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특집<2> 청소년들이여 자신의 가슴에 민족의 얼을 새기자
몇 년전 한국에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 있던 가수 유승준이 병역문제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선택함으로써 가수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일이 있다. 사실 이중국적을 인정하는 나라인 유럽의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유럽은 병역문제가 없으니 문제가 없는 것뿐 만약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국적을 변경하려한다면 유럽의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도 이중국적을 제한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유승준을 비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미국에서 자라서 미국식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고 미국에서 편하기 때문에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다른 예를 들어보자. 어떤 아이가 어렸을 때 미국에 입양되었다. 미국인 부모 밑에서 자랐기에 미국인으로 자란 그는 청소년기에는 아무런 갈등도 없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가면서 그는 백인들과 갈등하고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과 만나면서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미국에 이민 와 성장한 한국 학생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그는 매우 심각한 일이었다. 그는 학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갈등을 겪었고, 휴학 후에 한국에 연세어학당에서 1년 수학을 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대학 졸업 후에 한국 기업에 취직할 예정이라고 한다.
위에 든 두 가지 예는 극단적인 것이지만 미국에 사는 동포 2세 청소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은 목적을 추구하는 동물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목적이란 사회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확인하려는 목적을 의미한다. 내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하는 질문은 평생 해야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동포 청소년들은 사실 여러 가지 갈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수밖에 없다. 부모세대와의 언어적, 문화적 단절로 인하여 중요한 성장기를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시련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주변 많은 한국어 사용자가 있지만 그들과 언어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불만으로 인하여 정서적 불안정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학교에서도 미국 아이들과 문화적 충돌이 항상 있지만 언제나 타협하거나 양보해야 하는 좌절감도 겪게되고, 소수민족이라는 점으로 인해 잠재된 열등감도 있다. 또한 선배들이 겪게되는 인종차별들을 간접적으로 듣게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여러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방법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모 세대간의 언어적, 문화적 단절은 한국어를 배움으로써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으며, 한국어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고, 한국어와 함께 한국의 역사와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키워나간다면 문화적 열등감도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인종차별은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면서 당연히 부딪치는 문제이지만 그것은 과감하게 뛰어넘을 수 있는 벽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 문제를 같이 겪게 될 청소년들과 공동으로 토론하면서 연대감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 일이다.
결국 청소년들이 미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면서 미 주류 사회에 과감히 도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어가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면서 가슴속에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일은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청사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416호/200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