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이맘때면 도지는 병, 약도 없다

 

 

 

 

 

 

 

<김원동칼럼> 이맘때면 도지는 병, 약도 없다

국론분열의 주범, 4대강문제가 눈앞에 닥친 6.2지자체선거에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간 여-야 간에 정쟁의 쟁점사안이었고 그로 인해 크고 작은 집회나 시위도 있어왔다. 멀쩡한 강을 파 뒤집어 생태계의 파괴는 물론 극히 이기주의적인 발상에서 환경영향평가도 졸속적으로 그리고 국민여론도 아예 수렴하기를 외면한 상태라는 것이 반대자들의 변이다.
거기에 비해 강행하려는 정부측의 막가파식 오기도 만만찮다. 4대강 사업이 잘못될까 보다는 잘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서 나온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일축하며 정부가 하는 일에는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려는 불순행위로 매도하는 이도 있다. 석유전쟁시대에서 물 전쟁의 시대가 불원 온다는 데서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애국적 결단임을 거듭 강조한다.
그리고 최근 4대강공사 반대를 외치며 들고 일어난 명동성당의 소위 생명평화미사는 가볍게 보고 넘길 일 같지 않다. 사제와 신도들을 포함한 5.000여명의 한 목소리는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생명의 강을 그대로 살려두라는 호소다. 6.10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1987년의 시국미사에 이은 23년 만에 한국 민주화 운동의 메카인 명동성당에서 재현된 시국미사라는 데서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천주교 사제들이 만든 또 하나의 반대를 위한 반대의 반정부성 시위 아닐까하는 국민적 의혹에 천주교 측의 적극적인 해명도 따른다.
이번 미사는 국민들의 시각이 그렇게 고정되어 있듯 정의사제구현단 작품이 아니라면서 그들은 이번에 뒷전이고 환경사목팀이 주체라고 반발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번 지자체선거에 4대강공사 지지 정당인 한나라당후보들을 선거에서 낙마시키겠다고 벼른다. 물론 선거총괄부서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대강에 관한 찬반 그 어떤 행위도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선거법위반 행위라는 강력한 경고도 무시한 체다.
천주교 뿐 아니라 개신교도 가세했다. 그동안의 생명파괴나 무모한 개발제일주의를 참회해도 모자랄 판에 이대통령의 4대강 개발 강력 추진은 더 이상 볼 수만은 없다며 환경파괴에 팔을 걷어붙인 주범으로 단정 “이명박의 난(亂)”으로 부르며 MB의 정책 중 가장 대표적인 역주행으로 4대강사업을 꼽는다.
불교도 환경문제를 들먹이며 가세한지 이미 오래다. 그런가하면 영성의 길을 잘못 걸어가고 있다며 종교단체의 종교적 오만과 영성적 연민을 불러일으킨다는 일부 보수 계층의 주장에 그들은 4대강 반대논리를 정치적 논리로 보지 말고 종교적 차원의 논리로 봐야한다고 반박하며 이명박정권의 중대고비이기도 한 이번 선거에서 4대강사업반대를 위한 종파를 초월한 보다 적극적인 반대투쟁을 벌릴 것이라 한다.
그리고 선거 일주일을 앞둔 날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사망 1주기가 된다. 야권은 이를 계기로 노풍(盧風)을 일으켜 한밑천 잡으려 벼르고 있으나 집권층은 천안함 사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시점과 중복시켜 노풍을 잠재우고 북풍(北風)의 효과를 노리려 든다. 여야 모두 이번 선거의 중요점을 감안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난타전이 예고되고 있는 중에 4대강문제를 둘러싼 천주교를 위시한 종교계의 거센 바람이 어떤 약효를 거둘지 관심거리다.
입후보등록 마감 전에 이미 수많은 선거법 위반사례가 나오고 더러는 묶여 끌려가는 못 말릴 인간들의 모습도 나온다. 구재불능의 난치병인 한국의 선거풍토를 보면서 동래 모퉁이에 정당별로 색깔이 다른 팻말을 붙여놓고 유권자들의 심판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이곳 선진 선거문화를 보노라면 울화가 치민다. 아무튼 모국의 선거철만 되면 도지는 병세다. 혈압이 오르고 가슴이 뛰는 합병증세 까지 수반하는 이 병에는 약도 없다. 친정 때문에 속알이 해야 하는 출가외인들의 숙명적인 고통쯤으로 치부하고 말까보다. (kwd70@hotmail.com). <736/201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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