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겨레저널 캠페인 2> 도박 없는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자 | |
[2011-02-09, 05:51:28] 한겨레저널 |
<2011 한겨레저널 캠페인 2> 도박 없는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자몇 년전 세미놀 인디언이 운영하고 있는 하드 락(Hard Rock)이 라스베가스 스타일 카지노 운영 허가를 받고 슬롯 머신, 블랙잭 및 바카랏 등 테이블 게임을 설치한 이후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불경기일수록 술집과 도박장은 호황을 맞는다는 설을 입증이나 하듯 플로리다 전 지역에 있는 7개의 카지노에서 매년 220억 달러의 수입(2009년 현재)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세미놀 족은 이렇게 번 돈을 노인이나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모두 공평하게 나누는데 일인당 연 12만 달러씩 나눠 갖는다고 한다. 지난 1979년 처음 도박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1인당 연수익이 100달러이던 것이 2005년에는 5만 4천 400달러로 껑충 뛰었고, 2009년에는 플로리다 노동자 평균 임금인 4만 달러 보다 3배나 많은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이런 수입의 원천은 당연히 카지노를 즐기는 도박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도박의 속성도 모른 체 한두사람의 노름꾼에 의해 만연되기 시작한 도박 열풍이 개인과 가정에 파탄을 몰고 오면서 이제는 그 여파가 한인사회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드 락 호텔이 카지노를 운영을 하기 전에도 본보는 도박으로 인한 가정파탄이나 경제적 어려움이 상당하여 도박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여러 차례 연재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 사회 일부로 깊숙이 퍼져가고 있는 도박 풍조가 가라않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 “도박 없는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자”라는 주제로 다시 도박에 대한 특집 기사를 기획하였다. 앞으로 총 4회에 걸쳐 게재될 이번 특집이 동포사회에 밝은 빛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2. 도박이 가정을 파괴하고 있다. 이민 온 지 15년차에 접어든 A씨의 가정은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 A씨가 도박에 빠져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를 팽개치고 하루도 빠짐없이 도박장에 출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민 오기 전까지는 꽤 가정적이고 건실한 사람이었던 A씨. 이민 당시 한국에서 가져온 적은 돈을 까먹지 않기 위해 낮에는 부부가 기술을 배우고 밤에는 청소를 하면서 돈을 악착같이 모았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는 육체적 고통이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돈을 모아 조그마한 편의점을 열어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마련한 A씨 부부는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편의점에서 들어오는 수입도 예상외로 많고 생활이 넉넉해지자 A씨는 반복적인 일상이 너무도 따분해졌다. 주말이면 주위의 사람들과 골프 모임과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편의점에 틀어박혀 자신의 생활을 희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이 한심해 보였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큰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과 사업체를 정리하고 은행 대출을 받아 자본금을 확보하여 플로리다 모 도시로 이주해온 A씨는 꽤 크고 화려한 일식 식당을 열었다. 시기가 맞아떨어졌는지 식당 운영이 잘되어 수입이 많아지고 큰집과 좋은 차를 사들이면서 말 그대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불어닥친 미국 경제의 불황이 식당에 경제적 타격을 가하게 되면서 위기가 찾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경제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집과 자동차 페이먼트 등으로 인해 지출을 줄일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서 A씨는 파산의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A씨가 도박에 빠지게 된 이유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위안처로 도박장을 찾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처음에는 적은 돈을 가지고 가서 슬롯머신을 하게 되는데, 돈을 잃기도 하지만 때때로 돈을 따는 재미가 있어 일상에서 오는 불안감, 스트레스를 씻어낼 수 있었다. A씨는 ‘적은 돈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다시 열심히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는 자기 억제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여기면서 일주일에 한두번씩 도박장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도박장 출입이 잦아지고 가지고 가는 돈도 많아질 뿐 아니라 사업장이나 집에서도 머리 속에서 도박 생각이 떠나지 않는 것이다.일주일에 몇 백달러에 불과했던 도박 돈이 급기야는 임대료나 음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한 자금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식당 운영이 부실해지고 건물주에게 경고를 받기 시작하였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부인은 애들의 미래를 생각하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협박도 해보았지만 한번 도박에 빠진 A씨는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캐쉬 플로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연체 이자 등의 지출이 늘어나면서 수입도 줄어들어 재정 상태가 악화되더니 결국 집은 은행에 차압을 당하고 말았다. 식당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경기가 안 좋은 탓에 거래가 쉽게 성사될 것 같지도 않고, 대학 진학을 앞둔 큰 아들과 작은 아들은 부모의 잦은 싸움에 학교 성적은 점점 떨어지게 되었다. A씨는 여전히 돈만 생기면 도박장 출입을 하면서 잃은 돈을 만회하겠다는 헛된 망상에 빠져있고, 주변 사람들의 따돌림으로 인해 정신이 점점 황폐해지고 있다. 기자가 전해들은 이 이야기는 그나마 아직 경제적으로 밑바닥에 떨어지진 않은 상황이지만, 한인 동포들 중에서는 도박에 빠져 사업 밑천을 다 날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가족을 버리고 타주로 도주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남아있는 부인과 아이들은 정부 보조를 받아가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또 도박 중독자는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피해를 주는데, 도박에 빠진 사장으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해 집 페이먼트도 못하게 돼 은행에 연기 신청을 하였다는 동포가 있는가하면, 급전이 필요하다고 애원을 해서 돈을 빌려주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도박 밑천이었다며 빚을 받기는 다 틀렸다고 헛웃음을 치는 동포도 있다. A씨처럼 가정적이고 건실했던 사람이 일상에서 오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선택했던 도박이 한 가정을 일시에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트리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누누나 도박에 빠질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 환경도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친구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찾아간 도박장, 남들에게 꿇리지 않아 보이려고 호기로 시작한 도박, 경제적 위기를 한탕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손을 댄 도박 등이 결국 자신은 물론 가정을 파괴하고 자식의 미래까지 위협하고 있다. 특히 배우자에게 가장 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데, 어떻게든 가정을 유지해보려고 도박 중독자의 배우자는 속으로는 애를 태우면서도 정상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도박 중독자는 그런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하면서 절망하게 되고 친척들과 친구들과의 만남을 회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스스로 중단하려는 노력을 한다. 도박 중독의 결과로 도박자는 신용을 잃어 외로워지고, 죄책감에 시달리고, 직장을 잃고, 사회적으로 낙오되고, 음주나 약물 남용을 경험하고, 몸이 병들고, 가끔 돈을 따기도 하지만 결국 빚더미 위에 올라앉고, 우울증에 시달려 극단적인 생각도 하게 되고, 신앙을 멀리 한다. 배우자도 굴욕감, 배신감, 무기력, 절망감, 심리적 장애, 약물남용, 이혼 또는 자살할 생각도 한다. 일반인 보다 도박 중독자의 자살위험율은 15배 그리고 배우자는 4배가 높다고 한다. * 도박중독의 위험신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