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 기행문 46> 자메이카(Jamaica) <3>

<김명열 기행문 46> 자메이카(Jamaica) <3>
마리화나, 대마초(Reefers)

지난호에 이어……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즐겨 마신다는 세계적 명품, 블루마운틴 커피, 마치 태양신을 숭배한 듯 커피에 대한 그들의 사랑과 자부심에 대해서는 알 것 같지만 왠지 뒷맛이 개운치 않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자메이카에서는 3R(Reggae, Reefers, Rum = 레게, 마리화나, 럼주)을 쉽게 접하고 경험할 수 다. 이 3R중에 오늘 나는 Reefers에 해당하는 마리화나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자한다. 크루즈선에서 자메이카 현지 관광을 위해 선박 밖으로 나온 우리들 일행 6명은 현지에서 택시를 대절키로 했다. 2년전에 내가 함께 간 일행 6명과 크루즈선을 이용해 유럽 4개국을 여행할 때, 크루즈선사에서 안내하고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의해 관광을 하는데, 마침 한국에서 신혼여행차 여행 온 홍 선생님 신혼부부가 있었다. 그들 신혼부부는 보기에도 너무 아름다운 커플이었고 한국에서는 최고 일류대학을 나온 엘리트 지성인이었다. 그들 부부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현지의 모든 관광시설이나 레저장소, 유적지등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들은 값비싼 돈을 지불하는 크루즈선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외면하고 그들 나름대로 좋은 곳을 찾아서 알뜰하고 유익한 관광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같은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그 젊은 신혼부부는 우리 일행을 동참시켜 비용도 절감하고 보다 많은 볼거리들을 구경시켜 주었다. 그중에 특이한 것은 현지에서 그곳의 지리와 관광요소를 잘 알고 있는 택시기사를 선택하여 택시를 하루 정해진 시간동안 대절하여 관광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크루즈선사에서 안내하는 관광 상품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시간과 비용도 많이 절감되며 현지의 숨결을 보다 많이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그것을 경험삼아 이번에도 우리일행은 현지에서 하루 정해진 시간을 통해 택시를 대절했다. 우리 일행 6명과 택시기사를 포함한 7명이 탈 수 있는 Sub밴이다.
우리는 그 택시기사가 안내하는 대로 그곳의 유명 관광지와 전통 재래시장, 관광 상품 선물점, 주민들의 생활상, 등등을 두루두루 살펴보고 구경할 수가 있었다.
택시를 타고 관광지로 가는 도중에 우리를 태운 흑인 택시운전기사가 우리에게 하는 말, “마리화나 한번 피우지 않겠느냐”고 질문을 던진다. 이어서 그의 말로는 이곳의 자메이카에서는 마리화나 흡연이 불법이 아니라고 곁들여 설명을 해준다. 그러나 나와 집사람, 시카고의 친구 정선생님부부는 흡연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서 한마디로 노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한국이나 미국에서 불법화된 마리화나를 피운다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부담스러운 얘기였다. 그런데 함께 간 일행의 닥터 K씨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진짜 피울수 있는거냐?”라고 되묻는다. 옛날 젊은 시절에 K씨는 대학친구들과 마리화나를 피워봤다며 기분이 좋았다고 말을 덧붙인다. 닥터 K씨와 운전기사 간에 은밀한 대화가 오간 끝에 택시는 어느 허름한 골목의 집앞에서 차를 멈춰 세웠다. 그리고 닥터 K씨가 건네주는 미화 50달러를 손에 쥐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후 그는 손안에 종이에 싸들고 무언가를 갖고나왔다. 차 안으로 들어와 펴보인 종이 안에는 말로만 들어왔던 마리화나(대마초)잎의 말린 가루가 한주먹 들어있었다. 그것을 넘겨받은 K씨는 종이에 권련을 말듯 그 잎가루들을 종이에 넣어 담배말이 처럼 말아서 입에다 물었다. 그리고 이내 택시기사가 건네주는 라이터로 불을 붙여 쭈~욱 깊게 연기를 들이마셨다. 목구멍 깊숙이 빨려 들어간 연기는 한참 후 후~욱하는 심호흡과 함께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연거퍼 뿜어내는 담배연기로 차 안은 이내 마리화나 연기냄새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 연기와 내음은 곧바로 나의 콧속으로 옮겨 들어와 역겨운 기분을 만들어냈다. 마리화나의 담배향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게 부담스러움을 주며 머리와 가슴속을 후벼 팠다.
