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정기총회 소집해 동포들의 뜻을 구하라

<발행인칼럼> 정기총회 소집해 동포들의 뜻을 구하라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지도자들의 끝은 항상 지저분하였다. 우리 한국의 근현대사만 보더라도 이승만은 사사오입(四死五入)이라는 해괴한 논리로 권좌를 붙잡고 있다가 하와이로 쫓겨났으며, 독재자 박정희는 영구집권을 꾀하다 그의 심복에 의해 술자리에서 사살 당했다. 역사적 경험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데, 그것은 크고 작은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는 항상 자기 다음을 염두에 두고 일을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서부 플로리다 지역의 한인회는 차기 회장을 선출하고 총회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 선관위가 구성되어 두 차례에 걸친 후보자 공고 끝에 최흥균 씨가 등록하여 선관위는 당선 공고를 낸 바 있다. 그러나 총회가 소집되지 않아 인준 절차를 밟을 수 없어 내년 초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회장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문성수 위원장에 따르면 정기총회는 현 한인회장이 소집해야만 열릴 수 있는데 한철수 한인회장이 소집 공고를 내지 않아 인준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한다. 한철수 씨는 2차 입후보자 등록 공고 후 최흥균씨가 등록을 하자, 자신도 등록하려 했는데 한국을 방문한 사이 잠시 방심한 순간에 허를 찔렸다며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한인회관 구입이 완료되는 내년 2월까지 한인회장의 임기를 연기해 달라고 선관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관위에서는 그것은 선관위의 권한 밖의 일이라며 최흥균 차기한인 당선자와 상의하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말은 전해들은 최흥균 입후보자는 그러면 자신이 입후보를 사퇴할 테니 서류와 공탁금을 내고 정식 후보로 등록하라고 권유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한철수 회장은 입후보하지 않고 현 한인회장이 다시 입후보해야 하냐고 선관위에 문의하였다는 소식이다. 결국 한회장이 정기 총회를 소집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자신이 임기를 어영부영 연장하려하는 의도로 여겨진다고 많은 동포들은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일이 아무리 정당하고 대의를 따르는 일이라 할지라도 동포들의 뜻에 따라 정해놓은 정관을 무시하고 불법으로 임기를 연기한다든가, 현 회장인 경우에는 입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사고는 아주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사실 한철수 한인회장이 한인회관을 건립하겠다고 공포했을 때 본보는 한인회관의 건립 과정이 모든 한인동포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한인회관 건립 과정이 한인회관 보다 중요하다”는 특집기사를 3회에 걸쳐 1. ‘한인회관 건립의 필요성’ 2. ‘효율적인 한인회관 추천 방식’ 3. ‘투명한 한인회관 운영 방식’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게재한바 있다.
이에 신범수 전 송학노인회 회장은 본보의 한인회관 건립 기사를 보고 그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한인회관 건립 과정과 건립후의 유지 운영에 어려움이 많음을 동포 사회가 충분히 인식하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부족한 소견이지만 그동안 본인의 경험(뉴저지 한인회 연합회 및 뉴저지 노인회 회관 건립 추진 위원)을 본보 2007년 4월 4일(586호)자에 독자투고란을 통해 “한인회관 건립에 관한 제언(提言)” 이라는 제목으로 한인회관건립위원들에게 제언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한인회 임원들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한인회관 건립 과정이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아는 바가 없다. 약 2개월 전에 한인회관 계약을 완료하였다며, 한인회관 기금 모금에 박차를 기하기 위해 신문에 보도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인터뷰를 할 당시에도 계약된 건물의 주소는커녕 계약서도 보여주지 않았으며, 기자의 건물 촬영도 아직 확실하게 계약이 성립된 상태가 아니라며 거부해 한인회관 계약 진척에 대한 발표보도만 한 적이 있었다.
그동안 한철수 한인회장은 한인회관을 건립한다는 명목으로 임기동안 관례적으로 있었던 한인 행사들을 축소 내지는 생략해버렸으며, 한국학교, 노인회, 교회협의회 등 각종 단체들의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아 동포들 사이에 불만이 많았으며, 심지어 현 한인회장의 이름도 모르는 동포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전 회장으로 착각하고 있는 동포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철수 한인회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 공들여온 한인회관 건립 사업이 올바르게 진행되었다면 그 과정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또 임기가 바뀌는 시점에서는 동포들에게 재신임을 묻는 차원에서 입후보자로 등록하여 총회의 인준을 기다렸어야 했다. 만약 한 회장이 한인회관 건립을 마무리하고 임기를 마칠 생각이었다면 차기 회장에게 한인회의 업무를 속히 인계하고, 한인회관 건립위원회를 구성해 책임자의 역할을 하면 될 것이다.
마지막을 잘 장식할 수 있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은 비단 기자만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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