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빅리거” 응원단을 모집하며…

(사진) 2007년 탬파베이 스프링캠프에서 밝은 표정으로 훈련 중인 류제국 최희섭 서재응(왼쪽부터).

탬파베이, 서재응-류제국-최희섭

대부분의 한인동포들이 한국에 살았다면 가끔은 주말 아침 일찍 김밥을 싸고 또 음료수를 챙겨 넣은 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잠실야구장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는 아들과 LG 트윈스를 응원하는 딸 사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는 길에는 햄버거 집에 들려 오늘의 게임 결과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두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한 웃음을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태평양을 건너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정착하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면서 그 즐거운 시간은 나중이라는 시간으로 미뤄지면서 아이들과의 소중한 시간도 사라진 것이다. 고달픈 이민 생활이 다 지나고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건이 되었을 때 다시 그 시간을 찾으려 해도 그때는 미국 땅만큼이나 낯설게 자란 아이들만 있을 뿐이다. 자녀들이 부모와 마주 앉아 나눌 수 있는 대화가 고작 새로 나온 자동차의 가격뿐이라면 얼마나 허무하겠는가…….

자녀들은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란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랑은 물질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지낸 시간과 마주 잡은 따뜻한 손길로 전달되는 것이다.

하지만 낯선 문화 속에서 살기 때문에 아이들과 공감대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모든 한인동포 부모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부모들은 주로 자녀들과 같이 운동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한다. 농구를 하거나 테니스나 골프를 하면서 자녀들과 같이 대화를 나누는 일은 정말로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함께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이 자녀들과 대화를 통해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추천할 만하다.

이번에 탬파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프로 야구팀인 데블레이스(Tampa Bay Devil Rays)에 코리안 빅리거 삼총사가 둥지를 틀게 되었다. 서재응, 최희섭, 류제국이 그 주인공인데 그들이 출전하는 경기를 이곳 탬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우리 탬파베이 한인동포들에게는 행운이다. 더구나 이 팀이 다른 팀에 비해 약체이기 때문에 우리 한국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많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행복한 소식이다.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에게 빅리거에서 뛰는 훌륭한 한국인 선수들을 보여줄 수 있고, 그를 통해 한국인의 우수성을 한 번 더 강조할 수 있으며, 그래서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면 그 교육적 효과는 스포츠 관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본사는 이 세 선수들을 위한 응원단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응원단장과 단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낯선 미국 땅이지만 당당하게 한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어른들은 물론 자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면서…. <582호/20070307>


움츠린 어깨 활짝 펴고 자녀에게 당당한 모습 보여주자!

중, 고등학교 시절, 야구팀이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던 기자는 그래도 고교 야구 시즌만 오면 텔레비전을 끼고 살았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는 청룡기 대회, 동아일보사의 황금사자기 대회, 부산일보사의 화랑기 대회, 중앙일보사의 대통령배, 한국일보의 봉황대기 등 빠짐없이 보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지금은 가물가물하지만 고교 야구의 스타들인 김봉연, 김성한, 박노준 등은 정말로 어린 우리들에게 영웅이었다. 특히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는 지역을 뛰어 넘어 전국민들의 팬이었다. 82년도 프로 야구가 생기면서 고교 야구 팬들은 자연스럽게 프로야구 팬으로 이동하였는데, 해태와 롯데, 그리고 OB는 당시 프로 야구 팬들으로 열광시키기에 충분했었다. 물론 미국의 MLB는 아직도 까마득한 이야기였고 아마추어를 막 벗어나 야구만을 전문으로 하는 야구팀이 생겼다는데 만족할 정도였지만 말이다.

박찬호를 시작으로 하여 한국인 빅리거들이 탄생하면서 미국 땅에 자리잡고 사는 우리들도 주류 사회의 문화라고만 여겼던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되고 미국인들과 말을 나눌 소재가 생겼다는 우쭐함이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만들기도 하였다.

정말 그랬다. 박찬호 이후에 김병현이 월드 시리즈의 마운드에 서자 작은 유색인종이라고 무시하던 미국인들 앞에서 괜히 큰소리를 치고 싶은 마음이 들고 우리 한국인의 저력을 맘껏 발휘하길 바라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열리던 기간에는 시즌이 끝나 별 관심이 없는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승리를 알려주고 내일 경기의 전망을 말해주기도 하였다.

언제나 말 없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눈치보면 사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지금, 어느 순간 그 모습을 자식들이 보고 배우면 어쩔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하면서 당당하게 어깨를 피고 살아야지, 그런 모습을 자식에게 가르쳐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정말 절호의 찬스였다. 움츠렸던 어깨가 절로 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플로리다의 탬파에 코리언 빅리거 3명이 둥지를 틀었다. 물론 최하위 팀인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 활약을 해봤자 큰 승수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실망하는 성급한 한국인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을 통해 그동안 움츠리고 있던 어깨가 활짝 펴진다면, 그리고 그 펴진 어깨로 힘차게 지르는 응원소리가 던지는 공에 큰 힘으로 작용한다면 그들은 MLB에서 성공한 빅리거로 우뚝 설 것이고 우리의 가슴도 시원해지지 않을까.

자식들과 함께 자리잡고 큰소리로 응원을 하면서 기죽었던 이민 생활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2세들을 만들기 위해 가족은 물론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함께 응원도 하며 게임도 즐기는 여유를 갖고 활기차고 건강한 이민생활을 열어 가면 어떨까?. 나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정이 많은 이웃의 한인동포들을 위하여……… <585호/200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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