들의 방심으로 40여명의 어린것들이 수학여행이 아닌 화마에 휩싸여 저승길을 가게 했던 그날, 한국에서 자식을 키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민을 결심한 구기 종목의 국가대표선수였던 어머니가 그간 정부로부터 받은 모든 훈장을 반납했다.
그리고 김포공항 출찰구에서 훈장 반납의 변을 눈물 속에 밝혔는가하면 제2연평해전 당시 친북정권에 의해 김정일의 총알받이가 된 고 한상국 중사 부인 김종선씨도 대한민국이 싫다며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남편이 받았던 화랑무공훈장을 반납이라며 내팽겨 치고 떠났다.
천안함 및 연평도 사건에서도 사건의 진위파악도 있기 전에 무엇에 쫓기는 듯 성급하게 화랑무공훈장부터 추서했다. 훈장이 그때 그때 어물쩍 위기를 넘기며 정권유지를 위한 입막음용과 보신용으로 전락한 모습을 보고 딱해서 해보는 말이다.
무공(武功)과 무공(無功)도 모르고 함부로 남발하는 무공훈장이라면 가보(家寶)로 남길 가치도, 우리 몇 대 조상은 화랑무공훈장을 탔다고 자랑하고 떠들 수도 없지 않은가 해서 하는 말이다.
고인이 된 두 해병은 숨을 거두기전에 외쳤을 것이다. 알량한 훈장보다는 응분의 보복을 해 달라고 말이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762/201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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