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칼럼>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김명열칼럼>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미국 계몽주의 사상가 벤자민 프랭클린의 유명한 글귀에 “Join, or Die=뭉치지 않으면 죽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미국 최고의 과학자이고 외교관, 저술가이자 계몽주의 사상가인 벤자민 프랭클린(1706년 1월17일~1790년 4월17일)이 만든 유명한 정치 카툰중 하나다. 그가 1776년 7월4일 독립선언문에 매사츄세츠 주의 첫 주지사로서 독립선언문에 최초로 서명한 존 핸콕(John Hancock)에게 뭉치지 않으면 죽는다, Join, or Die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1754년 5월 조지 워싱턴이 이끄는 식민지군이 프랑스 군에 패배하자, 프랭클린은 식민지의 분열이 패배의 원인이라며 ‘뭉치지 않으면 죽는다’라는 유명한 구호를 펜실바니아 가제트에 게재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말은 프렌치 인디언 전쟁당시에 식민지의 단결을 호소하며 신문에 수록한 프랭클린의 유명한 글귀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는 이 말은 우리나라가 해방이후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분열되고 있을 때 1945년 10월에 귀국하면서, 그리고 초대대통령시절 이승만 대통령이 국민의 단결을 호소하기 위해 정치적 구호로, 그리고 6.25전쟁때 1950년 10월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국군 평양입성 환영대회에 참석하여 5만여명의 평양 주민들에게 연설하면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연설을 하였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해방 공간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자주 주장해서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무척 귀에 익은 구호다. 이 말은 이승만대통령이 창안한 것은 아니며, 동서양의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선각자들이 흔히 얘기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옛날 고구려 대막리지를 지낸 연개소문이 죽기 전에 아들들에게 화살 하나를 꺾도록 하자 모두 쉽게 꺾었는데, 화살을 세개 묶으라고 해서 그것을 꺾으라고 했더니 아무도 꺾지 못하자 그처럼 너희 형제들이 힘을 뭉치면 누구도 꺾지 못할 것이라는 절전지훈(折箭之訓)을 유언으로 남겼으나, 형제끼리 자리 다툼을 하는 바람에 고구려가 멸망하게 되었다.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혼자서는 잘 하지만 여럿이 모이면 의견통일이 잘 안되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너무 가깝게 지내서 빚어진 일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및 전염 방지를 위해 철저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세계화로 인한 지나친 인적, 물적 교류가 코로나 사태를 확산시킨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분포를 국가 단위에서 지역 단위로 쪼개보면 공통된 패턴이 발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는 북부에, 독일은 남서부에 집중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밀집해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북부에는 피아트가, 독일 남서부에는 보쉬, 다임러, 포르쉐 등이 위치해 있다. 우한은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곳이다.

현대의 전염병 확산 경로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어느 자연과학자의 말에 의하면 인간의 생태계 파괴가 코로나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도시를 개발하고 인프라 건설, 벌목과 화전 작업을 광범위하게 벌이면서 동물들의 서식지를 침범하게 되고 동물들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인간과 가까운 곳으로 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물안에 있는 병원체가 인간에게 옮겨지면서 무시무시한 전염병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그는 머지않아 코로나19가 물러갈 것이고 치료제와 백신도 나올 것이지만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지금과 같은 생태계 파괴 행위가 지속될 경우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울러 그는 이같은 사태를 막기위해서는 삶의 모든 우선순위와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장, 발전, 효율, 속도’에 중독된 상태에서 깨어나 유한하고 아름다운 이 행성에서 뭇 생명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며 그런 근본적인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그 때가 정말 인류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사회의 금언이 있다. ‘뭉쳐야 산다’ 가족, 민족, 국가……. 집단이기에 뭉쳐야 하고, 뭉쳐야 집단이 된다. 세계화 또한 별들의 전쟁이라도 치룰 것처럼 뭉쳐야 산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가족, 민족, 국가 그리고 그 경계를 넘어선 세계가 하나, 이 논리를 뒤집어 보면 거대 집단을 위해 상대적으로 그보다 작은 것들의 희생을 강요한다. 그래서 개인, 부족, 지역, 민족이 짓 뭉개지고 무시되고 억압된다. 작은 것들의 희생은 상하 종속, 획일화, 균일화, 규모화로 집단을 키워나가며 커질수록 독점과 지배를 낳는다. 농경사회로부터 시작한 문명은 거대한 자연의 힘에 왜소한 인간이 집단을 이루면서 자연에 순응하면서도 자연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성장한다. 끊임없이 거대화 되는 인간사회 구조는 과학기술을 발달시켜 자연을 인간의 하위로 놓으며 자연의 거대한 역습을 받기 시작한다. 자연 에너지를 기반으로 세워진 인간문명은 수억년의 자원을 100년 동안 집중되고 과다한 사용으로 자원이 고갈되어 생명위기에 놓인 거대한 공룡의 신세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는 자연의 정화력에 의해 재편성되도록 강제된다. 자연인으로서 우리가 돌아갈 곳은 자연의 수탈을 최소로 하며, 내 손으로 만드는 의식주를 실현하는 생활양식, 즉 자연 순환적인 농사회이다.

