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몰래 다가온 두려운 존재 <2>

코로나, 몰래 다가온 두려운 존재 <2>

<지난호에서 이어짐>

지난 몇주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나의 생각과 무관하게 내 몸을 의사와 간호원 그리고 지금은 딸에게 맡겨야 했습니다. 하지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자부하던 이 건강했던 몸이 못된 바이러스와 혼자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것을,,, 나름 잘 견디어주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딸이 말합니다. 엄마!! 엄마가 정말 많이 아플 때 우리 모두 너무 무서웠어. 그땐 엄마 얼굴색이 완전 회색이었어. 이제 조금 엄마 모습이 돌아와서 너무 감사해!.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될 것 같아 엄마~고생했어. 엄마 아 ~.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격리 기간이 지났으니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답니다. 그리고 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감사하게도 음성으로 나왔죠. 아이들도 저도 너무 기뻤습니다. 물론 딸 아이들은 매주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구요. 딸아이에게 부탁을 해 처음으로 문밖을 나가 보았습니다. 걱정하는 딸에게 괜찮으니 한번 걸어보자 했죠. 아니나 다를까 문앞에서 얼마 가지 못해 다시 들어오긴 했지만 선선한 날씨가 얼굴을 스칠 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일상생활을 무심하게 보냈던 날들이 너무 후회스러웠습니다. 아주 사소한 작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일인지,,,, 사랑하는 가족이 모두 너무 보고 싶고 소중한 친구들이 너무 감사하고 곁에서 늘 힘과 용기를 주던 모든 이들이 한 분 한 분 떠올라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또 한주가 지나갔습니다. 여전히 산소 치료가 필요하고 많은 약을 먹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찍 일어나 어제보다 조금 더 걸어야지라고 생각을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금방 침대에 누워버리는 제 모습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언제 좋아질 수 있을까~. 딸아이는 이렇게 혼자 매일 침대 생활을 하는 저를 즐겁게 해주고 싶어 제가 좋아하는 만화영화 그리고 동물의 왕국을 모두 찾아 틀어주고 있습니다. 매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매일 대청소를 하는 그 모습에 많이 미안하고 안쓰럽기는 하지만요. 아이들과 매일 영상통화를 하고 매일 매일 확인을 하는 딸아이들이 안스러워서라도 얼른 털고 일어나야지 마음으로 다짐을 합니다. 무엇이라도 먹고 힘내고 싶어 큰 딸아이에게 졸랐죠. 많이 아플 때는 먹지를 못해 한 숫가락씩 수저로 떠서 먹였는데 이제 더 달라고 하니 웃네요. 먹고 싶은 것도 많구요. 김치 빈대떡, 파전, 깍두기는 매일 노래를 했구요, 김밥, 얼큰한 김치찌개, 하지만 많이는 먹을 수가 없었죠. 그래도 매일 영양가 있는 식단과 틈틈이 제가 먹고 싶다는 것을 해주는 큰 딸이 너무나 대견 하더군요.

제가 이글을 쓰고 있을 때 큰 딸아이가 읽어보더니 말을 합니다. 엄마가 쓴 글이 다 맞지만 실제로는 더 무서웠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던 자신들이 너무 무능력해 보였으며, 엄마가 입원해 있는 동안 볼 수도 없었고 몇 번의 전화 통화로 엄마의 상태를 알 수는 있었지만 그것도 믿을 수 없어 세 딸이 모두 무서워서 매일 울었답니다. 이제는 그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고 합니다.

4 주째, 퇴원 후 처음으로 검진을 받으러 갔습니다. 한달 전만 해도 내가 이렇게 산소통을 의지한 채 의사를 찾을 줄 몰랐습니다. 잘 걷지도 못하고 딸의 손에 의지한 채 말이죠. 검진을 마친 선생님은 출근을 하려면 약 한달은 더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한달후에 다시 오라고 하더군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마다 다 다른 반응을 보이지만 그중에서도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 듯하다며 이런 상태에서 출근은 어렵다고 합니다. 아직 몸이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무리를 해서 다시 입원하고 싶지 않으면 말을 들으라고 합니다.

이제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벌써 백신을 맞으신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동안 모든 주위 분들도 많은 걱정과 염려로 너무 애쓰셨습니다.

이제 한인동포들이 나 자신 보다는 곁에 있는 가족과 형제자매 그리고 이웃을 위해 코로나 19 감염병을 조심하면서, 나라에서 요구하는 지시사항을 준수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평범한 일상생활을 시작하기위해 서로 동참하기 바랍니다.

우리는 지난 1년을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코로나 19로 외롭고 힘들게 살았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됩니다. 빨리 그날이 왔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래서 모두 같이 만나서 수다도 떨고 얼굴을 보며 사랑한다 말해주고 안아주고 맛 나는 것을 나누며 삶의 소중함을 가슴으로 느끼며 더욱 가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그날이 얼른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도 이제 마음이 놓입니다. 지난 한달이 두려웠고 힘들었지만 전 매일 매일 좋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은 이 세상에서 할일이 남은 듯 합니다. 두렵고 무서웠던 그 순간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인해 소망과 도전 그리고 감사함으로 제 가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평범하던 일상생활이 너무나 소중함을 느꼈고 제 곁에서 늘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나의 소중한 선물들, 나의 세 딸들아~ 고맙고 너무 너무 사랑한다.

또한 혹시라도 불편할까 저희 집 문 앞에 먹을 것, 필요한 것을 놓아두고 메시지로 알려주던 친구들, 가족들, 이웃들 그리고 창문을 통해 얼굴이라도 본다고 제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던 사랑하는 친구와 가족들,,, 저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모두 분들에 감사 합니다. 그리고 많이 사랑합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모든 한인동포들이 코로나 19를 이기고 건강한 몸으로 일상생활 속으로 돌아가시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이승애 번역기자>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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