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귀화 시민권 박탈 대폭 확대

트럼프 행정부, 귀화 시민권 박탈 대폭 확대

월 100~200건 목표… “역대급 규모” 우려

트럼프 행정부가 귀화를 통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이민자들의 시민권을 대규모로 박탈하는 정책을 본격 가동하고 있어 한인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민국(USCIS)은 2026 회계연도부터 매달 100~200건의 시민권 박탈 가능 사건을 법무부에 넘기라는 지침을 받았다. 이는 연간 최대 2,400건 규모로, 과거 연평균 10여 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0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민국은 전국 80여 개 현장 사무소에 인력을 재배치해 과거 귀화 승인 건을 재검토하고 있다. 예전에는 워싱턴 본부의 전담팀만 일부 사건을 다뤘지만, 이제는 각 지역 사무소 직원들이 직접 과거 기록을 샅샅이 뒤지는 구조로 바뀌었다.

법무부도 연방검사들에게 시민권 박탈 사건을 최우선 처리 과제로 지정했다. 이민국 대변인 매튜 트래게서는 “사기나 허위 진술이 있으면 시민권 박탈 절차를 밟겠다”며 “제로 톨러런스(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시민권 박탈 대상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전쟁범죄나 중대한 안보 위협, 명백한 사기 정도에만 국한됐지만, 이번에는 다음과 같은 경우까지 포함될 수 있다.

귀화 신청 당시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범죄 기록, 갱단이나 마약 조직 연루 이력을 숨긴 경우, 폭력범죄, 성범죄 등 중범죄 기록 누락, 서류상 허위 진술을 한 경우 또 위장결혼이나 위장 스폰서를 통한 영주권 취득, 과거 추방 명령이나 불법체류 기록을 숨긴 경우, 타인의 신분을 도용해 시민권을 받은 경우, 재정 관련 사기가 있는 경우,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푸드스탬프 등 정부 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경우, PPP 대출 사기나 세금 허위 신고, 의료보험 사기에 연루된 경우 등 다양한 방면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

이에 이민 변호사들과 시민단체는 “월별 목표치가 정해지면 기준이 느슨해져 단순 기재 실수나 경미한 위법까지 문제 삼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이민 전문 변호사는 “체포 기록은 있었지만 기소되지 않아 ‘괜찮겠지’ 하고 시민권 신청 때 누락한 경우도 위험할 수 있다”며 “과거 제출한 서류들을 다시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민단체들은 “정치적 악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특정 정치인과 기업인을 향해 시민권 박탈을 언급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귀화 시민권자들은 과거 비자, 영주권, 시민권 신청 당시 제출한 모든 서류를 보관하고, 내용이 일관되게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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