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 3개주 여행<3> 국립공원 엘로우스톤 및 주변 3개주

김명열 3개주 여행<3> 국립공원 엘로우스톤 및 주변 3개주

“몬태나, 아이다호, 와이오밍” 여행 기행문

아이다호 주 내의 여러 관광지

지난번 주에도 설명드렸 듯이 이곳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은 아이다호주의 북쪽 끝 지역이다.

참고로 우선 아이다호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드리고 다음 순서를 이어가겠다.

아이다호주는 미국 북서부에 있는 산악주로 최대 도시는 주도(州都)인 Boise이며 아이다 폴스포커텔로, 트윈 폴스와 냄퍼 등의 주요도시들이 있다. 이곳의 역사는 1805년 영국의 탐험대가 답사한 것이 처음으로 지형 관계상 백인들이 늦게 들어온 곳이다. 1846년에 미국령이 되었고 1860년 북부의 Price에서 금광이 개발되어 골드러시를 맞이한 이후로 목축, 농업, 임업 등의 개발이 진척되었고, 1880년대의 철도 개통이 발전의 계기가 되었으며 1890년에는 미국의 43번째 주가 되었다.

아이다호주는 젬 스테이트(Gem State)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는 세상에 알려진 거의 모든 보석종류가 이 주에서 발견된 것에서 유래되었으며 그중 스타 가넷(석류석=Star Garnets)은 유일하게 히말라야 산맥과 아이다호주에서만 발견되었다. 주의 주요산업은 농업 및 목축업으로 특히 감자하면 아이다호를 떠 올릴 만큼 감자가 많이 생산되며 밀과 사탕무우도 주요 농작물중의 하나이다. 소나무 등 침엽수의 벌채도 각지에서 이루어지며, 납, 은, 금, 인광석, 아연, 구리의 생산도 풍부하다. 가로막힌 산맥이 교통 발달에 장애가 되고있으며 단 하나의 간선도로가 남북을 잇고 있다.

아이다호 주는 야외활동 커뮤니티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센트럴 아이다호는 스키 리조트의 홈으로 Sun Valley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 최초의 체어리프트=Chairlift가 설치된 스키 리조트다. 스키 리조트들은 아이다호주의 모든 도심지역 인근에 있으며 급류 레프팅, 카약 또한 중요한 오락거리 중 하나이다.

로키 산맥의 주맥과 지맥이 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평지는 적고 전 지역에 걸쳐 삼림지대, 강, 호수, 폭포, 협곡이 있는데, 특히 중북부의 산악지대에는 주의 국유림 가운데 5분의2가 집중되어 있다.

또한 Snake Valley 지역은 호수, 용암층, 메사, 협곡, 황무지가 이어진 복합지역으로 달분화구 국립기념지의 황폐한 분화구들과 원추형 화산들이 있어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밖에 Snake River일대의 장대한 Hell’s Canynon과 각지역에 인디언 보호지구가 있다.

이제는 우리 가족이 계획된 일정에 따라 여행 관광에 나설 차례이다.

다음날 아침, 오늘은 노동절 연휴가 낀 일요일 아침이다. 아마도 오늘과 내일(9월6일=Labor Day)은 이곳의 어느곳이든지 관광지나 유명, 명소는 타지에서 이곳으로 모여든 관광객 및 여행객들로 사람들이 엄청나게 붐빌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든 곳에 가면 사람들에 밀려서 줄을 서다보면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이고, 파킹랏 역시 차를 주차하기가 참으로 힘들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힘들게 찾아온 이곳에서 제대로 볼것을 못 보고 지체하다보면 계획된 순서대로 구경을 하기란 힘들 것 같다.