개인이 스스로 자각이 없으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개인의 행복은 그 누구도 가져다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삶의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사유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사유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생활양식은 변하지 않는다. 지속적이지도 않는다. 그것은 고단한 생활습관화를 필요로 한다. 의식이 변하고 몸이 변해야 한다. 몸이 체계화되면 그 삶의 행복함을 느끼게 될것이다. 몸이 익숙해짐 까지 가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사람들이 밀집한 곳에서는 강요된 삶만이 있을 뿐이다. 생명의 에너지인 신선한 공기, 숨쉴 틈이 없다. 전염병, 전쟁, 원자력 폭발, 현대 물질문명의 모든 것, 그리고 자동차, 정보통신, 전자파 등의 문명사회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흩어져라. 자연에 간구하면서 살아가라. 살려면 흩어져라. 코로나19 전염병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독신생활도 감수해라.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가급적 가지마라.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살수 있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사람들의 지혜이고 건강비법이며 나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최상의 방법이자 선택인 것이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우스개 말처럼 나온, 그러나 코로나19로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는 요즘시대에 걸 맞는 시기적절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작년가을 교회에서 그리 멀지 않는 카운티 공원으로 교인들 모두가 야외 예배 겸 야유회를 갔었다. 오전중에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나서, 점심식사 후에는 모두가 오락시간을 가졌다. 마침 피구놀이 시간이 되었다. 둥그런 원 안에 한팀이 들어가 갇혀 있고, 다른 한 팀은 원 밖에서 볼(커다란 공)로 원 안의 사람들에게 공을 던져 맞추는 게임이었다. 공을 맞은 사람은 선에서 밖으로 나가게 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원 밖에서 던지는 공을 피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이때 누군가 원 안의 사람들에게 외치는 말,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삽니다’ 우르르 이리 저리 공을 피해 몰려다니는 사람들을 향하여 자기편 사람들을 위해 누군가 열심히 소리를 치고 있었다.

며칠 전, 미네소타 한인회장을 오랫동안 역임하며 지역사회 일꾼으로 열심히 봉사한 절친 허원회 전 한인회장으로부터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을 잘못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다시한번 찬찬히 보내온 문자 내용을 살펴보는데, 몇 발자국 옮기지 않아 “아차! 맞다. 이 시기에 딱 알맞는 말인거 같다“라는 생각이 미치자 왠지 이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왕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다보니 길거리가 한산하다. 도로에는 차랑도 많이 줄어들었고, 모임과 행사는 모두 취소되었다. 기업들도 일거리가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울상이고, 그로인해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은 집에서 쉬며 한숨만 늘어난다. 이러다보니 가족이나 이웃, 지인들 간에 나누는 말 수도 줄어들었고, 격리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부근에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해지기도 한다. 오랜만에 Re Open한 식당에 가봤더니 식사 풍경도 비슷하다. 식탁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자리를 잡거나, 등을 맞대고 떨어져 먹는다. 그리고 어떤 식당은 아예 사람들의 접촉을 피하여 To Go만 접수받아 안에서 음식을 만들어서 밖으로 갖다가 자동차로 배달해준다.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하더라도 대화가 없어지거나 줄어들었으며, 반찬을 먹을 때 숟가락 젓가락을 부딪치던 모습도 사라졌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바라보는 시선들이 예사롭지 않다. 당분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의료진들은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지금은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는 생각으로, 단체 행동은 서로가 조금씩 자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비록 사람들 간에 사회적 거리감이 조금 늘어날 수 있겠지만, 이 어려움을 모두가 무사히 극복하고 다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가 돌아올 그 날을 기약하자.

<칼럼니스트 / 탬파거주> myongyul@gmail.com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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