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국경일 행사를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삼자.

<발행인칼럼> 국경일 행사를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삼자.

“이번에도 삼일절 행사가 무사히 예년처럼 넘어갔다. 이제 광복절 행사만 어영부영 치르면 올해는 무사히 끝날 것이다.” 이런 생각을 누가 하고 있을까? 물론 행사를 개최하는 주최자들의 생각일 것이다.(목사님, 한인회 임원 여러분, 무사하세요?)
“이번 3월1일에는 아주 중요한 약속이 있다. 매달 갖는 모임에는 빠질 수가 없는데 마침 삼일절이라고 한다. 다음 광복절이나 다른 행사에 눈도장 찍으면 어느 정도 잊어버리니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자.” 이런 생각은 평소에 민족애와 동포애를 들먹이다가 국경일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생각일 터. (민주평통위원님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즐거운 일요일이다. 미국에 와서 살면서 편한 것은 한국을 잊고 그냥 하루 하루를 즐기면서 사는 것. 뭐 삼일절 이였다고? 그게 뭔데?” 이 말은 머리 검은 미국인이 되어 가는 사람들의 반응일 것이다.(헬로우, 양키)
이번 삼일절에 많이 쳐서 50명이 옹기종기 모여서 기념 행사를 했다. 예년대로 예배드리고 국기에 대한 경례 한번하고 애국가 부르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독립선언서 듣고, 우리와 상관없는 대통령 기념사 듣고 끝나면 저녁 먹는 행사다.
이 행사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 민족에게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매년 해오던 행사니 구색 맞춰 순서를 맡을 사람과 장소를 섭외하면 모든 준비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구태의연한 주최자가 있는 한, 그리고 기성세대가 있는 한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작년에는 센피 장로교회에서 청소년들이 몇몇 참석하여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는데, 올해는 전혀 그 가능성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국경일 기념 행사가 구태와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주최자들이 행사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어 예전의 방식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기분 나쁘겠지만 우리 민족의 역사를 알리는 이런 행사는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히려 한국학교 관계자와 행사를 준비해야 하고, 각 교회 Youth Pastor나 리더들과 상의했어야 한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한국학교는 적어도 국경일 2,3주 전부터 한국의 역사를 일깨워주며 조국독립을 위해 자기 목숨을 던진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삼일정신의 의미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행사장에 같이 나왔어야 했다.
또한 각 교회 목회자들은 한국인으로써 적어도 국경일인 삼일절 주일만은 주일예배를 드리면서 찬송가 뒤에 있는 교독문 69번인 “3.1절”을 교인들과 함께 교독하면서 조국광복을 위해 피흘리며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아름다운 신앙을 재조명해 보는것이 목회자의 의무이며 책임이 아닐까. 또한 순교자들의 어려웠던 신앙생활을 뒤돌아보면서 다시 한번 그들의 위대한 신앙에 강한 도전을 받는 말씀을 전하는 예배를 드렸으면 얼마나 하나님이 좋아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단체장들과 목회자들 그리고 부모들은 민족의 정체성을 길이 후손에 물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한민족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위대한 역사와 유산을 가지고 있다며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미국에 왔노라고 서슴없이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고 있는 대부분의 동포들이 아주 조금만 시간을 내면 할 수 있는 조국사랑을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국경일이나 동포사회 모임에 참석을 하지 않고 있다. 기자는 지난 20년간 국경일 행사에 참석하면서 조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국경일 기념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이며 바로 이들이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중앙플로리다 한인회가 주최한 삼일절 기념행사에도 전직 한인회장이 한사람도 참석치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단체장을 역임한 회장들과 목회자들은 공인으로서 개인의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당연히 참석해야 될 자리가 아닌가?.
기자의 제언을 통해 단체장들이나 목회자 그리고 한인동포들께서는 기자를 책망할 것이 아니라 가슴에 손을 올려놓고 자신에게 한번 물어 보기를 바란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으로 바쁜 삶 속에서 국경일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지만 그래도 조국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기념일로 꼭 참석하여 자손들에게 그 숭고한 정신을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지역의 한인회 즉 주최측에서는 국경일 행사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가능하다면 2세들이 참석할 수 있는 오전이나 낮 시간에 행사를 마련해야 하고, 동시 통역을 준비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역사의 기록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야 할 것이다. 역사란 무엇이란 말인가. 박물관에 박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핏줄을 통하여 우리의 후손들에게 여과없이 전해지는 것이 역사이다.
우리의 젊은 세대에게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을 전달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의무와 책임이라는 것을 자각한다면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구습에서 벗어나 국경일 행사를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는 창의성을 발휘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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