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소금은 김정일이다”

<김원동칼럼> “소금은 김정일이다”

“단디 듣거레이”, 전화통을 타고 들려오는 서울 누님의 말이다. 우리 남매가 자란 고향땅인 경상도 안동지방의 사투리로써 여기 식으로 말하면 “Listen Careful”이다.
70에 들어선 동생을 두고 건강을 걱정하는 누님의 말은 이랬다. “야이야 이제 하루가 다르데이”라며 건강에 각별히 유념 할 것을 당부하며 “단디 듣거레이”로 매듭짓는다.
그리고 며칠 후 의사선생님의 요청이 있어 모처럼만에 혈액검사를 했다. 혈액검사소로 의뢰하는 피검사 항목이 무려 열한가지가 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하도 오랜만에 하는 검사니 골고루 확인하려고 남다른 애정에서 이러시는구나 하고 조그마한 병 네 개에 피를 담아내고 돌아섰다.
그리고 며칠 후 전화가 왔다. 30년 넘게 나의 건강을 돌봐주는 그 동갑내기 의사선생의 말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농담 안부 끝에 편하게 나오는 말이 두려움을 일시에 파묻는다.
“거의 정상인데 콜레스트롤이 좀… 하면서 아무 때건 시간 나는 대로 한번 들려 달라면서 이어 혈압은 늘 신경을 쓰라는 당부였다.
그래서 “그건 걱정 마십시오 우리 집 냉장고 앞에는 큼직한 싸인 펜으로 “소금은 김정일이다!”라고 써 붙여놓았소 했더니 그럼 됐다면서 한바탕 웃으신다.
“하루에 시작은 토마토로부터”라는 구호도 함께 써 붙여놓고 딴에는 실천하기에 노력한다는 묻지도 않는 자랑도 늘어놓았다.
최근 들어 가끔 건강과 생명에 대한 글을 올려보았다. 최초의 안락사 집행이 현대의학과 의료진을 비웃는 엉뚱한 뉴스원이 되어 나온다 산소 호흡기를 땠다가 붙였다가 하는 한 시대를 풍미한 어느 정치인의 병상모습이 나오기도 하며 민족반역자 김정일도 생의 한계 앞에서 나자빠져 가는 듯 뼈가 앙상한 모습이 화면에 뜨기도 하는 주간이다 보니 그래서인지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된다. 까짓 것 오래 살기만 하면 뭣하나 짧고 굵게 살아야지 하며 안중근의사의 역사적 의거현장인 하얼빈 역과 일송정의 하산길에 들렸던 민족시인 윤동주생가에서 헛기침을 내뱉을 때와는 달리 언제 그랬더냐는 식으로 “됐거던요” “아니거던요” 하면서 걷기운동 중 잠시 쉬던 공원의자에서 불뚝 일어났다.
돈을 잃는 것은 소실(小失)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대실(大失)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전실(全失)이라는 말도 있다. 소실(小失)이나 대실(大失) 앞에서는 차선(次善)의 선택이 있을 수 있지만 전부를 잃어버린 건강 앞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건강이 돈이나 명예보다 월등히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고 사는 모자라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의미 있고 값진 매시지다.
“건강 챙겨라 나도 예전 같지는 않더라. 잘 지내거라 친구야 목소리 들었으니 됐다. 일이 잘 안된다고 기죽지 말고….. 너를 믿는다 친구야 누가 뭐래도 난 네 편이다.”
친구의 건강을 걱정하며 다독거리는 듯한 진한 우정과 사랑의 말이 담긴 Hey Buddy의 가사 중에 하나로 기억한다. 독자 여러분 건강 합시다. 단디 들으소! kwd70@hotmail.com <697/200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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