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김명열칼럼>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마귀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남이야 어찌 되든 나와 내 가족만 잘 살면 돼” 라는 착각속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매년 아주 뛰어난 밀을 재배하여 최고 영농상을 수상한 선한 농부가 있었다. 어느 한 기자가 인터뷰를 하던 중, 그가 매년 봄이면 자신의 씨앗을 이웃들에게 나눠줘서 그들의 밭에도 심을 수 있게 한 것을 알았다. 기자는 물었다. “어떻게 경쟁자인 이웃들에게 당신의 최고 밀 종자를 나눠줄수 있나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농부가 설명했다. “바람에 의해 꽃가루는 이 밭에서 저 밭으로 옮겨집니다. 만일 내 이웃들이 열등한 밀 종자를 재배한다면 전체적으로 밀의 품질은 떨어질 것입니다. 나의 밀도 포함해서요. 좋은 밀을 기르기 위해서는 내 이웃들도 좋은 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기자는 농부의 설명이 일반적인 삶의 원리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의미 있고 좋은 삶을 살려면 다른 사람의 삶을 풍부하게 해야 한다. 한 사람의 삶의 질은 그 사람이 만나는 사람들의 삶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행복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 각자의 안녕과 행복은 전체의 안녕과 행복에 구속되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 생활속에서 흔히들 접하는 속담중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주지 않고 오히려 질투하고 시기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한 덧붙여 비유를 하여 세속의 세태적 사람들의 말을 빌어 표현하자면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동정하기는 쉽지만, 나보다 잘된 사람을 박수쳐주기는 싫다” 는 말도 있다.

가끔씩 인터넷에서 보면 이런 속담이 한국에서만 있는 줄 알았고,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기적인 민족이 아닐까? 라는 비논리적 자국 혐오를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실제로는 세계 어느 곳이나 사람 사는 곳의 사람들 마음도 다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어에도 존재하는 대표적인 용어가 “크램멘탈리티” 이다. 애당초 카톨릭에서 규정한 7대 죄악중 하나가 질투인 것만 봐도 서양에서는 생각보다 더 오래전부터 질투심을 경계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심리학계 에서도 심리학적으로 타인의 행복에 불만을 느끼고, 반대로 타인의 불행에 행복을 느끼는 정서가 있다는 연구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일본어의 속담중에도 이런 심리를 느끼는 “메시우마:라는 표현이 있다. ”남의 불행을 보고“ 밥맛이 좋다, 즉 꼴 보기 좋다라는 뉘앙스를 지닌 표현이다. 과거나 현재 또는 닥쳐올 미래에 우리는 정신적 긴장감과 압박감으로 인해 갑자기 복통이 생겨나거나 소변이 자주 마려워 고생한 경험이 있을 줄로 안다. 어려운 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복통이 생겨나 시험을 망친경험, 직장내에서 과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복통이 생겨나고, 자질구레한 여러가지 고지서, 물값, 렌트비, 전기값, 은행부채 등을 갚을 때가 되면 공연히 골치가 아프고 복통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대체로 신경성 복통(기능성 복통)일 가능성이 크다. 복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이 가운데 정신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복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과민성대장증후군도 주변 환경에서 오는 긴장,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을 칠정상(七情傷) 이라고 했다.

칠정은 희(喜), 노(怒), 우(優), 사(思), 비(非), 공(恐), 경(驚)의 7가지 감정으로, 이러한 7정에 의해 여러가지 정신적 육체적 질환이 발생하고 있음을 기록해 놓고 있다.

사촌이 땅을 사게 됨으로써 시기, 질투 등의 감정이 유발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칠정상이 생기면 오장육부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고 여러가지 증상이 생기는데 특히 간에 영향을 많이 미치게 된다. 한의학적으로 간은 우리 몸의 근육을 주관하며 쓸개와 더불어 지방 등의 소화기능에 관여해 막힌 것을 풀어주는 소설 작용을 한다. 간의 기능이 원할하지 않으면 근육의 경련이나 떨림 증상이 우리 몸속 장 외벽을 구성하는 경활근에 발생하면 경련성 복통, 복부팽만감, 변비, 설사, 더부룩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즉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아프다는 속담을 한의학적으로 해석하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간을 상하게 하고 근육과 소설기능(풀어주는 기능)을 주관하는 간에 문제가 생겨 복통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남이 잘되면 왜 그렇게 시기 질투를 하는 걸까? 겉으로 축하해 주는 척 하면서 뒤로는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게 인간의 속성인가 보다. 아마 다른 사람이, 그것도 남이 아닌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잘될수록 상대적으로 더 큰 박탈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온게 아닌가 생각한다.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참지 못한다’는 더 심한 우리나라 속담도 있다. 다른 사람이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속담이라고 생각한다.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리고 아름다운 새소리가 울려 퍼지는 평화로운 산 숲속에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사이좋게 살고있었다. 햇빛을 듬뿍 받은 큰 나무는 갈수록 늠름해졌고 그 곁에 선 작은 나무도 큰 나무를 바라보며 무럭무럭 자랐다. 매일매일 즐거운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다. 어느날 작은나무는 문득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키가 자라지 않는 건 저 큰 나무 때문이야 빛을 가려버리니까 내가 빨리 자라지 않는 거지, 저 나무만 없다면 나도 저렇게 클수 있을텐데…….’ 작은 나무는 갑자기 큰 나무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때 마침 나무꾼이 숲속을 지나갔다. 작은 나무는 나무꾼에게 큰 나무를 베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나무꾼은 가던 길을 멈추고 큰 나무의 밑둥을 자르기 시작했다. ‘이제 나도 큰 나무처럼 될 수 있을꺼야’ 거대한 소리와 함께 큰 나무가 쓰러지자 작은 나무는 기쁨에 겨워 소리쳤다. 며칠이 지났다. 한 낮의 폭염이 숲에 뜨겁게 내리 쬐었다. 작은 나무는 금방이라도 온 몸을 태워버릴 듯한 뜨거운 햇빛이 너무나 무서웠다. 또 어느 때인 가는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 작은 나무를 괴롭혔다. 온 몸이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비바람 속에서 작은 나무는 큰 나무를 생각하며 울었다.

‘내가 잘못했어, 그동안 큰 나무가 햇빛을 가려주고 비바람도 막아주어서 내가 살 수 있었던 거야’ 작은 나무는 뒤늦게 후회했다. 그러다가 거센 폭풍우에 뿌리가 뽑혀 그만 죽고 말았다.

항상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서만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삶에 만족하기 어렵고,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들을 동경 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서 늘 자신의 삶은 부족하고 비참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특히 자신보다 못하거나 특별히 더 나은게 없는 지인이나 친구, 이웃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큰 실망감으로 인해 삶이 불만과 시기, 질투로 가득하게 된다. 일본의 모 대학 실험실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질투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남의 불행에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남의 행복은 나의 불행,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느끼면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의 인생 전체를 놓고 본다면 결국 스스로 행복하거나 성공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는 것을 알수 있다.

독일어에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단어가 있다. 남의 불행을 보고 기쁨을 느낀다는 뜻이다. 내 주위의 인물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시샘을 느껴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이 시샘이 정당한 의혹, 분발로 승화될 때 삶의 질이 발전되는 것이다. 영국 속담에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는 말이 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더 나은 사람을 대접하고 그들에게 뭔가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문학 작가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408/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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