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기분이 우울하고 슬플때

<칼럼리스트 / 탬파거주>
오늘아침 친하게 지내고 있는 C씨께서 안부전화를 주셨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생활이야기, 가정 이야기 등을 나누다가 그분께서는 요즘 세상살이가 싫어졌다고 뜻밖의 말을 했다. 몇 십 년을 함께 동거동락한 부인이 남처럼 느껴지고 장성한 자식들은 찾아오지도 않으며 점점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온몸, 삭신이 쑤시고 아프단다. 더군다나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더욱더 기분이 우울해지고 살맛이 안 난다고 하소연을 한다. 이러한 현상이 늙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우울증증세가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인들이 살아감에 있어서 기분이 언제나 좋고 우울하지 않을 수는 없다. 24시간 행복한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들의 감정이라고 하는 것은 수시로 바뀌고 움직이기 때문에 때로는 우울할 수 있고 기분이 나빠지며 슬플 수도, 화가 날 수도 있는 것이다.
우울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우울할 때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하다. 기분이 우울하고 마음이 침체된 상태가 지속된다면 자칫 우울증에 빠져들 염려가 있다.
우울증이라는 것은 마음의 슬픔이 누적되어서 무기력증으로 연결되는 심리문제이다. 이슬비에 옷이 젖듯이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에 빠져들게 된다. 감기도 초기에 치료하면 잘 회복되는 것처럼 우울증도 초기에 알고 잘 대처해야할 것이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그냥 우울증이라는 늪속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그래서 우울증이라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우울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으며 때로는 세상을 살기가 싫을 때도 있다. 언제나 살아가는 현실이 즐겁고 기쁘며 행복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련만 우리의 일생에는 언제나 희로애락이 그림자처럼 따른다.
우리들이 사는 이 세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존재한다. 살을 외는 듯한 추운겨울이 있기에 따스한 봄날이 찾아오고 혹서의 무더운 여름이 있기에 겨울이 찾아오는 법이다. 우리의 감정과 기분도 이처럼 계절의 변화와 같이 쉽게 변하여지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매사에 일일이 그것에 반응하고 속상해하기보다는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의자세가 중요하다. 지금 나의 기분이 우울하고 서글프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하지는 않다.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으로 슬픈 이별을 하여 가슴이 아프지만 시간이 흐르고 지나고 나면 세월이 약이 되어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지금의 주어진 현실이 괴롭고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고 어렵더라도 고통의 기나긴 터널을 지나고 나면 또다시 삶의 희망과 의지가 생기게 된다. 눈보라치고 추운 겨울이 닥쳤을 때는 마치 그 겨울이 영원할 것 같은 암흑 같은 기분이 들지만 시간과 세월이 지나면서 새싹이 돋아나고 훈풍에 얼음이 녹는 따듯한 봄날은 찾아오게 마련이다. 우리는 그러한 희망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만 내 마음에는 영원한 겨울이 존재하지 않는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올 거라는 당연한 믿음과 희망으로 바라볼 때 그때의 고통과 괴로움을 감당하고 인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긍정과 희망이 아닌, 자꾸만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점점 더 나의 기분은 우울해지고 괴로워지며 죽고 싶은 마음까지도 생겨나게 된다. 나의 마음은 저항하면 할수록, 도망가려고 하면 할수록 더 괴롭고 힘들어지는 법이다.
나의 기분이 우울할 때는 그 기분이 우울함을 인정해야한다. 마음이 슬플때는 슬픔을 인정하고 괴롭고 슬플 때도 그대로 인정을 해야 한다.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그 우울한 마음도 내면에서 모두 연소되고 타버려야 만이 끝이 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울한 마음을 속이면서 행복해지려하고, 죽고 싶어하는데 억지로 참으면서 인내하고 살아간다. 살기위한 적극적인 마음은 중요한데 본래의 마음을 회피하고 도망가는 것은 사실 더욱더 소극적이고 회피하는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자기의 감정에 솔직해야한다.
마음이 슬플 때는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실컷 눈물을 흘려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빨리 견뎌내려고 참았다가는 마음속의 우울한 기분과 슬픔은 해소되지 않고 앙금이 남아서 마음은 온통 슬픔으로 다시 가득차질 것이다. 이럴 때는 눈과 마음을 밖으로 돌려 자연속의 품으로 안기도록 하자. 우울한 기분의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가까운 호수나 공원을 찾아가 산책을 하던가 아니면 여행이라도 떠나가자. 우리의 마음은 여유가 없으면 그때부터 수많은 심리적 고통을 받게 된다. 아무리 자신이 힘을 내려 해도 세상살이가 그렇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때로는 욕을 먹거나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이별을 하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돈 때문에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기도 한다. 우리가 받는 대부분의 상처는 물질과 사람들로 인해서 생긴다. 물질과 사람들은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순수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렇지만 자연은 우리에게 어떠한 것도 기대하거나 부담을 주지 않는다. 자연은 항상 따듯한 어머니의 품처럼 우리를 기다려주고 사랑해준다. 그래서 당신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주고 우울한 기분을 밝은 희망으로 전환시켜줄 것이다. 욕망이나 물질에 애를 쓰고 집착을 하면 욕심이 되지만 잠시 자연을 찾아 벗어나는 것은 자신을 아끼기 위한 여유의 마음이라 생각한다. <myongyul@gmail.com> 936/0716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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