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렬칼럼> 부부의 권태기와 탈선, 그리고 외도와 바람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남녀평등이 보장되고 여권이 신장되었으며 성이 개방되다보니 한국이나 미국이나 남녀가 탈선을 하여 바람이 나는 사례가 너무나 많다고 한다. 바람, 바람 중에 남녀가 탈선을 하여 바람을 피우는 그 바람이 가장 무서운 바람이라고 한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곳의 조그만 한인사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 현직의 모모 한인단체장을 비롯하여 누구라고 하면 다 알만한 사람과 어느 인사 등등…. 여러 사람들이 남모르게 어느 여자와 또는 어느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얘기들이 장안에 파다하게 퍼져서 많은 사람들의 입질에 오르내리며 그 사람들의 등뒤에서 손가락질을 해대고 있다.
본인들은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그 사실을 모른 채, 그 소문들이 유언비어인지 아니면 진짜의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으나 시중의 호사가들이나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오늘도 바람난 남녀들의 이야기로 욕을 해대며 재미를 더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 자신의 바람으로라면 이런 이야기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에서 역시 많은 기혼 남성이나 여성들이 배우자 모르게 내밀적으로 도둑질의 스릴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거리를 좁혀주는 최신형 고속열차 KTX와 증편된 항공기가 남녀사이의 공간을 좁혀주고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숙박업소의 뜨거운 열기는 한여름의 더위를 무색케 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성업 중이라고 한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개방적으로 성이 개방되었던 신라시대의 성풍속이 다시 살아나는 것일까?.
남녀간의 사랑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고려시대의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가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에 다시 유행되고 있다고 한다. 개방된 성(性)의 르네상스바람, 여인의 심층에 자고 있는 색끼를 일깨우는 엽색의 바람은 신장된 여권(女權)이 진작시킨 자유의 성주(性主)탓일까? 옛부터 얼마 전까지 여자의 성을 억압하는 것이 우리나라 성규범의 핵심이었기에 말이다. 이렇게 되고 보면 이제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라 동방불륜지국이 된 셈이다. 성경에 의하면 부부의 인연이 하나님의 뜻이며 결혼의 의미를 떠남, 연합, 한 몸으로 표현한다. 부모의 품을 떠나 불완전한 두 남녀가 사랑으로 결속된 친밀감으로 빈틈없이 연합하여 성적인 결합으로 성숙한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라고……..
그러나 불륜이 일상으로 자행되는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결혼을 개인의 선택으로 국한한다.
불륜이란 인륜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행위이며 인륜이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할 떳떳한 도리이다.
그러나 인륜을 넘어설 수밖에 없는 생물학적 속성 때문에 가정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은밀한 월담이 오늘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예사롭게 이루어진다. 성경말씀의 10계명에는 7번째로 간음하지 말라는 계율의 계명이 들어있다. 모세가 시내 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10계명을 받을 때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제외시키지 못한 과오? 때문에 후세의 남녀들 관계가 난마처럼 얽히게 되었다.
바람에 의한 인간들의 불륜을 모세의 탓으로 돌리는 웃어보자는 얘기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부부가 연을 맺고 살다보면 자연스레 권태기가 찾아온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유통기간이 있게 마련이다. 유효기간이 경과하면 서로가 알 것은 다 알고 물리고 질려서 식상해한다. 상대방에 대한 신비의 치장이 모두 지워지면 결국에서는 속물의 근성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이나 부인이 아닌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리고 탈선을 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호스트바, 애무방, 묻지마 관광, 묻지마 산행, 심지어는 집으로 남자 안마사를 부르는 출장안마 등등 우리가 듣기에는 생소한 이름들의 다양한 유흥 문화 속으로 자신의 몸을 던지고 있다고 한다. 거리 곳곳에는 탈선을 유혹하는 현란한 네온사인이나 벽보가 도배를 하다시피 붙어있고, 특히 묻지마 관광이나 묻지마 산행은 인위적으로 남녀를 짝을 지워서 탈선을 유도한다고 한다.
이곳에 모이는 여자들의 90%이상은 주부들인데 학부형 모임, 친구모임, 계모임, 동창회모임 등등의 거짓말을 둘러대고 이런 묻지마 관광이나 산행을 다녀온다고 한다.
