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인회관 건립이 왜 필요한가 <1>

<특집> 한인회관 건립이 왜 필요한가 <1>

전세계 한인동포들의 공통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인회관 건립은 각 지역 한인동포들의 경제적 이득은 물론 2세 교육의 실천적 장으로서의 공간, 나아가 한인들의 사회적 위상을 미국 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전시장의 역할을 감당할 수는 공간을 필요성에서 제기되는 것이다. 아울러 세계적 한인동포들의 경제력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기 위한 전단계로서의 지역 베이스 캠프의 의미도 갖는 것이다.

한인회관은 목표 없이 각 개인, 혹은 각 지역 사회별로 움직이던 한인 동포들의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기 위한 구심적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다른 지역, 타국가의 동포들과 연대할 수 있는 기지, 그리고 유입되는 새로운 한인 이민자들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정보문화의 보급소 등 다양한 기능을 수 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보는 한인회관이 부재한 플로리다 주에 한인회관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많은 동포들이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활발하게 제안하기를 기대하면서 본 기획 기사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글을 싣는 순서

1. 한인회관 건립의 필요성

2. 효율적인 한인회관 건립 추진 방식

3. 투명한 한인회관 운영 방식

1. 한인회관 건립의 필요성

플로리다의 이민 역사를 따질 수 있는 기록을 구할 수는 없지만 40년 가까이 되었다는 것이 이민 초창기 세대의 의견이다. 또 현재 플로리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노년층들은 대부분 도미(渡美)한 지 30년이 넘은 것을 볼 때 적어도 70년대 초에 이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30년이란 세월, 말이 30년이지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으며, 극복의 역사였다. 처음 온 사람이나 오래된 사람이나 그들 나름대로 겪는 어려움들이 있다. 먼 이국 땅의 이민 생활에서 그 중 가장 힘든 점은 외로움일 것이다. 서로 어려운 처지에서 물질적인 도움보다 정신적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동포가 함께 있었기에 힘들었던 순간들을 극복해낼 수 있었던 것이리라. 물론 그 중심에는 한인교회나 한인회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한인 동포들의 숫자가 이민 초창기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종사하는 업종이 다양해지면서 업종, 지역, 동호회, 세대 등에 따라 다양한 단체가 출현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교회와 한인회간의 역할문제에 따른 조율이 필요하게 되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간의 알력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동포들의 단합과 재교육, 그리고 후세대를 위한 민족 교육의 장

또한 시대에 급속한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정보나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처도 필요하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컴퓨터의 대중화와 인터넷의 보편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7,80년대에 온 이민자들은 정보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이 부재함에 따라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새로운 사업 비전을 가질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민의 역사가 30년을 넘으면서 이제 이민 2세대를 넘어 3세대 층이 형성되고 있는 현재 그들에게 민족 정체성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당위성, 즉 세대간의 단절 극복의 문제가 아주 급박한 현안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노력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노릇이고, 설사 해결한다고 하더라고 효과에 비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비효율적이다. 그러므로 동포들의 단합과 재교육, 그리고 후세대를 위한 민족 교육의 장으로서의 공간인 한인회관 혹은 한인문화센터의 설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각종 국경일이나 명절 때 한인동포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은 기본이고, 자녀들에게 고국의 언어를 가르치는 한글 학교나 생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생활도서관, 동호회 활동 공간, 세미나 실 등은 한인회관이 건립된다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또 우리들의 이민 선대들인 1세대들이 노년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노인대학, 차세대들을 위한 교육, 상담 시설도 한인회관 안에 포함되는 시설이다.

중장기적 계획으로 민족의 역량을 결집해야

세계 어느 곳이든지 한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한인회를 조직하고, 나아가 한인회관이나 한인문화센터를 설립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비추어 볼 때 한인 네크워크를 조직하기 위한 전단계로서 유형적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플로리다 각 도시, 즉 탬파, 마이애미, 올랜도 등보다 한인동포의 수가 적은 홍콩이나 동남아시아, 호주 등에서는 이미 한인회관을 건립하였거나 건립추진을 서두르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플로리다는 때늦은 감은 있지만 한인회를 주축으로 시급히 논의되어야 한다. 이제 한인회관 혹은 한인 문화 센터의 설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당위적인 문제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한인회장이 된 인사들의 취임 일성(一聲)은 항상 한인회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그만큼 동포들은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이유는 근시안적인 계획만을 가지고 단기 계획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이기에 보다 중장기적 계획이 수립되어야 하고, 따라서 후세대를 위한 민족교육의 장인 한인회관은 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된다.

또한 플로리다는 지리적으로 중남미와 인접하고 있기에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비율이 타주에 비해 월등히 많을 뿐 아니라 경제적 기여도도 막강하다. 게다가 인도, 아랍, 동남아시아 이민자들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에서 한인들의 업종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인들이 단합하지 않으면 경제적인 면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때일수록 민족적 단결과 역량의 결집이 중요하다.

분열하기 쉬운 민족적 단점을 극복하고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한인회관은 그러므로 단순히 물질적인 공간이 아니라 우리 마음 안에 심어지는 민족적 자긍심의 정신적 공간이기도 하다.

한인회관은 동포들에게 그리고 우리의 후세대들에게 한민족의 긍지와 정신을 심어주는, 나아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른 민족들에게 한민족을 알리기 위한 교육과 홍보의 구심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인회관은 투자 가치가 있는 중요한 사업

또한 한인회관은 이 지역에 한인들이 살고 있다는 존재의 상징으로서 한인들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실제적인 구심점이 될 것입니다. 투자한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다면 그것은 성공한 투자이듯이 한인회관 건립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만 이것은 민족적 정체감을 높이고, 한인동포들을 단결 시킬 수 있다면 성공한 투자일 것이다. 덧붙인다면 한인회관이라는 건물 자체도 중요한 것이지만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포 사회의 일치를 일구어 내고 화합의 길로 나가는 것, 그래서 우리 안에 모범적 사례를 만들고 그 표본을 후세대에게 보여준다면 그 또한 값진 것이다. <537호/ 200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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