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광복절에 생각해 보는 북경의 가짜태극기 사건

<김원동칼럼> 광복절에 생각해 보는 북경의 가짜태극기 사건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삼재(三災)가 낀 해인가 보다. 당선자 시절인 새해벽두부터 너무나 많은 불행한 일들이 터져 나왔다.
숭례문이 잿더미가 되고, 유조선의 충돌로 태안이 기름바다가 됐다. 광우병 난동에 이어 왜놈들의 독도트집과 금강산 총격사건에 “언니게이트”까지 참으로 다양한 사건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움직이는 비리백화점으로 불리우던 MB임에도 경제 살리겠다는 한마디에 국민들은 대통령으로 밀었다. 그러나 국민에게 무지개꿈을 심어준 경제살리기 공약의 대명사였던 “747”은 활주로를 뜨지도 못한 채 격납고 속에서 열중쉬어다. 이런 와중에 또 터져 나온 것이 북경에서 일어났던 태극기사건이다. 북경하늘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연일 날아오는 대한 건아들의 화끈한 승전보에 다소 가려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내용인 즉 여자핸드볼 결승전에 출전한 한국선수들을 응원하던 대통령의 손에 거꾸로 된 태극기가 휘날렸다. 말썽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사실 지난해 2월달 노무현대통령의 남미순방 전용기에도 태극기를 거꾸로 매달아 놓아 말썽을 빚었다. 태극기의 의미를 제대로 설명할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될진 몰라도 태극기의 색깔이나 문양이 잘못된 것은 누구든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들만 왜 이래 태극기에 대해서만은 색맹(色盲)인지 모를 일이다. 소련에서 어느 노인이 장롱에서 태극기를 꺼내는 순간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이대통령은 TV에 나와 태극기사랑을 외친적이 있다. 오늘이 마침 광복절이라 그런지 그때 그 순간이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노무현 전용기에 거꾸로 매달렸던 태극기 사건 때다. 그 당시 야당이었던 지금의 한나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듯이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에 대한 대통령의 안이한 태도야 말로 평소 이 정권이 나라와 헌정질서를 무시하는 태도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악평을 했다. 그런 한나라당이 이번 북경에서 이대통령에 의해 일어난 짝퉁 태극기 사건이 말썽스러워지자 “괜한 것을 가지고 트집잡으려한다”고 빈정거리는 상충된 모습을 보이는가하면 청와대와 정부는 모든 포탈에 뜬 문제의 연합뉴스 보도사진을 재빨리 삭제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나마 쇠고기파동이 일기 시작할 때처럼 태극기 사건도 노무현이 먼저 저질렀기에 설거지에 불과하다는 정부 대변인의 “설거지론”이 아직은 없어 다행이다.
그러나 노무현의 전용기에 붙은 거꾸로 매달린 태극기사건과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북경 태극기사건은 다르다.
대통령이 처음에 들었던 태극기는 바로 된 정품태극기였다. 그런데 도중에 잠깐 화장실을 다녀와서 든 문제의 짝퉁 태극기는 그 누군가 바꿔놓았을 확률이 높다. 같은 공장에서 제조한 태극기가 일괄 공정과정에서 거꾸로 하나를 만들기에는 힘든다. 누군가가 만들어서 슬쩍 옆에 올려 둔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을 향해 날아오는 총알만 막는 것이 경호업무가 아니다.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며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경호업무의 본질이다. 해서 경호 및 수행원들 중에 안티가 있을지 모르니 조사해 보라는 일부 여론에 대해 괜한 음모론이라는 것이 청와대 측의 입장이다. 조사자체가 괜히 대통령에게 불경스러움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서일지 모른다. 그래선 안된다. 파헤쳐 보고 알아내어야 한다. 청와대 참모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까뮈의 명언이다. “두려움 때문에 갖는 존경심만큼 비열한 것은 없다”….. kwd70@hotmail.com <653/200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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