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들의 교육 문화 공간

동포들의 교육 문화 공간

지난 주 금요일(18일) 저녁 6시 경 4월 중순에 탬파에 개원한 다국문화센터(Multi National Academic Center)를 방문하였다. 5월 중순부터 개강하였다고 하는데 사무실에는 등록하기 위해 상담하는 한인들이 있어서 꽤 활발한 느낌을 받았다. 아직 조금은 협소한 공간이지만 한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리에 이만한 장소를 마련한 것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을 위한 SAT, 성인들을 위한 영어교실 마련

문을 열고 들어서니 서진희 원장, 김복희 부원장, 김혜정 총무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다들 한인사회에서 열리는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또 새로운 분위기에서 만나니 다소 긴장을 하게되었다.
강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이유는 학생들이 강의를 받는 곳에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기자가 이 센터를 설립하게된 취지를 묻자 김복희 부원장이 나서서 자신의 경험담을 꺼내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아이들이 커서 이민을 왔거든요. 대학교 다니는 아이와 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이민을 와서 교육을 시키다보니 당시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공부를 가르쳐주기는커녕 학습에 필요한 교재 소개 같은 조언조차 받을 수 없다보니 답답하고 힘들었지요. 지금은 아이들이 다 장성해 손자들을 보니 한인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교육 기관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같게되었어요. 물론 나 혼자 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요. 그래도 우리 탬파지역은 행운인 것이 이 지역에서 공립학교 교사로 20여년을 재직하고 있는 서진희 선생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서진희 원장과 계획을 짜기 시작했지요.
누구나 이민 초기에는 헤매고 시행착오를 겪지만 당연하다고 여기기보다는 그것을 최소화시켜줄 수 있는 것이 한인들의 경쟁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본인으로서는 일리 있는 말이었다.
“서진희 원장님은 이 센터에 대하여 어떤 의미를 두고 있나요.”
“교직에 오래 동안 있으면서 많은 한국인 부모들을 만나게 되요.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비율도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높은 편인데요, 일년에 네다섯 번 있는 학부모 상담 시간에 부모들이 찾아오기를 꺼려한다는 점이 가장 안타까운 일입니다. 언어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점 때문에 중요한 자녀 교육의 일부분을 포기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에게 커다란 손실이거든요.
또 그 언어문제는 아이들과 부모와의 관계에 거리감을 주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가정문제로 까지 확대되어 간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이 센터는 학생들의 학습과 성인들의 영어학습 등 두 가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요? 서진희 원장님이 말씀해 주시지요.”
“저희 센터의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개의 범주로 나뉘어지고 있어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으로 나뉘고 다시 학생 프로그램은 시니어 하이스쿨 학생들을 위한 SAT반과 TOEFL반, FCAT반 등 대학 진학반과 2∼8학년을 위한 보충수업반 등이 있고, 성인 프로그램에는 생활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이 있으며 노인 프로그램에는 건강한 삶과 행복한 생활을 노후를 위해 살사와 요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꽤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군요. 수업시간이나 등록금 등 좀 구체적인 정보가 동포들에게는 필요할 것 같은데요. 김복희 부원장님?”
“각 반들은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시간표를 편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공립학교에 재직중인 현직교사들이라 오후 4시부터 7시 30분까지 1시간 15분씩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보통 주당 2~3회 수업을 하지만 공부를 더 하고자하는 학생들은 매일 나오기도 해요.
또 성인영어교실에는 영어 수준에 맞춰 3단계로 수업을 하는데, 수업시간이나 횟수는 위와 동일하고, 수업료는 1회에 25불입니다.”
“이후에 마련된 프로그램은 없습니까? 서원장님.”
“동포들이 요구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수용하고 싶은 것이 욕심이지만 아직 공간이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이제 곧 공간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우선 컴퓨터 교실을 열 것입니다. 지금 컴퓨터를 마련했고, 몇 대 더 장만하여 인터넷 사용법, 문서작성을 위한 워드 사용법, MS 윈도우 활용법 등 컴퓨터의 기초를 강의할 예정입니다.
또 주부들을 위한 가곡 교실, 미술 교육 등을 조만간 개설할 것이고, 장기적으로 한인동포들을 위한 독서실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동포들 필요성 알면서 체면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해

너무 의욕이 앞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사실 그 모든 것들이 한인들에게 필요한 것들이고 그것들을 통하여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에 나서서 응원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동포들의 반응은 어떤지 물어보았다.
“(김복희)반응요. 물론 좋죠. 그런데 문제는 선뜻 나서서 배우지 못하는 것입니다. 남의 이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인들의 고질병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여기는 미국이고 우리는 이민자 아닙니까. 내가 말문이 트여야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내 주장을 펼치면서 당당하게 살 수 있잖아요. 남의 이목 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당장의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기자가 사전에 알아본 바에 따르면 동포들이 교육 기관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많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한인회관 등 한인커뮤니티 공간이 생기면 상설 교육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는데, 정작 마련되니 이런 저런 체면 생각으로 망설여진다는 의미리라.
다국문화센터가 우리 한인 사회의 중요한 교육 기관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는 방법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방법을 물어보았다.
“(서진희) 우리 센터를 단순히 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이민와서 부터 자녀들의 교육 상담, 서류의 작성, 번역, 통역 서비스 등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어요. 또 노인분들을 위해 노후 대책을 위한 설계 상담도 합니다. 메디케어 문제라든가 소셜 시큐어리 등을 설명해드립니다. 이런 각종 상담과 서비스를 통해 우리 센터가 동포들 생활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면 이후에는 쉽게 찾아오겠죠.”
다국문화센터가 추진하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인 결혼상담소에 대해 물어보았다. 김복희 원장은 건전한 가정을 만들어야만 성공한 이민 생활을 영위할 수 있지만, 외국에서 나에게 맞는 배필을 만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며, 결국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결혼 상담소를 통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하였다.
기자는 마지막으로 센터를 운영하는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세 사람 모두 한결 같이 “동포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이 되어 동포들이 이 센터를 통해 성공한 이민생활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으로 시작한 다국문화센터가 꾸준히 발전하여 탬파베이 지역의 한인동포들에게 꼭 필요한 소중한 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자는 기원한다.
2008-03-05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