특히나 오늘과 내일은 연휴를 기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엘로우스톤이 있는 국립공원쪽으로 많이 몰려들 것 같아서 우리는 그곳을 피해 우선 먼저 Grand Teton National Park을 먼저 가 보기로 계획을 세웠다. 같은 국립공원이면서도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이곳은 엘로스톤 보다는 사람들이 덜 붐빌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일 역시 이곳에서 멀지않은 해리만 주립공원과 아름다운 무지개를 일구며 폭포를 이룬 메사 폭포(Mesa Fall’s)를 보러 가기로 계획을 짰다.

우리가 머무는 숙소에서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은 약 160마일 정도의 거리가 된다. 왕복 320마일에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보면 족히 400마일이 넘는 여정이다. 우리는 스낵이나 과일, 음료수 등을 챙겨 차안에 싣고 집을 떠났다. 숙소를 떠난지 약 5~6분 정도의 거리에는 땅속 깊은 곳 바윗돌 사이에서 천연적으로 솟아오르는 오염되지 않은 천연수(Spring Water)가 있었다. 아이다호 20번 하이웨이 도로변에 있는 이 약수터 샘물은 이곳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유명, 천연 약수이다. 그곳에 가보니 약수터 앞에는 넓다란 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주차장 산 아래는 계곡이 져 있고, 그 아래는 땅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청결한 지하수가 철철 넘쳐나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수도꼭지로 천연약수를 병이나 용기에 편하고 쉽게 담을 수 있도록 수도시설이 놓여있었다. 준비해간 컵으로 물을 한컵 담아 마셔보니 이가 시릴 정도로 차겁고 시원하다. 물맛 역시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으며 청정함이 입안 가득히 스며져 온다.

이러한 천연적인 자연수, 오염되지 않은 청정수를 마셔본지가 꽤나 오래된 것 같다. 약간은 단 맛도 나며 상쾌함이 머리끝에 이른다. 준비해간 물통이 없어서 기존에 사온 물, 페트병의 물을 쏟아버리고 새로이 신선한 천연약수를 옮겨 담았다. 물을 다 담고나서 오늘의 목적지인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쪽으로 차를 몰았다.

20번 하이웨이를 따라 달리면서 보니, 차도 위에는 전국 각 지역에서 이곳으로 관광차 여행을 온 방문객들의 차들이 도로 가득히 줄을 이어 달려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플로리다는 평소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이곳 역시 플로리다 못지않게 RV나 캠핑카들이 꼬리를 물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얼마를 운전하며 달려가다 보니 그랜드 테톤의 관문격인 숲속의 휴양지 도시 잭슨 홀(Jackson Hole)이 나온다. 우뚝 우뚝 솟아 병풍처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로키산맥의 협곡에, 뱀처럼 길게 늘어진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가다 보면, 길목에 자동차들이 길게 늘어선 작은 마을이 느닷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깊고 아름다운 자연속에 정신을 팔며 운전을 하다 불현듯 트래픽 잼을 경험하니 어리둥절 할 수 밖에 …… 그런데 이 작은 도시는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다. 바로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한 잭슨 홀이다.

