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동칼럼> 성형시대에 때 아닌 자연산 파문

▲여성비하 발언으로 대표직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여성비하 발언으로 대표직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김원동칼럼> 성형시대에 때 아닌 자연산 파문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가 말한 “요즘 룸살롱에서는 자연산을 더 찾는다”는 발언이 포털의 실시간 뉴스 검색순위의 2위를 차지하면서 정치권이 휘청거린다.
룸살롱에 나오고 싶어 나오는 여성들이 있을까? 먹고 살길 없어 나오는 것만 해도 서럽다. 그리고 그 판에서 살아남자니 성형 없이는 경쟁력에서 밀리기에 수술을 하는 게 아닐까,
그리고 자기 돈으로 자기얼굴에 손 좀 대는게 뭐 그리 지탄받을 일인가? 물론 성형수술비를 장만하기 위해 노래방 도우미로 나온 유부녀의 탈선 등 이해 못할 알바들 때문에 수술비용 조달과정에 도덕적 문제가 제기되기는 한다. 그리고 한국을 찾아오는 중국여자여행객들의 입국 최우선순위가 성형수술이라니 실로 놀랍다.
그리고 밀실정치로 인한 잘못된 접대문화 형성에 절대적 책임이 있는 정치인의 실언이라는데 적잖은 파문이 인다. 그것도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에 대한 비하발언이라는 데서 더 그렇다.
극을 치닫는 성형문화에 대한 가벼운 비판이 이렇게 비화됐다며 굽신 거린다. 보온병을 들고 북한 폭탄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그의 저질 립 서비스는 모든 여성의원들이 당대표직과 국회의원직을 떠나라는 강력한 요구임에도 아주 색다른 한 줄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잔꾀로 똘똘 뭉친 박지원의 “안상수가 한나라당 대표직을 물러나서는 안된다”는 멘트다. 그런 실언을 남발하는 그런 류의 인물이 상대정당의 대표로 있어야 유리하다는 기막힌 정치장사의 속내도 보이는 정말 웃기는 연말정국이다.
그리고 문제는 안상수 뿐 아니라 한나라당은 사실 성추행에 관한 한 구제불능의 너절한 정당으로 관록이 있는 정말 못 말리는 전과 기록이 따라 다니는 집단이다.
“못생긴 여자의 마사지 서비스가 더 좋다”는 이명박대통령의 진품론을 필두로 최연희 전 사무총장과 강재섭 정몽준 등 전 당대표들에 이어 제명까지 불러온 강용석의원의 “여성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바칠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발언까지, 한나라당은 명실상부한 성추행정당으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안상수가 자연산 발언을 하는 와중에 동행한 당직자의 너절하고 기막힌 훈수도 한나라당의 수준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대표님 자연산 보다 신토불이가 맞습니다”.
아름다움의 갈구는 세상 여자들 모두의 보편적인 욕망이다. 그런데 왜 성형수술자체를 그렇게 매도하는지 모르겠다. 안상수가 정치인이 아닌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이라면 하등 시비 거리가 안 될 듯싶다. 여성의 성형수술이 뭐가 나쁘다는지 난 아직 이해 못하고 있다.
어디 여성뿐인가 출세하고 싶은 아부근성에서 더러는 살아남기 위해서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이해타산에 맞물려 소위 “입맛대로 뜯어 고치는 논조”를 펴는 신문도 성형에 다름 아니다. 성공한 인물전을 펴내던 필자에게 촌지를 동봉한 채 봐달라는 못난이도 있었다.
호적세탁을 한 공로확인서를 들고 온 그도 알고 보면 삼표연탄 같은 시꺼먼 몸과 마음을 백설표 설탕처럼 성형수술 해 달라는 숱한 시정잡배 중에 하나다.
오랜 세월 질적으로는 미달이지만 양적인 면에서는 숱하게 많은 칼럼을 써낸 필자는 단연코 할 말이 있다. 나는 성형칼럼 아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토대로 밝은 사회를 위해 비판의 글을 쓰는 순도 높은 자연산 칼럼리스트라고 말이다.
첫발을 디디던 언론초기의 초심을 잃고 먹고 살기 위해 칠면조처럼 변하는 성형수술식 신문을 만들었다면 이렇게 째지게 가난한 노후를 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어차피 자연으로 돌아갈 자연산 아닌가! (.kwd70@hotmail.com) <766/201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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