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주인 지갑 삥땅치는 민생(民生)국회

글로벌 경제위기를 들먹이며 국민들에게는 허리띠 졸라매라면서 저들의 세비는 기습 인상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웠다.
근로자들의 최저생계 보장을 위한 인금 인상 같은 법안은 밀고 당기며 세월아 내월아 하고 질질 끌던 국회치고는 저희들 잇속 챙기기에는 화끈하게 돋보이는 눈부신 속도전이다.
정치개혁과 국회쇄신을 외치며 출범한 19대 국회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국민 눈높이에 맞는 민생국회를 외치며 타 정당과의 차별화를 들먹이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투어 국민과의 고통분담을 외쳤다.
물론 대선정국이 겹치는 탓도 있겠지만 여야 없이 19대 국회는 오직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회로써 새로운 정치문화의 지평을 여는 산실(産室)로써의 역할을 외치던 그 말에 일순 국민 모두가 속았다.
그 현란한 정치구호를 설쳐대는 와중에 뒷구멍으로는 주인 인 국민들을 감쪽같이 속이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열중했던 세비인상이라는 그들만의 파렴치한 짓거리는 국민 아무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이건 주인 몰래 주인지갑을 열어보고 삥땅 친 대국민 사기극이자 범죄 행위다.
국회의원 세비란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한 의정활동 수행에 유효하게 쓰라는 주인이 머슴에게 주는 사례금이자 격려금이 바로 국회의원의 월급 꼴인 “세비”다.
그런데 주인에게 알릴 필요가 없단다.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와 국회의장의 사인만 있으면, 그 3인방의 결제로 국회의원의 세비는 저 멋대로 인상된다는 그 후진성을 못 벗어나는 시스템도 문제다.
아무리 허가 낸 도둑놈들이라지만 국민에게는 고통분담을 외치면서 뒷전으로 벌린 세비인상이라는 대국민 사기극! 이건 해도 너무하다. 이럴 수는 없다며 저항의 물결이 인다.

경제 불황이라는 추세를 감안, 물가인상에 비례해서 자동적으로 인상되는 의원 세비를 두고 적지 않은 선진국들의 의회에서는 지금 자발적인 조치로 삭감 동결 등으로 국민과의 고통분담에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이 지구촌의 대세(大勢)인데 유독 대한민국 국회만이 저들 배불리기에 신이 나서 킥킥거리며 저들끼리 만이 벌리는 보기 더러운 축제다.
문제는 그들의 세비인상을 국민 아무도 몰랐다는데 있다. 예산안을 통과시키던 지난 국회 예결위에서 아무도 몰래 비밀리에 슬쩍 세비인상을 끼워 넣었다는 것이다.
의원 한사람마다 연 2,300여만원의 기습인상이다. 그 돈은 직장인 한사람의 1년 연봉수준이다.
게다가 하루를 해도 국회의원 뱄지 한번만 달면 평생을 두고 매달 120만원의 연금을 탈수 있는 역시 저들 마음대로 만든 혜택이 부여된지도 얼마 안 된 시점이다. 대박이 따로 없다. 불황을 모르는 대한민국 국회뿐이다.
그래서 연일 터져 나오는 뉴스처럼 국회의원이 되려고 공천헌금을 싸들고 골 터지도록 덤벼드는 그 추한 꼴도 지구상에서 대한민국 국회 뿐 일 테다.
그렇다보니 저희들의 먹이에만 탐욕하는 돼지들만 끌어 모인 곳이 여의도에 큼직하게 지어놓은 돼지 울타리다.
그 정신 병동 같은 거대한 돼지우리만 쳐다보고 “뭐 이 따위 나라가 다 있어”하고 외치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볼 문제도 있다.
선진국 국회의원들은 세비를 삭감하고 동결시켜도 큰 지장이 없는 반면에 후진국 국회의원은 그렇지 못하다며 세비를 기습 인상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저간의 사정을 들고 나오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선진국 유권자들은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그 어떤 경조사에도 관할 지역 정치인들의 재정적 지원(금일봉)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축의금이나 부의금으로 지역 국회의원의 큼직한 금일봉이 오지 않을 경우 유권자들의 반응(民度)을 한번 살펴봤는가. 그래서 선진국과 후진국의 정치문화를 두고 혼동하지 말라는 충고가 있다면 …. 글쎄다. 수긍할 부문도 없잖아 있을 성 싶어 앞뒤가 맞지 않은 글인 줄 알면서 쳤다.
“비판”과 “대안”이라는 차원에서 읽어주면 손해 볼 것 없을 성 싶다.

kwd70@hotmail.com <849/0912201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