잭슨 홀은 최고급 스키장과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 숙박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산 속의 휴양지이다. 미 서부의 전통적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다운타운을 산책하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시내 중심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공원입구 4곳에는 엘크의 뿔로 만든 아치가 인상적이다.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에 들어가기 전 우리 가족일행은 이곳에서 미리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다. 시내로 들어와 조금을 가다 보니 바른편 도로변 옆 점포에 Korean Marcket이라는 간판이 눈에 크로즈 업 되어서 시야에 들어온다. 주변에는 많은 식당이나 점포들이 줄지어 도로변에 포진해 있는데, 유독 코리안 이라는 글씨가 더욱 확대되어 시야를 가린다. 너무나 반갑다. 이러한 외진 곳 산골에 한국마켓이 있다니…… 우리는 반가운 나머지 급히 핸들을 돌려 마켓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마치 자석에 쇠붙이가 이끌려 가듯이 우리는 무엇에 빠려들 듯이 차를 파킹하고 점포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점포안은 한국식품의 마켓이라기보다는 외국인들의 잡동사니 물품들, 칩이라던가 과자 부스러기, 그것도 오래된 것 같은, 별로 호감이 가지 않을 물품들이 엉성하게 진열대에 놓여있었으며 한국식품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기껏해야 ‘조리 뽕뽕’, 칩종류, 오래된 과자봉지들이 어지럽게 진열대에 놓여있다. 한국인이나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라면류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런 걸 놓고 장사를 하나? 하면서 카운터(계산대)앞에서 주인을 불렀다. “핼로우, 여보세요”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가며 주인을 불렀으나 여~엉 기척도 없다. 다시 한번 소리 높여 불러봤다. 그러고 한참 후에 저쪽 천으로 만든 가림막(커텐?) 뒤의 주방에서 웬 젊은 20대 청년이 불쑥 나온다. “한국사람이세요?” 우선 먼저 한국말로 물었다. 표정이 무표정이다. 자세히 보니 한국형 얼굴이 약간 보이는 혼혈의 외국인 얼굴모양의 젊은이이다. 영어로 말을 건네니 그제사 무뚝뚝하게 답변을 한다. 친절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다. 머리속에서 불쾌한 기분이 솟아난다. 기분을 진정시키며 주문을 했다. 메뉴판에 써있는 종류도 많지않다. 대충 읽어보니 볶음밥, 불고기, 김밥, 만두, 등등 간단한 메뉴들이다. 우리는 불고기와 김밥 볶음밥을 시켰다. 이때 뒤에서 누군가 한국말로 “별로 시킬게 없네, 메뉴가 단순해” 하는 소리가 들린다. 뒤 돌아보니 한국 여행객이다. 이 사람들도 지나다가 한국마켓 간판을 보고 들어왔단다. 점포 안에는 식탁이 없고 투고로 밖의 야외 테이블에서만 먹게 되어 있다. 밖으로 나오니 그곳 테이블에도 한국인 4명(가족)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음식맛이 어때요?” 하고 물으니 중년부인인 듯한 주부가 지그시 쳐다보며 웃고만 있다. 그 웃음의 뜻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 하며 바로 옆의 테이블에 앉자 그녀의 남편께서 하는 말 “더럽게 맛이 없어요” 상을 찌프리며 한마디 내어뱉는다.

우리는 기왕 사온 점심식사인지라 포장지를 풀어서 먹기 시작했다. 아침먹은 것이 아직도 배가 꺼지지 않아 나는 김밥을 시켰는데 김밥의 량은 한웅큼 정도인데 값은 6달러이다. 불고기는 15달러, 볶음밥은 12달러,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맛이 중요한데 먹어보니 맛이라고는 30점을 준다면 잘 주는 것이다. 김밥도 무슨 쌈밥처럼 김 두어장에 안에 이름 모를 야채종류와 당근, 양파 등을 섞어 넣은 혼합 김밥이다. 세상에 이런 김밥은 처음 본다. 불고기나 볶음밥을 주문한 집사람과 딸에게 물으니 이와 동문이다.

어쨋거나 점심은 그렇게 해결했으나, 다음에 이곳에 또다시 온다면 두 번 다시 들르고 싶지 않은 곳이다.

마켓을 나온 우리 가족은 Grand Teton National Park을 향해 핸들을 돌렸다. 가는 도중에 보니 근처에는 잭슨 홀 공항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 그랜드 테톤 공원이나 엘로우스톤을 보기위해 이곳에 오려면 이곳 공항이 제일 가까운 곳 공항인데, 이곳에 오는 항공편은 요금도 무척 비싸지만, 대도시 일부(예 시카고, 엘에이, 뉴욕등)에 국한되어 있다고 한다.

요세미티, 엘로스톤, 그랜드캐년, 스모키마운틴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국립공원과는 달리 그랜드 테톤이라는 이름은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의 웅장한 모습과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그 아름다움은 영원히 머리속에 각인될 것이다.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 관광 이야기는 다음 호에 이어가며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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