집사람이나 정선생님 부부도 부담스러워하며 이내 기침을 토해냈다. 이것을 목격한 택시기사가 곧바로 차창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었다. 이것을 본 K씨는 미안하다고 하며 고개를 돌려서 맛있게 마리화나를 빨고 있다. 저렇게 맛있게 피우고 있는 K씨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생겨났다. 모처럼 자유롭게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는데 우리가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마리화나 담배를 피워 물은 K씨는 연달아 몇모금을 빨고 나서 3분의1정도 남은 꽁초를 택시운전사에게 건네준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 흑인 택시기사 역시 맛있게 잘 빨아댄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게 무더운데 차 안에서는 졸지에 마리화나로 군불을 때느라고 법석이다. 차 안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지만 열어놓은 차창 문을 통해 연이어 뜨거운 지열이 섞여진 더운 바람이 몰려들어온다. 얼마 후 실내는 더워졌지만 마리화나의 담배연기는 많이 없어졌다. 간접흡연이란 말이 실감나게 피부에 와 닿는다. 두사람의 마리화나 흡연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옛날 나의고향에서 재배되던 삼베(마리화나, 대마초)가 머릿속에 아련히 떠올랐다.
자메이카에서는 대마초(마리화나)가 불법이 아니다. 자메이카의회는 2015년 2월24일 마리화나의 소량 소지와 의료용 목적의 사용을 합법화했다. 마리화나 합법화에 따라 개인은 57g 한도내에서 소지할 수 있고 종교, 약품, 치료용 목적으로 사용을 할 수 있게도 되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마리화나를 피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메이카는 카리브해국가중에서 미국으로 마리화나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자메이카의 무속인들에게 마리화나는 신성시되어왔고 그들 특유의 레게음악과도 연관되고 있다. 중남미에서는 멕시코, 콜롬비아, 아르헨티나가 소량의 마리화나소지를 수년전에 합법화했다. 과테말라도 이를 추진하고 있고 칠레와 코스타리카는 의료용목적의 마리화나 합법화논쟁을 벌이고 있다.
뉴욕에서 발행되는 ‘하이 타임즈’잡지가 밝힌바에 의하면 세계 제1의 마리화나 자유 흡연지역으로는 캐나다의 밴쿠퍼가 1위이고 2위는 네델란드의 암스텔담을 꼽았고 세번째 자유흡연지역은 스페인의 바로셀로나와 루가노호수지역, 그리고 자메이카와 태국을 꼽았다. 상당수의 세계젊은이들이 자유롭게 대마초흡연을 하기위해 이상의 도시들을 찾는다고 했다.
마리화나, 일명 대마초(Marijuana=한국의 공식명칭은 대마초)는 마약의 일종으로 포함되어있어서 아무나 함부로 사용을 하거나 담배로 말아서 피울 수가 없다. 이 마리화나를 사용한 경험자의 말에 의하면, 갑자기 부~웅 뜨는 듯한 느낌으로 몸이 가벼워지고 빈속에 술을 털어 넣고 담배를 피운 듯한 정도로 어지럽다고 한다. 또한 침샘에서 침이 분비되지 않아서 갈증이 심하게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괜시리 실실 웃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옷의 얼룩, 색깔, 질감, 패턴 등의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갑자기 느끼게 된다던지, 또는 평소에 별로 예쁘게 보이지 않던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더 섹시해보이고 다정다감하게 느껴진다고도 한다. 그러나 마리화나를 복용 및 흡입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체험이나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마의 종류, 피우는 사람의 몸과 마음상태, 피우는 장소 등의 여러 가지 요인으로 효과도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의 대학가에서 마리화나는 매우 대중화되어있으며 젊은층에서 진짜 마약으로 여겨지는 크랙, 코카인, 필로폰등과는 보는 시각이 전혀 다르다. 감각의 강화는 미각과 청각에서 두드러지는데, 이때 단 것을 먹으면 미칠 듯이 달게 느껴지고 짠 것을 먹으면 얼얼할 정도로 짜게 느껴진다. 촉각과 시각도 대동소이하다고 한다. 감각이 몇배로 예민해지는 것과는 반대로 운동능력은 매우 둔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대마초 흡연이 들통 난 세계적인 수영선수 마이클 펠브스가 징계 여부로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시간 감각이 교란되어 실제 지나가는 시간과 다르게 느껴진다고 한다.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079>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