아울러 춤바람 난 주부들 역시 무시 못 할 사회적 현실이라고 한다. 춤바람 난 어느 여자 분의 실제 있었던 과거의 이야기를 직접들은 적이 있다. 그녀의 남편은 2년 계약직으로 해외지사에 파견근무를 나갔다고 한다. 12살과 10살의 남녀자녀를 두고 있는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남아돈다고 했다. 아래층 콘도에 사는 801호 여자의 꼬임에 넘어가 사교춤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교춤 방에는 자기처럼 남편들이 해외로 돈벌러나갔거나 건설계통의 남편들이 지방으로 전전해야 하는 관계로 집에 혼자 있는 여자, 생활이 여유로워서 남편은 직장에 나가 일하고 자기는 남는 시간에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백주 대낮에 사교춤 방에서 제비 같은 사내들 품에 안겨 춤을 배우고 밤에는 제비들과 휘황찬란한 술집에서 흥청망청 즐긴다고 한다. 그 시간 남편들은 머나먼 외국 땅에서 처자식 생각하며 향수병에 걸려 외롭고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고, 어느 남편은 뜨거운 땡볕의 건설현장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일에 몰두하고, 또 어느 남편은 처자식들을 위해 책상에 엎드려서 열심히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데……. 사랑하는 남편을 멀리 보내놓고 처음에는 남편생각에 잠 못 이루었겠지만, 다달이 들어오는 돈에 맛이 깃들여지다보니 그녀들에게 시간은 많고 돈은 부족하지 않으니 사내를 기다리는 외로움은 점점 커져 갔을 것이다. 그녀들은 남편이 보내온 돈이기에 자기 몫으로 절반쯤 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갈수록 돈에 대한 씀씀이가 커지다 보니 친구들하고 저녁마다 술 마시고 제비들 품에 안겨 춤추고, 백화점 출입도 빈번해지게 마련이다. 명품계도 들고 묻지마 관광계도 들고 해외여행계도 들었다. 그것은 마치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듯이 그녀들이 느끼는 유희와 쾌락이 파닥파닥 살아서 어부에 갖 잡혀온 생선처럼 언제 불행이 닥칠지 모르는 채 자신들이 멋지게 살고 있다고 생각들을 하고 있다.
이제는 아이들 뒷바라지도 귀찮아지고 저녁이면 콩나물, 시금치 사서 알뜰살뜰 저녁상 차려내던 순수했던 가정주부모습은 사라지고 일상을 탈피한 춤바람 난 여자만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생활도 잠시뿐, 자유부인의 맛에 길들여지기 시작할 때쯤 외국에 머물고 있던 남편이 귀국하거나 지방에서 갑자기 상경한 남편에게 춤바람이 발각되고 만다.
문득 놀래서 정신을 차려보지만 은행의 통장은 바닥이 나고 마이너스통장에 카드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다.
그동안 몸과 돈을 주던 제비들에게 하소연을 해보지만 그들은 돈이 떨어지니 “너, 나 알아?”하고 눈을 부라리며 나 몰라라 외면을 한다. 결국은 자식과 남편을 뒤로 한 채 집을 나와 어느 술집의 주방이나 식당에서 먹고 자며 손님들이 한두 잔 건네주는 독한 술에 취해서 몸을 휘청거리며 때늦은 후회의 피눈물을 쏟고 신세한탄을 하며 울고 있다.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부부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탈선을 하고 바람이 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서 결론을 지어 말한다면 그 이유에 단연 손꼽히는 것은 부부간에 권태기를 맞아 생겨나는 불륜이나 탈선, 바람이 제일 많다고 본다. 배우자와 함께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좋고 어떤 모습을 봐도 사랑스럽기만 했던 달콤한 신혼, 그러나 아기가 태어나고 생활에 익숙하다보면 서로에게 시큰둥해지고 지루해지는 때가 찾아온다. 이것이 바로 권태기이다. 권태기는 상대방에 대한 실망에 의해서만 생기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 양육의 스트레스, 심리적인 문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난다. 권태기를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거나 회피보다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시기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래된 물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향기가 있다. 애증어린 추억과 가슴을 울리는 아련한 사랑, 그리고 객쩍은 사연이 녹아있다. 또한 잔잔한 설렘도 숨어있다. 마지막까지 변색된 부부간의 사랑을 안고 고비 고비 시련이 닥칠 때마다 어려움을 딛고 굳어진 부부애로 살아가는 범절이 요구되는 시절이다.
myongyul@gmail.com <872/0320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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