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교장선생님과 최흥균 이사장 인터뷰

유선 교장선생님과 최흥균 이사장 인터뷰
플로리다 각 지역의 한국어 학교가 개학을 하였다. 긴 여름 방학 동안 가정 학습을 하던 학생들이 한국어 학교에 등록하면서 한국어 교육의 기지개를 다시 펴기 시작하였다. 지난 방학 동안 교사들은 교사 연수회를 통해 한국어 교수 방법에 대하여 연구를 하였고, 한국어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이사회 등은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2세들의 한국어 교육에 만전의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 주내 한국어 교육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탬파 통합한국학교를 방문하여 유진 교장 선생님과 최흥균 이사장을 만나보았다.
▶ 밖은 굉장히 덥습니다. 또 안에는 학생 등록, 반배정 등으로 바쁘신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학교에 교장 선생님으로 부임한 지 몇 개월 되셨죠?
– 예, 조금 있으면 일년이 됩니다. 정말 정신없이 학교 업무를 파악하고 선생님들과 학생들 수업 연구를 하다보니 금방 일년이 다 되었습니다.
▶그 동안 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개선할 점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여기 탬파에 오시기 전에 뉴저지에서 20여년 한국어 교육을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교해서 말씀해 주시면 더 이해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 사실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대도시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재정적 문제나 교육 환경의 문제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부모들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입니다. 최근 대도시에서는 한국어가 정규과목으로 편성되기도 하고, 한국어 학교에서 배운 성적을 공립학교의 성적에 반영시키는 운동을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제도적 차원으로 변화시키려고 하는 움직임입니다.
또 한국 정부에서는 이런 대도시의 움직임을 알고 해외 한국어 교육을 위한 지원 대책을 적극적으로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반해 탬파 지역은 아직 한 단계 아래 수준인 부모들에게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수준에 있습니다. 변화되는 정세에 대해 너무 둔감하다는 생각입니다.
▶ 교육 일선에 계시니까 그런 정보를 잘 아실 텐데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이 얼마 정도인지 말씀해주십시오.
-한국어 교육은 이제 자국민에 대한 한국어 교육이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한국어 교육으로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경제력이 높아지고, 한국 문화에 대한 열기 즉 한류(韓流) 열풍이 불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어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어 사용자가 불어 사용자를 능가했다는 통계도 있고, 일본과 중국에서는 수백개의 한국어 학원이 생겨나고 있으며, 미국 대학 내에 한국어과가 개설되고 있습니다.
탬파 지역의 2세들이 만약 한국어 학습을 등한시하게 된다면 이제는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그것을 깊이 인식하고 한국어 교육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 한국어 교육은 단순히 한국어 교육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문화, 전통, 역사 등과 연계해서 교육되어야 그 효과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한국학교에서는 그런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까?
– 고급반에서는 한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하여 깊이 있게 가르치고 있으며, 초급반이나 중급반에서는 한국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학습과정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여 다른 나라 사람들과 경쟁할 때 민족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이번 학기의 특별한 학사 일정이나 행사 혹은 교육 목표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 이사회, 교사회, 학부모회가 조직적으로 협력하여 운영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운영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수 교사를 초빙하고 교사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사 수련회와 학술 대회에 참가할 것이며, 특별 활동 교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또한 각 반마다 두 명씩 학부모님을 선발하여 학부모회를 결성해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것이며, 학부모 교양 강좌를 실시하여 학부모회의 활성화를 꾀할 예정입니다.
특별한 행사는 단어 경연대회와 글짓기 대회 등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행사와 추석 송편 만들기 등 문화 익히기 행사도 개최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학부모님들과 지역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입니다. 당장 눈에 띠는 변화보다는 먼 미래를 위해 학교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셨으면 좋겠고요, 아이들이 한국학교를 정규학교처럼 여길 수 있도록 학생들 등교 관리에 엄격했으면 합니다.
또 여러 한인 동포들 행사에 참여를 하고 싶지만 학생들 교통편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 관계로 무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참가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단체 수송 등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최흥균 이사장 인터뷰

▶ 한국학교를 운영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연히 어렵다 하면 그냥 어려운가 보다 여길 수 있으니 이 자리를 빌어 구체적인 어려움, 문제점을 말씀해 주십시오.
– 어렵다고 하면 사람들은 재정적 어려움일 것이려니 생각하지만 그것은 이차적인 문제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동포사회의 무관심입니다. 한국학교를 설립하는 데 앞장섰던 분들, 한국학교를 운영했던 분들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분들을 찾고 설득하기에는 이 지역 동포 사회가 너무 좁습니다. 그런 면에서 과거에 힘들게 학교를 세우고 운영했던 것을 생각해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합니다.
또 학생 수가 학교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입니다. 학생들이 많아야 거의 자원봉사 수준으로 교육을 담당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에게 힘이 되고 교육의 효과도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통합한국학교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각 교회에서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과 한국학교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 일반 동포들은 한국어 교육에 대한 당위성을 다 알고 있는데 실천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동포들 사이에 한국어 교육 열기를 불게 할 방법은 없습니까?
– 한국학교는 10여년전 교회협의회에서 세운 학교입니다. 모태가 되는 교회협의회와 개교회들이 협조에 나서주지 않으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교회가 나서서 홍보해주고 학생들을 보내준다면 한국학교는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입니다. 각 교회에서 한국어 통역 담당자를 양성한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보내준다면 장차 교회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결국 한국학교의 운영을 책임지는 이사회가 튼튼해야 여러 교육 계획을 세울 수 있을 텐데 이사회를 강화시키는 복안을 가지고 있습니까?
– 교회협의회 회장이나 각 단체장들은 당연직 이사들입니다. 그럼에도 참여에 적극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존의 이사들에게 적극적으로 협조를 구하고, 2세 교육에 관심이 많은 새로운 이사들을 영입해 이사회를 강화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굳이 이사회에 동참하지 않더라도 이사회에 연락을 하여 후원하는 방법과 1년에 한번 정도 개최하는 후원행사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음만 있으면 길은 많지요.
▶ 동포들 특히 학생이 있는 젊은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 아이들은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미래에 대하여 깊게 고민하는 학교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주시면 아이들 성장에 많은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한국학교에서 생긴 자신감이 정규학교에서도 발휘될 수 있습니다. 한국 문화를 배운 아이들, 문화의 동질성을 가진 가정이 단단한 가정입니다. <510호>

2005-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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